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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민주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 발의를 보도하는 CNN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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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민주당 하원 의원들이 '내란 선동' 혐의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결의안을 제출했다. 

4쪽짜리 결의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인증을 방해하기 위해 의회를 공격하도록 선동했다며 "미국의 안보와 민주주의 체제를 심각하게 위협했다"라고 적었다.

미 역사상 처음으로 2차례 탄핵소추 '불명예'

지난 6일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하기 위해 상·하원이 모인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쳐들어와 난동을 부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향한 연설에서 "우리가 대선에서 압승했다. 맹렬히 싸우지 않으면 더 이상 나라를 갖게 되지 못할 것"이라며 허위 주장으로 난동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할 것을 요청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될 경우 부통령과 내각 각료 과반이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하고 부통령이 대행하도록 했다. 만약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더라도 상·하원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민주당이 직접 탄핵을 추진하며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 결의안은 이르면 오는 13일 하원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다만 오는 20일 차기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할 바이든 당선인은 "의회가 판단할 일"이라며 탄핵 추진과 거리를 두고 있다.

미국은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하원이 과반 찬성으로 탄핵소추를 결의하고, 상원이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탄핵을 심판해야 한다. 현재 하원은 민주당이 전체 435석 중 과반인 222석을 차지하고 있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원은 전체 100석을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대 50으로 똑같이 나눠 갖고 있어 공화당에서 최소 17명의 의원이 찬성해야 한다.

만약 결의안이 통과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임기 내 2차례나 하원에서 탄핵소추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된다. 

지난 2019년 하원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의 비리를 조사하라고 압박한 것이 드러나자 권력 남용 의혹으로 탄핵안을 가결했으나,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부결시킨 바 있다.

공화당서도 "트럼프 물러나야"... '닉슨의 길' 따를까 

하지만 이번엔 의회 난동 사태의 충격이 워낙 컸기에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앞서 벤 새스 상원의원은 탄핵안이 발의된다면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게 되면 차기 대선 재출마도 막을 수 있어 대권 주자를 꿈꾸는 공화당의 잠룡들이 찬성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한 팻 투미 상원의원,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 개럿 그레이브스 하원의원 등은 탄핵을 추진할 것도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서 펜스 부통령에게 권한을 넘기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도 탄핵에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나섰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전날 AB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대통령이 의사당 공격을 선동하는 것을 지켜봤다"라며 "만약 이것이 탄핵감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것이 탄핵감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ABC방송이 발표한 여론조사(8~9일 실시, 성인 570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전에 물러나야 한다고 답했다.

조지 부시 행정부의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도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당시 집권당인 공화당도 탄핵에 찬성하자 스스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처럼 트럼프 대통령도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