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한민국 정의용(왼쪽 세번째부터)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미국 안토니 블링컨(왼쪽 두번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함께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 리셉션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의용(왼쪽 세번째부터)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미국 안토니 블링컨(왼쪽 두번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함께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 리셉션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최근 미국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방한해 한미 외교-국방 2+2 장관회의(아래 2+2회의)를 했다. 2+2회의는 오바마 행정부 이후 5년 만에 열린 것이다. 방한 전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이 한국의 쿼드 가입을 압박할 거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한미 양국의 공동성명엔 쿼드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5년 만에 열린 2+2회의에 대한 해설을 듣기 위해 지난 23일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을 전화로 연결해 2+2회의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향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의견을 들어 보았다. 다음은 왕 정책 위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한미 2+2 회의, 상당한 성과 거뒀다"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
ⓒ 이영광

관련사진보기

 
- 지난주 미국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방한해 2+2회의를 했잖아요. 5년만인데 총평을 부탁드려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른 한미관계 재설정이라든가 또 북핵 문제 대응 문제에 대해서 한미 양국이 협의해야 되는데 그런 차원에서 상당히 성과를 거둔 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럼 성과는 뭐라고 보세요?

"세 개 정도로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미국 입장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중시하는 것이 중국 견제, 동맹 복원작업 등인데 이런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행사였어요. 그런 행사로서 한국과 일본을 순방하는 일정을 기획하는 것이라 의미가 있죠.

특히 미국의 경우는 한국과 일본을 순방한 직후에 미중 고위급 회담을 열었어요. 미중 고위급 회담에 앞서 중국에 대해 기선 제압하는 의미가 있었다는 점이 미국 입장에서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요. 또 한국의 경우도 미국이 동맹 복원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 프로젝트에 협조하는 선두그룹에 포함됐다는 데에 의미가 있어요.

두 번째로 한국은 북핵 문제 해결과 북미관계 개선을 바라는 상황인데 지금 미국이 대북 정책 재검토를 하고 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 입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성과가 있죠.

세 번째로 한국과 미국이 서로 원하는 분야와 항목이 다른데도 원만하게 회담 일정이 진행됐어요. 이것은 역사적인 맥락을 살펴보면 한국의 외교적인 위상,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이 강대국 반열에 올라갔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가 있어요.

과거 한미 관계에서 미국은 보호국가, 한국은 피보호국가 역할을 한 거죠. 그런 상황에서는 서로가 견해차가 없다고 하는 주장을 반복할 수밖에 없어요. 사실 한국과 미국은 국가 특성이 매우 다른 나라인데 어떻게 모든 분야에서 의견이 일치할 수가 있겠어요. 과거에는 의견이 일치할 수 없는데 견해 차이가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기 때문에 사실 공개석상에서 기자회견을 한 것도 의미가 없었어요. 근데 지금은 의견이 다른 것에 대해서도 표현을 하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은 이제는 서로 대등한 관계로 올라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아시아 방문 일정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클 것 같아요.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긴급하고 중대한 과제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도력이 약화된 부분을 해결하는 거예요.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지도력이 빠지면서 빈 공간이 생겼고, 그 공백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고 보는 거죠.

미국이 지도력을 복원해야 된다는 게 미국 외교의 중심 목표예요. 그러다 보니까 당연히 중국과 마찰이 생기는 것이고 이미 트럼프 행정부 말기 중국과 충돌이 있었잖아요. 그런 상황 속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정책을 승계했죠.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생각해낸 것이 동맹 협력체제를 부활시키고, 국제기구 중심으로 하는 다자주의를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국제 사회에 동맹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줄 필요가 있는데 그런 이미지를 주는 첫 번째 행사로서 한국과 일본을 순방한 거죠."

-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 전 미국이 우리에게 쿼드 참여를 압박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어요. 이유는 뭘까요?

