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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방송된 송영길 소나무당 광주서구갑 후보 연설.
 지난 4일 방송된 송영길 소나무당 광주서구갑 후보 연설.
ⓒ KBS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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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10 총선 출마자 중 검찰에 기소된 후보는 약 서른 명에 달한다. 그중에서 현재 감옥에 갇혀있는 후보는 단 한 명,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광주 서구갑)뿐이다. 

검찰은 지난 1월 4일 송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같은 당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살포하고, 개인이 설립한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후원금 명목으로 불법 정지자금·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다. 송 대표는 "검찰의 보복 수사이자 허위 주장"이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을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하며 '퇴진 운동'에 앞장섰던 송 대표는 감옥에서도 싸움을 이어갔다. 당선되면 1년 안에 윤석열 정권을 탄핵하겠다는 공약을 걸고 소나무당을 창당한 것이다. '옥중 창당'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하지만 소나무당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보석신청이 기각돼 총선을 옥중에서 치르게 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소나무당의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송 대표를 대신해 아내인 남영신 여사와 딸 송현주, 아들 송주환씨가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일 밤, 소나무당 송영길 후보를 대신해 현주·주환씨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아버지의 옥중단식, 염려되지만 최후의 선거운동일 것" 
 
주환, 현주씨
 주환, 현주씨
ⓒ 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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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 대표는 보석이 기각되고, 현재 옥중 단식에 돌입했다. 이 단식은 어떤 의미인가?

"사실 아버지가 원래도 고혈압과 당뇨약을 드셨는데, 모두 끊고 단식에 들어갔다. 자식으로서 건강이 가장 염려되지만 그럼에도 단식을 결심했다는 건 아버지의 각오가 그만큼 크다는 뜻일 것이다. 이 단식은 정치인 송영길이 옥중에서 할 수 있는 최후의 참정권 실현의 방법이고, 마지막 선거 운동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 지난 4일 옥중 연설이 광주 KBS1에서 방송됐다.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너무 안타까웠다. 사실 아버지 상황을 그대로 시민들께 보여드리고 싶어 수의를 입고 촬영할 계획이었다. 선관위로부터 가능하다는 유권해석도 받았다. 그런데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구치소 측에서 완강히 반대했고 수의를 입는다면 촬영을 불허한다고까지 했다. 법무부도 허락한 영역이고 선관위도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구치소에서 반대 한다는 사실이 여러모로 석연치 않다. 아버지가 탄압받는 모습조차 숨기려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결국 수의 대신 선거운동복을 입고 옥중 촬영을 하셨다. 선거기간 내내 서구갑 시민들께 후보의 모습을 보일 수 없을까 싶어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연설 방송이나마 나가게 되어 다행이고, 재판부가 아버지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남은 선거기간 동안이라도 석방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 어쨌든 죄를 지었으니 구속이 되었고 보석이 허가되지 않은 것이 아닌가? 그런 와중에 창당을 하고, 출마를 한다는 것이 옳지 않다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선 죄를 지었다는 말에 어폐가 있다. 일단 아버지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고, 돈 봉투 사건에 대해서도 보고를 받았거나 주도했다는 어떠한 증거가 없다. 실제로 이 사안에 대해 검찰도 소명하지 못했다. 그러자 검찰은 아버지가 윤석열 대통령을 고발한 직후 별건으로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압수수색 했다. 애초에 영장 자체가 돈 봉투였는데 그걸로 먹사연을 압수수색 했으니 증거 자체가 위법이다.

그러면 먹사연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먹사연은 독립된 별개의 법인이다. 게다가 후원금이 들어온 게 청탁 때문이었다면 어떻게 소각장 인허가 관련 내용이 하나도 없을 수 있나. 애초에 부당한 수사였고, 부당한 구속이었다.

창당의 과정에 대해서도 밝히고 싶은데 사실 소나무당의 시작은 송영길의 수사와 구속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의 결사체였다. 아버지를 위해 선거 운동을 하고 싶은데 법적 토대가 없었기 때문에 어머니와 아버지께 창당을 강력히 요청했다. 결국 시민들의 자발적 요구로 인해 창당하고 출마한 셈이다."

- 광주 출마가 정당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당리당략에 의한 결정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송영길은 광주에서 초·중·고를 졸업했고,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폭력 진압을 규탄하는 시위가 고등학교 중에서는 처음으로 대동고에서 일어났는데 그 시위를 주도한 사람이 아버지셨다. 이후 김대중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할 때 지정받은 지역구가 인천 계양구였다.

20년의 세월 동안 5선 국회의원을 역임했지만, 민주당이 위기에 빠지자 당을 위해 이재명 후보에게 양보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지정한 지역구를 돌려드린 셈이고, 이제는 지역구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된 상황이 되었다. 아버지가 책에서도 밝혔지만 '송영길에게 광주는 벗어날 수 없는 삶의 굴레이자, 지금의 자신을 만든 결정적인 계기였으며, 어떤 중요한 순간마다의 기준'이기도 했다. 그런 아버지가 광주로 돌아온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 이제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들어왔다. 광주 서구갑과 목포는 꽤 이슈가 되는 지역인데 진행된 지금까지도 진행된 여론조사가 없다. 왜 그런가?

