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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아시안계 후보인 앤드루 양의 돌풍을 보도하는 <폴리티코> 갈무리. "앤드루 양의 초능력(superpower)"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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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도시 뉴욕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급증하면서 아시아계 후보가 유력한 시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11월 열리는 뉴욕시장 선거를 앞두고, 최근 대만계 미국인 후보인 앤드루 양이 여론조사 선두로 올라서자 현지 언론도 그를 주목하고 나섰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4일(현지시간) '앤드루 양, 아시아계 슈퍼 파워'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에서 "증오범죄로 겁에 질린 아시아계가 앤드루 양을 새로운 뉴욕시장 후보로 바라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빌 더블라지오 현 시장이 3선 제한 규정에 막혀 더 이상 출마할 수 없게 된 이번 뉴욕시장에서, 애초 양은 '다크호스'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중국에서 발병했다는 것을 트집 잡아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늘어나자, 뉴욕에서도 사상 첫 아시아계 시장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기본소득' 공약 내세워 주목 

지난달 4∼6일 에머슨대학교가 뉴욕시 유권자 6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양은 32% 지지를 얻으며 1위에 올랐다. 19%로 2위를 차지한 에릭 애덤스 브루클린 자치구 의장을 13%포인트나 앞선 것이다.

<뉴욕타임스>도 "폭력과 편견에 맞서 싸우고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들이 위기에 처한 자신들의 공동체를 이끌 지도자를 찾고 있다"라며 "양이 뉴욕시장 선거에서 가장 주목받는(in the spotlight) 후보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최근 사태를 계기로 깨어나고 있으며,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라며 "양이 이들에게 공감대와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시험대에 올랐다"라고 전했다. 

대만계 이민자 2세인 양은, 뉴욕 출생으로 브라운대 경제학과와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비영리 교육법인과 벤처기업을 운영하다 정계에 입문했다.

양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도 출마해 18세 이상 모든 미국인에게 매월 1000달러(약 112만 원)의 기본소득과 무상 의료를 약속했고, 그러면서도 부유층의 세금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양의 패거리'(Yang Gang)로 불리는 열성 지지층을 만들며 초반 돌풍을 일으켰으나,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실패하며 중도 사퇴했다.

아시아계 유권자들, 미국의 새로운 정치 세력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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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드루 양의 뉴욕시장 선거 돌풍을 보도하는 <뉴욕타임스> 갈무리. "아시안계 혐오자들이 앤드루 양의 자리를 공격하고 있다, 그가 이걸 어떻게 사용할까"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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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 이번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도 기본소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 경제가 매일을 살아가는 이 나라 국민을 위해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제가) 정계에 뛰어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아시아계 증오범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지난달 아시아계 6명 목숨을 앗아간 총격 사건이 벌어진 애틀랜타를 방문해 "나도 아시아인으로서 끊임없는 조롱과 경멸을 당하며 성장했다"라고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종차별은 나쁘지만, 인종차별을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것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시아계가 미국이 처한 위기를 해결하는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양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그만큼 견제도 심해졌다. 여론조사에서 양을 뒤쫓고 있는 애덤스 의장은 "평생 뉴욕시민을 위해 일해본 적이 없다"라고 깎아내렸다.

더블라지오 현 시장의 고문이자 또 다른 후보인 마야 와일리도 "뉴욕이라는 거대한 도시는, 다른 사람의 돈을 갖고 놀면서 실패할 수도 있는 벤처기업이 아니다"라며 "뉴욕시장은 시민의 생사를 좌우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뉴욕포스트>는 "경쟁 후보들 비판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이) 양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양이 아직 뉴욕 시민들에게 친숙한 후보는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위기에서 유권자들이 변화를 원할 때 기존 후보들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라고 전했다.

만약 양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아시아계 최초의 뉴욕시장이 되며, 유색인종으로는 1989년 흑인으로 처음 뉴욕시장에 당선된 데이비드 딘킨스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