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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실시간 수업 때 '방탈출 게임'용 표지
▲ "방탈출 게임" 온라인 실시간 수업 때 "방탈출 게임"용 표지
ⓒ 조성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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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을 켠다. 컴퓨터가 기지개를 하는 동안 교실 안 묵혔던 공기를 빼내려고 복도 창문, 교실 창문을 활짝 연다. '헉' 소리 나게 차가운 바람이 '쑤욱' 들어온다. '헥' 목이 움츠려든다. 후다닥 내 의자에 앉아 컴퓨터 비밀번호를 차례로 두 번 입력하고 나면 바탕화면이 '자안' 하고 보인다. 이제 온라인 실시간 수업할 준비를 한다.

"그럼 제가 호스트가 되서 방을 열게요, 그리고 학교 메신저로 초대 메시지 보내면 클릭해도 되고 ID랑 비밀번호 치고 들어오세요."
"그래요, 우리도 바로 들어갈게요."
"자, 이제 다 들어오셨죠? 채팅창에 자기 이름 써 보세요. 네, 잘 하셨습니다. 자기이름 바꾸기에서 이름도 바꿔보세요. 네 잘 하셨구요. 제가 화면공유 할 테니까 주석달기로 자기 이름 써 보고, 그리기로 이름 써 보세요, 네, 좋습니다."
"선생님, 잠깐만, 어디서 하라고요?"
"아, 모니터 위에 마우스 커서 가져다 놓으면 대화창이 하나 뜰 거예요, 그 대화창 오른쪽에 '주석 달기' 클릭하고 그리기랑 글쓰기 해 보세요."
"글쓰기는 어디서 해요?
"왼쪽에 보시면 'T'라고 있는데 그거 클릭해 보세요."
"네, 감사합니다."


3월달 우리 동학년 모습이다. 내가 많이 알아서 가르치는 게 아니라, 먼저 해봐서 알려줄 수 있었다. 나중에는 이제 퇴직을 얼마 안 남겨 둔 선생님이 프로그램을 더 파고 들어서 우리에게 한 수 가르쳐 주시기도 했다.

그렇게 서로 알려주고 배웠던 화상 채팅 플랫폼 Zoom을 연다. 수업에 많이 쓰는 기능 중 '채팅창'이 으뜸이다. 수업 중 인터넷 사이트 주소나 그림과 사진 파일들을 보내줄 때, 학생들이 답을 쓸 때, 질문을 할 때 가장 요긴한다.

그 다음으로 '화면 공유' 기능이다. 내가 모니터로 보고 있는 화면을 학생들에게 공유할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나 PPT교과서 파일을 공유하면서 수업할 수 있다. 동영상을 공유하고 싶을 때 공유 설정 화면에 왼쪽 아래에 있는 '컴퓨터 소리 공유'에 체크해야 내가 듣고 있는 소리를 같이 들을 수 있다. 가끔 아이들이 발표하느라 화면 공유할 때 빼먹는 경우가 있다.

'화이트보드' 기능으로 칠판에 직접 글, 그리기, 스티커 붙이기, 레이저 포인터를 사용하면 얼마든지 등교 수업 때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때 더보기에서 '주석자 이름 표시' 기능을 사용하면 어느 학생이 무엇을 하는지 이름이 떠서 수업 시간 엉뚱한 작업을 하는 학생을 바로 볼 수 있다.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지 않는 선생님에게 꿀팁이 있다. '화면공유'에서 '고급'을 클릭하고 '화면 일부'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내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크기만큼 보여줄 수 있어서  여러 자료를 동시에 화면에 띄우고 수업하는 선생님들에게 유용하다. 

마지막으로 '소회의실' 기능이다. 원하는 만큼 모둠방을 만들어서 학생들을 자동 또는 선생님이 원하는대로 학생들을 배치해서 모둠수업을 할 수 있다. 2명씩 배치하면 학생 1 대 1로 게임활동도 할 수 있다. 소회의실에서도 학생들이 화면을 공유하면서 예기할 수 있어서 다양한 수업활동에 도움이 된다. 선생님들은 마음대로 각 모둠방에 들어갔다 나올 수 있어서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다.

