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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속초는 휴가지로, 또는 관광지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도시였다. 그러다 우연히 만나게 된 속초의 아파트. 시골인 듯 해변인 듯 아닌 듯 그렇게 영랑호 옆의 그 집은 우리에게로 왔다. 한적한 아파트 앞 바다처럼 펼쳐진 영랑호. 그리고 그 영랑호를 품고 있는 설악의 웅대한 자태. 
 
한적한 아파트 앞 바다처럼 펼쳐진 영랑호
▲ 영랑호  한적한 아파트 앞 바다처럼 펼쳐진 영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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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랑호를 품고 있는설악의모습
▲ 영랑호와 설악 영랑호를 품고 있는설악의모습
ⓒ 곽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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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동 해변에서 자연산 미역을 따고 있는 모습이 일상같은 노부부. 우리는 그만 여기서 살고 싶다고 탄성을 질렀다.

미역따는 부부
▲ 장사동 해변 미역따는 부부
ⓒ 곽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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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60이 넘어, 내가 태어난 이 땅, 이 땅만이라도 제대로 누리고 알고 싶은 마음에, 살아 보고 싶은 곳으로 돌아 다니면서 살고 싶은 생각을 평소에 가졌기에, 우리는 첫 번째 살 곳으로 바로 여기, 속초를 정했다.

그렇게 속초에서 살아보기를 결정, 제2의 고향으로 20여 년을 살아온 용인을 떠나 이제 며칠 후면 속초로 떠난다. 이곳에서 얼마나 살지, 다음 살 곳은 어디가 될지,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은 없지만 다시 사춘기로 돌아간듯, 설레고 벅찬 마음이 가슴을 콩닥거리게 한다. 

이제 속초로 떠날 날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딸도 두고, 아는 사람 한 사람도 없는 낯선 곳으로, 달랑 우리 부부 둘만 간다는 것이 점점 실감이 난다. 속초로의 이사를 결정했을 때, 그 셀렘과 떨림, 이런 기분 언제 느껴봤었던가 기억이 까마득하다. 

그 느낌이 무조건 좋았는데, 지금은 마음 저편 불안과 약간의 두려움이 인다. 하지만, "살다 못 살겠으면 돌아오면 되지 뭐,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며 서로를 위안한다.

속초로 떠날 날을 기다리는 우리 부부, 벚꽃이 만개하여, 눈이 부신 이 봄을 조금은 애틋하게 맞이 한다. 언제나 걸었던, 이 수변산책길, 개울물이 흐르고 꽃과 나무가 멋짐을 더하는 공원. 천변에 무리를 이루고 살고 있는 오리가족까지, 모두가 그리운 풍경이 될 거 같다. ​속초 살아보기, 그 첫 발을 이렇게 디뎌본다.

태그:#속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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