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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7월 8일 평양체육관에서 이날 열린 김일성 주석 사망 25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김여정 당 제1부부장(가운데)이 리수용 부위원장(왼쪽), 최휘 부위원장(오른쪽)과 함께 주석단에 앉아있다.
 지난 2019년 7월 8일 평양체육관에서 이날 열린 김일성 주석 사망 25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 김여정 당 제1부부장(가운데)이 리수용 부위원장(왼쪽), 최휘 부위원장(오른쪽)과 함께 주석단에 앉아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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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6일 오전 9시 30분]

북한이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진행에 반발하며 '앞으로 남한과의 협력과 교류는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16일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에 실린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문에서 "남조선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면서 "이번의 엄중한 도전으로 임기말기에 들어선 남조선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담화문을 공개한 것은 훈련이 시작된 지 8일 만이다. 김 부부장 명의의 담화는 앞으로 북한 당국이 문재인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응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월 열린 당 대회에서 근본문제 해결 모색, 적대행위 중지, 남북합의 성실 이행 등을 조건으로 남북관계에 '3년 전 봄날'이 다시 올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여정 "동족 겨냥한 군사연습을 반대했지 규모·형식에 대해 논한 적은 없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우리는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3년 전 봄날과 같은 평화와 번영의 새 출발점에로 돌아갈수도 있다는 입장을 천명했다"며 "이것이 해마다 3월과 8월이면 되살아나는 남쪽 동네의 히스테리적인 전쟁연습광기를 염두에 둔 것이며 북남(남북)관계의 마지막 기회로 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경고였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상전(미국)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이번 훈련은 연례적·방어적이고 대규모로 축소됐다는 우리 군 당국의 설명에 대해서도 "참으로 유치하고 철면피하며 어리석은 수작이 아닐 수 없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하였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하여 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라고 반박했다.

"금강산국제관광국 등 관련기구 폐지 검토"

그러면서 김여정 부부장은 "형식이 이렇게 저렇게 변이되든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상대와 마주앉아 그 무엇을 왈가왈부할 것이 없다는 것이 우리가 다시금 확증하게 된 결론이다. 전쟁연습과 대화, 적대와 협력은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면서 "대남 대화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며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 군사분야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또 김 부부장은 "행동에는 언제나 결과가 따르는 법"이라며 "명백한 것은 이번의 엄중한 도전으로 임기 말기에 들어선 남조선 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라고 위협했다.

전문가 반응... "김정은이 실제 단행할지는 미지수"

이날 담화가 북한 주민들이 매일 접하는 <로동신문>을 통해 공개되었다는 점에서 북한이 김 부부장이 언급한 대남조치들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6월 김 부부장 담화문 발언이 나온지 사흘 만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과 유사하다"며 "당시에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개성공업지구의 완전철거, 남북군사합의 파기 세 가지를 거론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번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역시 실제 행동을 예고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로 공식적으로 던진 만큼 단순히 말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가 한미 외교·국방장관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남측에 '본질 문제'에 대한 성의를 보이라고 압박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2(한미 외교·국방장관회담)를 앞둔 시점에 내보냄으로써 한미 양국이 어떤 대북정책을 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라며 "말미에 미국에 대해서도 경고함으로써 한미 모두를 겨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실제 행동으로 옮기느냐의 문제인데 조평통, 금강산 국제관광국 폐지 문제가 이미 김정은 총비서에게 전달돼 있고 그가 곧 결정하게 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라면서도 "김 총비서가 이를 실제로 단행할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6월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은 북한군이 예고했던 군사행동계획을 마지막에 김 총비서가 철회한 전례가 있는 것으로 보아 실제 행동으로 옮기기 보다는 본질문제 재확인하는 한 차원 높은 경고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문재인 정부 남은 임기 내 남북관계 복원은 기대하지 말라는 메시지"라며 "김여정이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지만 이는 남북관계 관리차원으로 볼 수 있으며 방점은 남북관계 단절경고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임 교수는 또 "김여정 담화는 남북관계의 전면적 단절 또는 파국을 경고하면서 우리 정부와 미국에 대한 압박, 즉 자신들이 8차 당대회 등에서 새 북미관계 수립의 열쇠로 거론했던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 철회'를 간접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진단했다. 

태그:#김여정, #한미연합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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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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