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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의 성공으로 최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대한 관심 또한 날로 높아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알다시피 하나의 아이돌 그룹, 한 명의 아티스트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BTS의 성공 뒤에는 방시혁이라는 제작자가 있고, 또 그곳에서 일하는 수많은 직원들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엔터 업계는 가장 많은 오해와 편견에 뒤덮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화려하고 멋진 일을 할 거라는 오해, 혹은 지저분하고 더러운 바닥이라는 오해, 이 양극단의 오해와 편견 속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흔치 않다. 그런 점에서 최근 윤선미 퍼스트원 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이 쓴 <빅히트 시그널>은 조금 새롭다.
 
 빅히트 시그널 도서
 빅히트 시그널 도서
ⓒ 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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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에서 시작해 FNC를 거쳐 기획사 본부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엔터 업계를 거친 윤선미 본부장은 '많은 이가 궁금해하고 쉽게 기사를 접하지만 누구도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K-엔터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엔터 업계에 관해 충실히 조망하는 한편, 업계 종사자 입장에서 그동안 자신이 경험한 바를 상세히 풀어내고 있다.

관련하여 지난 12월 24일, 윤선미 본부장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윤선미 퍼스트원 엔터테인먼트 본부장
 윤선미 퍼스트원 엔터테인먼트 본부장
ⓒ 윤선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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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윤선미라고 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한 지 올해로 14년 차가 됩니다. JYP에 입사해 일을 시작했고, 그 이후에 다날, FNC 등을 거쳤습니다. 지금은 키썸, 나윤권, 허찬미씨가 소속되어 있는 퍼스트원 엔터테인먼트에서 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차세대 아이돌을 기획 제작하는 일을 맡고 있어요."  

- 처음에 어떻게 JYP에 입사하게 되었나요? 사실 14년 전이면 엔터 산업 전반에 대해 정보도 별로 없고, 사람들의 관심도 크지 않았던 때였을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그때는 엔터 업계가 뭔지 모르는 사람도 많았고, 정보도 거의 없던 시절이었어요. 저 역시 기획사가 어떤 곳인지, 뭘 하는 곳인지 정확히 몰랐어요. 다만 그전부터 문화 콘텐츠 마케팅 쪽에서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나름대로는 전시 기획이나 공연 쪽 일도 조금씩 하고 있었고요.

그러다 우연하게 JYP에서 기획 마케팅 분야의 직원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어요. 직무를 보니까 재미있겠다, 나랑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무슨 일을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잘 몰랐죠. (웃음) 처음엔 일단 지원이나 해보자는 정도의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덜컥 합격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엔터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이 벌써 14년이 흘렀네요."   

- JYP에서 기획 마케팅 분야의 일을 했다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나요?
"하는 일은 정말 다양했습니다. 국내 앨범 프로모션, 티저 영상 기획, 홈페이지와 SNS 관리, 그리고 그 당시 유튜브를 비롯한 글로벌 플랫폼이 막 들어올 때여서 관련 회사와 파트너십 계약 체결과 진행, 그리고 해외 마케팅도 담당했습니다. 원더걸스 친구들과 해외 프로모션 투어도 가고, 해외 광고 촬영 업무도 했고요. 그때 제 사수가 3명이었어요. 한 분과는 온라인 프로모션, 또 한 분과는 음반 유통, 다른 한 분과는 해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식이었어요."  

- 최근 엔터업계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빅히트 시그널>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어떻게 책을 쓰게 되었는지, 어떤 책인지 소개해주세요.
"FNC에 있을 때 엔터 업계 실무자를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1년 정도 아카데미에서 강의를 진행했어요. 강의를 듣는 분들은 주로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 엔터 업계로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 혹은 대학의 엔터 관련 학과 교수님들이었어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들 하는 말이 엔터 정보가 너무 제한적이고 폐쇄적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 책을 써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닿아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출간을 준비하면서 빅히트 상장 이슈로 인해서 산업적으로도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래서 경험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산업적인 측면도 함께 풀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빅히트 시그널은>은 그동안 일했던 저의 경험 + 산업적인 조망을 함께 담은 책입니다. 현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가 산업과 업무를 함께 다룬 책은 제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엔터 쪽 투자에 관심이 있거나, 신입직원, 아니면 이쪽 업계에 관심 있는 분들이 보시면 전반적인 프로세스나 얼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빅히트 시그널 내지
 빅히트 시그널 내지
ⓒ 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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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통해 A&R, 팬 마케터, 비주얼 디렉터 등등 엔터 업계의 다양한 직군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이 엔터 업계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직군과 기획사의 성격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엔터 업계에서 일하려면 꼭 필요한 것은 뭘까요?
"일단 콘텐츠에 대한 애정이 있는 친구였으면 좋겠습니다. 자기가 만드는 콘텐츠에 대한 애정 없이 일로만 대하면 힘들어질 수 있거든요. 아무래도 앨범이나 굿즈 같은 것들을 많이 소비해본 경험이 있으면 일할 때 도움이 많이 됩니다. 또 회사 입장에서 보면 직원이 재미있고 즐겁게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 일할 사람을 채용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거든요.

