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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국무총리.
 왼쪽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국무총리.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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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의 시계가 부쩍 빨라지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밀리기 시작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내 반발에 부딪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정면 돌파하려 애쓰고 있다. 그간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논쟁 때마다 '선별 지급' 소신을 고수해온 이 대표는 최근 '전국민 지급'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반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당원들의 거센 반발을 일으킨 이낙연발 '사면론' 카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 부담만 된다"고 말을 아끼는 등 아킬레스건인 친문 유권자에 구애하는 모양새다. 그는 사면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언론에 "(사면론에 대해) 도망가는 게 아니라 자제하는 거다. 이번엔 제가 좀 손해를 보겠다"면서 여유로운 모습까지 연출했다.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에 가려 좀처럼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다른 주자들은 속이 탄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평소 신중한 언행과 달리 최근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검찰총장·이재명 지사를 차례로 공격했다. 특히 이재명 지사를 겨냥해 "단세포적"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선 당 내부에서조차 "정권 후반기 '원팀' 균열이 우려된다"라는 평까지 나온다.

최근 <노무현이 옳았다>라는 책을 낸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대선출마에 대해 "고민이 많다"라며 계속 여지를 남기고 있다. 당 일각에선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현실 정치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정치 재개 가능성을 눈여겨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전국민 지원금' 이낙연 vs. '안정감·여유' 이재명... 적극적으로 바뀐 정 총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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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부터 각종 언론 신년 인터뷰를 통해 사면론을 내놓은 이낙연 대표는 '당대표 이낙연'과 '대선주자 이낙연'을 구분하면서까지 사면론을 고수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 측 핵심 관계자 A는 8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어제(7일) 문 대통령도 신년 메시지로 '통합'을 말씀하시지 않았나"라며 "이 대표가 던진 사면론과 맞닿는 흐름이 형성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여기에 더해 이 대표는 <연합뉴스> 등 언론 인터뷰에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경기 진작 필요가 생기면 재난지원금의 전국민 지급도 검토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그간 수 차례 전국민 지급에 반대해왔던 그다. 민주당 중진 B의원은 "재난 지원금 논쟁 때마다 이 대표가 평소 소신이라며 밀어붙였던 '선별 지급'에서 어떻게 갑자기 '전국민 지급'으로 선회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부진하자 조급해진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20년 12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방역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20년 12월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방역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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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근 조사에서 이 대표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이재명 지사는 여권 1위 주자로서의 여유있는 면모를 피력하고 있다. 자신의 약점으로 평가받는 '안정감'을 보완하기 위해 힘쓰는 모습도 보인다.

'사면론'에 대한 신중한 입장이 대표적인 예다. 이 지사는 지난 6일 JTBC 신년 토론회에 출연한 자리에서 사면론에 대한 질문을 받고 "법률가로서는 분명히 말할 수 있겠지만, 정치인으로서는 발언에 책임을 져야 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답변을 유보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 C씨는 "이번 토론회에 앞서 의상과 화법, 단어 선택 등에서 안정적인 이미지를 어필하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라고 귀띔했다.

이 지사는 정 총리의 '단세포 발언'이 논란이 된 데 대해서도 8일 "미세한 표현상의 차이를 제외하면 정 총리님 말씀 모두가 사리에 부합하는 말씀이다" "정부를 대표해 힘겨운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대한민국호를 이끌어가시는 총리님께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라며 맞대응을 하지 않는 여유도 보였다. 

좀처럼 지지율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세균 총리는 지난 1일 SBS '이철희의 정치쇼'에서 야권 대선 주자로 급부상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저는 언론기관에 (저를 여론조사) 명단에 넣지 말아 달라고 했다"라며 "윤 총장도 직접 (빼달라고) 하셔야 한다"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7일 이재명 지사를 겨냥해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더 이상 (재정을) '더 풀자'와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정 총리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문에서도 코로나19 백신 확보 논란을 고리로 한 국민의힘의 공세에 "우리가 백신을 안 맞나? 2월에 맞을 거다" "(외국 사정은) 그 나라에 가서 물어보라"라고 하는 등 평소와 달리 공격적이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실태, 백신 수급 상황 및 접종 시기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발언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실태, 백신 수급 상황 및 접종 시기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에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발언 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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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민주당 중진 D의원은 통화에서 "코로나 상황이 엄중한데 국무총리가 지금 본인 대선 생각할 때인가"라며 "평상시 정 총리의 신사적이고 점잖은 스타일에 비춰보면 이재명 지사에 대한 '단세포' 발언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라고 꼬집었다.

D의원은 "정 총리 입장에선 윤석열·이재명 등 특정 주자와 대적하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싶겠지만, 그보다는 총리 직분에 맞게 코로나19 방역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게 유권자들 지지를 얻는 데 더 유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의도 정치권에선 정 총리의 측근들이 최근 지역을 돌아다니며 표밭 다지기에 분주하다는 말이 무성하다.

이광재는? 임종석은?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이광재 민주당 의원(강원 원주갑)은 신간 <노무현이 옳았다>를 펴내며 자신이 '원조 친노'임을 부각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5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부족한 게 많다"면서도 "현재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을 그냥 흘려보내진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잠재주자로 거론되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역시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검찰개혁·서울시장 선거 등 정치 현안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수도권 민주당 E의원은 "1년여 전 현실 정치 은퇴를 선언한 만큼, 복귀할 명분은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임 실장은 젊다. 현실 정치 얘기를 다시 시작한 이유가 있지 않겠나"라며 임 전 실장의 정치 복귀를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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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대선주자,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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