학생들 의견을 모을 때 '구글 잼보드'(Google Jamboard)를 이용한다. 구글 프리젠테이션과 비슷한 슬라이드를 원하는 만큼 만든다. 글쓰기, 4종류의 펜으로 그리기, 사진, 도형 삽입, 레이저 포인터 기능이 있다.

재미있는 기능 중 이미지 삽입이 있다. 5가지 옵션 중 '카메라' 기능으로 실시간으로 카메라 또는 웹캠으로 찍어 슬라이드에 삽입할 수 있다. 선생님은 다양하게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고 학생들은 현장감, 실제감이 있어 좋아한다.

제일 많이 쓰는 기능은 '스티커 메모'로 포스트잇 같다. 학생들이 의견을 적은 메모장 크기 변경이 가능하고, 회전, 복사, 보이는 순서를 정할 수 있어서 다양한 수업에 학생활동으로 쓰고 있다. 나중에 PDF파일로 다운로드가 가능해서 수업 자료로도 쓸 만하다.

마지막으로 '구글 설문지'이다. 그 날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으로 문제를 내고 학생들의 결과값을 바로 알 수 있다. 객관식, 주관식, 체크박스, 선긋기 형태로 문제를 내면 실시간으로 학생의 결과값을 수와 그래프, 엑셀 파일로 볼 수 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의 동학년은 '구글 사이트'로 수업 내용을 만들어서 E-학습터와 연계했지만 가장 큰 약점이 하나 있었다. 학생이 구글 사이트에 게재된 수업 내용을 공부했는지 확인 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구글 설문지'로 질문을 만들어 학생이 공부했는지 알아보려 했었다. '구글 설문지'에서도 텍스트, 그림 및 사진, 동영상 삽입이 가능해서 얼마든지 수업자료를 만들 수 있다.

"내가 얼마전에 네이버 '밴드'에서 보니까 다른 지역 선생님이 이걸로 '방탈출 게임'을 해서 자료를 올렸더라."
"아, 그래요? 그게 뭔데요?
"한번 봐바, 재밌지? 요즘 방탈출 게임을 온라인으로 만든거야, 너무 신기해잖아, 구글 설문지로 했더라구, 한 번 알아봐."
"네, 아이들도 되게 좋아하겠는데요, 한 번 알아볼게요."


열정적인 학년 부장님이 매의 눈으로 포착한 구글 설문지로 만든 '방탈출 게임'이었다. 활용할 기능은 '섹션 추가'이다. 이 '섹션 추가'를 클릭하면 학생이 볼 때는 '다음' 을 클릭하면서 문제를 풀게 된다. 이 때 모든 문제 또는 제일 마지막 문제를 '필수'로 정해서 그 문제를 풀어야만 '다음'을 클릭하고 넘어 갈 수 있어서 '방탈출 게임'이 될 수 있다. 문제를 풀지 못한 아이는 영원히 그 방안에 갇혀 지내야 한다. 무서운 게임이다. 학생들이 싫어하는 문제 푸는 게 아니라 게임으로 생각해서, 그 벽을 낮출 수 있는 것이 좋다.

이 게임을 만들 때 꿀팁은 텍스트와 이미지 또는 영상을 삽입해서 여러 다양한 효과를 넣는 것이다. 또한 Zoom의 '소희의실'에서 짝활동 또는 모둠별로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 다음 마지막 부분에서 교사가 쓴 글 또는 숫자들을 보물로 알아내고 Zoom의 채팅창에 입력하는 것으로 임무를 완수하는 형태로 꾸밀 수 있다. 한마디로 흥미진진한 수업을 만들 수 있다. 교사는 그 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서 탈출을 어려워하는 아이는 개별적으로 바로 도울 수 있다.

이제 일주일만 있으면 겨울방학이다. 그러나 나의 아이들은 겨울방학을 맞이하려면 우선 방탈출부터 해야 한다. 처음부터 어려운 문제는 학생들의 의욕을 꺾을 수 있다. 쉬운 문제부터 시작해서 점점 탈출이 쉽지 않게 하려고 지금부터 고민이다. 올해 내가 맡은 3학년 아이들과 게임을 많이 해야겠다.

"애들아, 선생님이랑 올해 게임 무지무지하게 많이 하자."

태그:#방탈출 게임, #ZOOM, #줌, #잼보드, #JAM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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