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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시대전환 조정훈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중구 MBN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토론에서 웃으며 주먹을 맞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시대전환 조정훈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중구 MBN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토론에서 웃으며 주먹을 맞대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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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 대표선수 자리를 놓고 4일 처음이자 마지막 TV토론을 벌였다. 두 사람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지만, 상대방을 향한 질문은 날카로웠다.

[조정훈] '민주당 정부의 실패' 지적... "그런 말할 자격 있나"

조정훈 후보는 현재 여론조사나 인지도 면에서 박영선 후보에게 크게 뒤진다. 그는 지난 2일 민주당과 시대전환이 단일화 계획을 발표한 후 기자회견에서 "많은 분들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저는 (다윗이 이기는) 그 결말을 좋아한다"며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서도 매우 공격적이었다. 조정훈 후보는 "지금 부동산 정책은 매우 혼돈된 메시지가 나간다"며 "저하고 아내도 싸운다. '사지 마라, 집값 떨어진다' '웃기지 마라, 그래서 얼마나 손해냐'"라고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정책실패를 꼬집었다. 그는 "정부는 부동산으로 돈을 못 벌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저와 박영선 후보 세대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냐"라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 후배들이 '우리는 왜 안 되냐'고 항의한다. (부동산을) 시장으로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대전환 조정훈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중구 MBN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토론에 나서고 있다.
 시대전환 조정훈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중구 MBN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토론에 나서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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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20세가 되는 서울시민에게 무이자로 5000만 원을 빌려주겠다는 박영선 후보의 '청년출발자산' 공약을 두고 "회계학 개념으로 기본 부채다. 절대 공짜가 아니고, 청년들이 빚을 지고 살되 늦게 갚아도 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후보는 "제가 세계은행에서 대출(업무)만 15년 했는데"라면서 청년들에게 무조건 5000만 원을 빌려줄 경우 상환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자신의 주요 공약인 '주4일제' 홍보에도 적극적이었다. 조 후보는 "주4일제는 이미 오고 있고, 우리 사회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양질의 일자리를 나누고, 여성과 남성의 격차를 해소하고, 생태와 환경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과 5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주4일제 지원센터'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에 박영선 후보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제가 시장이 돼야 할 또 하나의 절대적 이유가 됐다"라고 받아쳤다.

[박영선] '실현 가능성' 집중공략... "탁상에서 계산하는 것과 달라"

박영선 후보 역시 수비만 하진 않았다. 그는 조정훈 후보의 '주4일제' 공약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주5일제를 도입할 때에도, 주52시간제 도입 때도 사회적 갈등이 있었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저는 서울시 산화기관부터 주4.5일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또 조 후보 지적과 달리 "(정부가 부동산 문제에선) 이미 공급정책으로 돌아섰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시그널"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공약들도 조목조목 따졌다. 박 후보는 'SH공사를 상장시켜 자본금을 조달, 기존 주택을 매입해 공급하겠다'는 조 후보의 공약도 "SH가 손해보는 장사를 하는 게 보이는데, 여기서 나타나는 괴리나 재정적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SH도 적자가 심해지면 시민의 부담으로, 세금으로 돌아오지 않겠냐"며 "조금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중구 MBN에서 열린 시대전환 조정훈 서울시장 후보와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토론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중구 MBN에서 열린 시대전환 조정훈 서울시장 후보와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토론에 나서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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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후보가 소상공인 대책으로 제시한 '서울형 기본소득(무주택자 대상으로 연 100만 원)' 문제도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약 4조 원이라는 재정 투입 계획을 듣고 "이렇게 되면, 핀란드도 기본소득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가 재정문제)"라고 짚었다. 또 "지금 서울시 예산 10분의 1을 기본소득에 쓰겠다는데, 과연 소비를 살리는 재투자 효과가 얼마나 나오는지 의문이 있다"며 "소비진작으로 돌아오는 승수효과도 탁상에서 계산하는 것과 조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오히려 소상공인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목돈'이라며 5000만 원 무이자 대출 지원 등을 약속했다.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집합금지·제한업종으로 지정돼 피해를 입은 곳에는 추가 대출을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꾸준히 강조해온 '구독경제 활성화'로 전통시장이나 중소상공인들의 온라인 진출을 보다 적극 돕겠다고도 약속했다. 

미래비전형 대 생활밀착형... 6~7일 여론조사로 판가름

사회자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할 정도로 두 사람의 공방은 뜨거웠다. 이들은 각각 "가능성의 서울을 보여드리겠다. 21분 도시 서울로 세계표준도시, 디지털 경제수도를 만들겠다(박영선)" "당신이 특별한 서울을 만들고 싶다. 저는 영웅이 아니라 여러분 같은 생활인이다(조정훈)"이라는 말로 토론을 마무리했다. 

박영선의 가능성, 조정훈의 진정성 가운데 서울시민들은 어느 쪽을 선택할까. 민주당과 시대전환은 3월 6~7일 동안 두 기관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다음, 그 평균값으로 단일후보를 정하기로 했다. 최종 결과는 3월 8일 발표 예정이다.

태그:#박영선, #조정훈, #4.7재보선, #서울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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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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