"미국은 한국에 쿼드 참여를 제안할 수는 있겠지만, 참여를 압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만약에 그렇게 한다면 이것은 한국에게 미국과 중국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는 말이죠. 그런 상황이 생기면 한미 관계가 극도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이 한국을 압박했는데 한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대신 한미관계만 악화된다면 손실이죠. 압박을 수용할 거라는 전망이 있어야 되는데, 미국이 압박해도 한국은 쿼드에 들어갈 수 없어요. 그러니까 압박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볼 때 모든 경우의 수가 손실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불가능하죠."

- 미국이 쿼드 참여를 제안하는 것도 불가능한가요?

"미국 처지에서 보면 쿼드 자체가 조직력이 연약한 상태입니다. 쿼드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국가 협의체잖아요. 이 쿼드라는 것이 중국을 견제하고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라면 인도는 매우 불편하다는 입장이에요. 

또 하나 문제가 있는데, 일본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무대가 바로 쿼드예요. 일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곳에 들어가는 것이 한국 입장에서는 불편하죠. 미국이 이런 것들을 알기 때문에 이 문제점이 해소돼야만 한국에게 들어오라고 할 거예요."

- 이번에 공동성명에는 북핵 언급이 없어요. 그런데 두 번의 기자회견, 공개석상에서는 북한 인권을 강조했는데 어떤 의미일까요?

"이건 외교 형식의 차이가 좀 있는데요. 공동성명에 주체는 두 나라 모두예요. 근데 기자회견은 말하는 사람의 입장을 표현하는 거예요. 그러니깐 미국 국무장관이 발언하는 것은 미국의 입장이지 한미 공동의 입장은 아니에요. 그래서 공동성명은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동의하는 사안만 들어가는데, 북핵 문제에 대해선 이번에 한국과 미국이 입장 차이가 있었던 거예요. 

예전에는 의견이 다르면 큰일 나는 줄 알았잖아요. 지금은 의견이 다르면 다른 대로 세련된 외교 기술로 표현하는 거죠.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다면 공동성명에서는 빼는 거예요. 대신 기자회견에서 미국 입장을 국무장관이 얘기하는 거지요. 이것은 한국과 미국의 외교 관계가 한 단계 발전했다는 걸 보여줘요. 매우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 2+2회의 전후로 김여정 부부장과 최선희 제1부상 담화가 나왔습니다. 3년 전 봄날 오기 힘들 것이고, 시작부터 잠 설칠 일거리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거라고 했어요.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은 이것을 한국의 능력을 보여달라는 의미로 해석하던데, 위원님은요?

"큰 틀에서는 동의합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그 문장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메시지였다고 생각합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서울 방문을 앞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미국이 진행하고 있는 대북정책 재검토를 북한의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심리적 압박으로 봅니다."

- 그럼 미국에 직접 이야기하면 되지 왜 한국에 이야기하는 걸까요?

"김여정 부부장 담화가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비판 성명이에요. 그 부분에 대해서 담화의 한 90% 정도는 남쪽에 대해서 비판을 한 거고요. 마지막에 이참에 미국에도 한마디 해보겠다고 해서 한 거죠. 물론 미국에 직접 말하기가 불편했던 거 같기도 합니다."

"한국, 외교적으로 움직일 공간 충분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관련사진보기

 
- 지금 한국이 움직일 공간이 있다고 보세요?

"많죠.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게 큰 외교 과제인데 이를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동맹 복원입니다. 복원시키는 동맹국에 한국, 일본, 호주,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의 나라들이 제일 앞에 있는 거죠. 그럼 미국은 한국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미국도 한국에 친절하게 대할 필요가 있죠.

그리고 현재 대북정책 재검토를 하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과 반드시 협의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 절차라고 미국이 여러 번 강조하고 있어요. 한국이 전략적으로 좋은 방안을 제시한다면 수용하겠다는 의사 표현이에요. 외교 공간이 넓게 펼쳐진 상황이죠. 그래서 한국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있죠."