그런데 엔터 업계는 특성상 어떤 환상 같은 것을 가지고 들어오는 친구들이 많아요. 연예인과 친해질 수 있을 거라는 환상, 혹은 화려하고 멋있는 일을 할 거라는 환상 같은 것들이요.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입사한 친구들은 대부분 오래 못 다닙니다. 때로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어떻게 이럴 수 있어!'라면서 실망하기도 하고요.

스타들도 사실은 일적으로 마주치는 사람이고, 엔터 업계도 엄밀히 말하면 그냥 회사에요. 다만 저희가 제작하고 만드는 무형의 것들이 일반의 회사와는 좀 다를 뿐인 거죠. 이 일이 뭔가 특별할 것이라는 생각은 접고, 산업에 대한 진지한 접근으로 임하면 좋겠습니다.
 
 윤선미 본부장이 참여한 앨범들
 윤선미 본부장이 참여한 앨범들
ⓒ 윤선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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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봉이나 승진 체계는 어떻게 되나요?
"사실 이건 기획사마다 정말 천차만별이라서 딱 잘라 말하기가 힘듭니다. 대략 얼마다 이런 게 없는 만큼 지원하려는 회사에 대해서 잘 알아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승진 체계는 굉장히 유연한 편입니다. 이 지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공무원 같은 경우는 연차가 얼마 정도 쌓이면 직급이 어떻게 되고, 그러면 또 연봉이 얼마나 되고 뭐 이런 게 대략 정해져 있잖아요.

그런데 엔터 업계는 연차가 오래되지 않아도 그 안에서 성과를 내고, 업무를 잘하면 승진이 빨리 되는 편이고, 능력과 포트폴리오에 따라 연봉의 오름 폭도 큰 편입니다. 물론 대형 기획사에서는 직급을 막 올리기는 힘들지만 대신 인센티브 형식으로 보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이걸 거꾸로 생각하면 능력이 없으면 오래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승진도 못하고, 연봉도 크게 오르지 않을 수도 있죠. 이를 감안하면 좋겠습니다."

-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와 힘들었을 때를 꼽아주세요.
"JYP에 있을 때 해외 프로모션을 맡게 되면서 출장을 많이 갔어요. 거의 2달에 한 번씩 해외에 나갔던 것 같은데요, 한번 가면 길게는 열흘 넘게 있기도 했어요. 그리고 해외 프로모션은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진행하며 되게 재미있던 점이 반응을 빨리 볼 수 있었다는 것이었어요.

그러니까 활동을 하면 할수록 점점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는 게 확연히 느껴져요. 처음엔 엄청 규모가 작은 백화점 같은 곳에서 공연했는데, 갈 때마다 공연장이 점점 커지고, 넓어져요. 그럴 때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도움이 되는구나' 싶어서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또 아이돌들과 계속 같이 일하다 보니 나중에는 팬들도 저를 알아봐요. 인사도 받고, 고맙다는 이야기도 해주는데, 그럴 때 뒤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알아봐주는구나 싶어서 뭉클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캐스팅으로 발굴한 친구가 인기를 얻으면서 성공하는 모습을 볼 때도 뿌듯하고요.

반면 같이 일하는 아이돌이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릴 때 제일 힘들어요. 물론 실제로 크게 잘못을 했다면 저희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큰 잘못이나 실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심하게 공격받는 일이 많아요. 대부분 어린 친구들이라서 논란이 생기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어하고, 가족들도 괴로워해요. 그런 모습들을 가까이서 보는 게 정말 힘들어요."

- 사실 연예인 갑질이나 성적인 스캔들 같은 것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도 사실인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상품이 아닌 사람 대 사람과의 일이고, 사람에 의해서 돌아가는 업계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아티스트든, 함께 일하는 사람이든 그 속내를 전부 알 수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엄밀히 말하면 서로 각자의 일을 하는 거잖아요?

저희가 아티스트 개인의 사적인 영역에 일일이 개입할 수는 없는 경우도 있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사적인 문제가 공적인 영역에 너무 많은 영향을 미치니까 안타까운 면이 많습니다. 때로는 저 또한 인간적으로 실망할 때도 있고요.

하지만 이런 문제는 당연히 기획사에서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사람들이 해도 지탄을 받을 만한 일을 대중에게 영향력이 큰 연예인이 하는 건 더 큰 잘못이죠. 그래서 트레이닝 단계에서부터 연예인의 영향력이나 도덕적인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캐스팅할 때도 기준이 많이 바뀌어서 인성도 함께 고려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선 재미있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까지 되면 좋겠고요. 책에 메일 주소를 써놓았는데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같은 업계 사람으로서 힘이 되었다',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메일이 많이 와서 굉장히 뿌듯합니다. 앞으로 책 외에 개인적으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 중이니 이것도 좀 기대해주시면 좋겠고요.

덧붙여, 엔터 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면도 물론 존재하지요. 하지만 지금도 많이 노력하고 있고, 많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자체가 완벽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비인간적이거나 부정적인 것만 존재하는 곳은 또 절대 아닙니다. 지금도 뒤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엔터 업계 종사자들의 열정이나 노력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빅히트 시그널 - 글로벌 아이돌을 설계하다 케이팝 산업에 대한 모든 것

윤선미 (지은이), 블랙피쉬(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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