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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이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폐놀유출사고 30년을 맞아 대구 물 문제 해결에 정부가 전면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폐놀유출사고 30년을 맞아 대구 물 문제 해결에 정부가 전면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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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폐놀유출사고 30년을 맞은 가운데,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 식수원 문제를 지역 간 갈등으로 보지 말고 정부가 나서 적극 해결해 줄 것을 촉구했다.

권 시장은 16일 대구시청에서 '정부와 시·도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30년 전 페놀유출사고 이후 안전한 수돗물 공급과 낙동강 주변하천의 수질개선에 시의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해왔다"면서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취수원의 확보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채 2018년 과불화화합물 사태와 같은 수질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시장은 "물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만 하는 숙원"이라며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중앙정부에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리실 주관으로 시작된 통합물관리 방안 협의와 그 결과로 도출된 2020년 용역 결과로 대구시민의 기대가 컸지만 여전히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구 취수원 문제를 지역 간 갈등이라며 수수방관하지 말고 정부가 전면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또 "대구시의 먹는 물 문제를 취수원 다변화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구미산단의 폐수가 식수원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무방류시스템 등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구미시에도 "취수원 공동이용, 대승적 결단 내려달라"

구미시와 시민들에게도 "지난 30년간 이어온 먹는 물 문제는 누구만의 잘못과 책임이 아니라 양 지역 간의 상생의지와 문제해결을 위한 공감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취수원 공동이용에 대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권 시장은 앞서 대구시가 구미시에 제안한 내용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이해를 당부했다. 대구시는 물 문제 해결을 위한 3대 원칙으로 상호이해와 배려, 과학적 검증, 합당한 보상 등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연구진이 검증한 결과, 대구에 하루 필요한 수량인 57만 톤 중 30만 톤을 구미 해평 취수장에서 함께 이용해도 구미의 생활·공업·농업용수 사용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낙동강 수질도 현재보다 악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권 시장은 "구미시민의 우려를 감안해 극심한 가뭄 등으로 구미가 사용할 물이 부족할 때는 한 방울의 물도 취수하지 않는 등 낙동강 수량 변화에 따라 취수량을 조절하는 가변식 운영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또 대구시가 해평 취수장을 이용할 경우 연간 100억 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조성해 해평 등 상수원보호구역 주민들에게 지원하고 구미 경제 활성화를 위한 국책사업 추진과 대구·구미 간 생활공동체 형성을 위한 협력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도 했다.

권 시장은 대구에서도 후손들과 낙동강 하류지역 주민들이 똑같은 고통을 겪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성서산단 등 대구에서 배출하는 공장폐수를 처리하는 고도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낙동강 하류지역 주민들이 수질문제로 고통받지 않도록 하고, 주거지역 내 우·오수 분류화 사업과 노후 하수관로 정비사업을 지속 추진해 도심 내 오염원이 하천에 방류되는 것도 차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권 시장은 "페놀유출사고 30년이 되는 올해 대구의 물 문제가 반드시 해결될 수 있도록 정부와 대구경북 시·도민 모두의 지혜와 마음을 모아 달라"며 "시민들에게 안전한 물을 공급하고 모두가 쾌적한 물 환경을 누리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1991년 3월 14일 오후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D전자에서 유출된 30톤의 페놀 원액이 낙동강을 통해 대구 취수원으로 흘러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페놀유출사고로 낙동강을 취수원으로 사용하는 대구시민들은 설사를 하거나 입에 통증과 화상을 입는 등 큰 고통을 겪었고 부산 및 마산을 비롯한 영남 전 지역이 공포에 시달렸다.

당시 이 사고는 1950년대 이후 발생한 대한민국 환경 10대 사건 중 1위로 선정됐을 정도로 큰 충격을 줬고, 영남 지역을 넘어 전국을 식수 공포로 떨게 한 사상 최악의 환경오염 사건으로 기록됐다.

태그:#권영진, #낙동강 페놀사고, #대구 식수원, #해평 취수장,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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