-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두고 전략적 인내로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 반면 아닐 거라는 전망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전략적 인내는 오바마 행정부 대북정책으로 알려져 있잖아요. 근데 오바마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스스로가 전략적 인내를 하고 있다고 말한 적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 인내로 돌아간다는 것은 논리상 어폐가 있고요.

또 하나 전략적 인내는 실패한 정책입니다. 전략적 인내는 북한 핵 문제를 방치를 한 거죠. 북한 핵 문제가 결과적으로 악화했어요. 미국 입장에서 이익이 난 게 없어요. 실패한 것이 확실한데 전략적 인내로 돌아간다는 것은 바보짓일 텐데 지금 바이든 행정부는 바보가 아닙니다.

또 하나는 실질적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에 해당하는 방치는 오바마 행정부가 원한 건 아니에요. 그 당시 같이 일했던 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요청해 오바마 정부가 협조한 상황이에요. 오바마 정부 입장에서는 그게 우리 정책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거죠. 그쪽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고 그쪽으로 돌아갈 거라는 징후도 별로 없어요."

- 바이든 행정부가 2월 북한과 물밑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이 반응을 안 보였다고 하잖아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바이든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의 연장선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전략적 인내라고 해서 마치 미국이 오바마 행정부 8년 동안 북한에 대해 제재와 압박만 했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 당시 외교 기록을 찬찬히 되짚어보면 사실이 아닙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끊임없이 북한과 대화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북한 핵 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 풀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이 바이든 행정부에도 그대로 이어져서 북한에 제안을 한 게 아닌가 이렇게 분석해 볼 수 있고요.

북한은 여기서 응답하지 않았다고 하지요. 근데 북한은 지금도 계속 얘기하지만,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전향적인 입장을 한다면 대화하겠다'라고 반응하고 있죠. 미국은 '그래 알았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할 테니까 대화하자'라고 말하는 게 좀 어려워요.

그래서 첫 번째 접촉이 성사가 안 되고 있습니다. 2주가 걸릴지 3주가 걸릴지 모르겠지만 아마 이번에 대북정책 재검토가 끝나고,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도 다 마무리가 되면 저는 북한도 적대시 정책을 철회 할 거라는 기대 하에, 또 미국도 그럴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화를 제안할 수 있고 그러면 북한도 호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바이든 대통령이 햇볕정책을 지지했던 걸로 알려졌는데 그게 대북정책에 영향을 출까요?

"영향을 줄 거라고는 생각은 하는데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게 김대중 대통령 때 얘기고요. 그 사이에 북한 핵 문제가 질적으로 양적으로 많이 바뀌었어요.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저는 비중 있는 변수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다소 도움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 확인했다. 이번 신형전술유도탄은 탄두 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이며, 2기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자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2021.3.2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공식확인... "탄두중량 2.5t으로 개량" 북한이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 확인했다. 이번 신형전술유도탄은 탄두 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이며, 2기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자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2021.3.2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 북한이 순항미사일 쏘고 25일엔 탄도미사일(추정)을 쐈어요. 탄도미사일이면 유엔 결의안 위반인데, 그럼에도 미사일을 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첫 기자회견에 맞췄다는 해석도 있어요.

"미국이나 한국을 겨냥한 불만 표출, 또는 심리적 압박 공세 차원에서 순항미사일도 발사하고, 탄도미사일도 발사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의 대북정책 재검토가 진행되는 과정에 있는 만큼 북한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기 위한 외교적·군사적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순항미사일에 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공세의 수위를 점차 올린다는 차원이죠. 탄도미사일을 쐈지만, 미국이 구체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중장거리 미사일이 아니라 미국이 사실상 묵인해온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저강도 무력시위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아니라, 북한 자체의 미사일 개발 시간표에 따라서 진행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다가 지금 시점에서 발사했다는 점을 중시한다면, 자체 성능 개량 차원도 있지만, 미국에 대한 메시지 발신도 겸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 게재합니다.


태그:#왕선택, #2+2회의 , #쿼드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