"송영길 후보가 레거시 미디어로부터 소외 받는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실제 뉴탐사 쪽에서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는데, 방송사에서는 후보의 늦은 출마를 사유로 삼았다. 그저 옹색한 변명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하지만 조인철 민주당 후보의 토론회 불참 사건이 있었고, 송영길 후보의 옥중연설이 방송을 탈 수 있었으니 지지율이 상승했을 거라고 판단한다. 그러니 우리는 여론조사에 소나무당이 잡히지 않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최선을 다해 우리가 할 수 모든 방법을 다해 선거 운동을 전개하겠다."  

- 레거시 미디어 대신 일부 뉴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소나무당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선 관심을 가져주신 네티즌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새삼스럽게 주목받는 건 국민분들의 정치 의식이 신장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더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나는 왜 송영길에게만 그렇게까지 많은 탄압이 가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다음은 그 과정에서 당파싸움이나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않고 아버지께서 순수하게 국민만을 위해 정치해온 역사가 조명받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 소나무당이나 송영길 대표의 주요한 공약이 윤석열 정권 퇴진이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 모두 정권 심판을 내세우고 있지 않나. 소나무당이 가진 차별점은 무엇인가?

"아버지께서 두 번째 옥중연설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선거 때 검찰 정권 퇴진과 탄핵을 말하는 건 모든 후보가 할 수 있다. 이걸 진짜 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판단하려면 과거를 봐야 한다. 송영길 후보는 모든 정치인을 통틀어 가장 먼저 윤석열 정권 퇴진과 검찰 투쟁을 외쳤다. 또 민주당을 탈당한 이후 혼자서 검찰청 앞에서 일인 시위를 전개했다. 이 투쟁을 통해 민주당 참여를 독려한 덕분에 헌정사상 최초로 안동완, 손준성, 이정섭 등 현직검사를 탄핵 소추할 수 있었다. 그런데 송영길 후보가 구속된 이후 검찰 투쟁의 동력이 사라지고 있는 만큼 송영길이 국회로 들어와야 검찰 투쟁을 이어갈 수 있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소나무 당의 전신은 정지검찰해체당이다. 선관위로부터 해당 이름의 사용을 허가 받지 못했기 때문에 소나무당으로 창당한 것이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 봤을 때 송영길을 중심으로 한 소나무당이야말로 윤석열 탄핵을 효과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다."

"선거운동 많이 해봤는데... 시민들이 확신을 주고 있어"
 
주환 현주씨
 주환 현주씨
ⓒ 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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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주씨, 주환씨 두 분이 계속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직접 몸으로 느끼는 광주 민심은 어떤가?

"정말 바람이 불고 있음을 체감한다. 어제와 오늘만 해도 초기에 비해 정말 우호적으로 바뀌었음이 느껴진다. 심지어 '나는 송영길 찍을 거니까 명함 줄 필요 없다, 여기는 안 와도 된다, 우리는 무조건 찍어줄 테니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곳을 더 다니라'고 하는 어른들도 꽤 많이 계셨다. 사실 우리가 그동안 선거 운동을 워낙 많이 해봤는데(웃음) 반응을 보면 딱 느껴지는 바가 있다. 그냥 우호적인 차원을 넘어 확신을 주고 계신다.

다만 이 지역이 워낙 깜깜이 선거다 보니 일부 시민들께서 사표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시는데 정말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러니 확신과 믿음을 가지고 투표해 주시면 좋겠다. 그래야 모든 바람과 염려가 의미가 생긴다."

- 광주 서구갑 지역을 위한 공약을 한 가지만 소개해 준다면?

"중국 영사관 부지 활용문제가 있다. 2014년 동천동에 위치한 1만㎡ 부지가 중국에 매매되었지만 중국에서는 영사관을 짓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도 공통적으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정당한 재산권 행사라서 통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우리는 송영길 후보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역량이 있다고 본다.

송영길 후보는 방송통신대학교에서 중문과를 졸업했고, 3억 명이 시청하는 중국 봉황TV의 타이거 토크쇼에 출연해 중국어로 남북관계 해법을 강연한 바 있다. 중국 칭화대학교 방문 교수로 재직했으며, 왕이 외교부 장관과도 네트워크가 구축되어있다. 과연 중국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후보와 송영길 후보 중에서 누가 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결론은 명확하다.

또 이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관해서도 다양한 대안이 있다. 서구에 부족한 문화시설을 만들 수도 있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입주 자리로 쓸 수도 있다. 다른 후보께서는 광주 예산을 3조에서 4조로 늘리겠다고 말씀하시던데 국가 예산을 확충한다는 건 제로섬 게임의 딜레마에 빠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재원을 창출하는 것이다.

송영길 후보는 인천시장 재직 당시 다양한 해외기업과 국내기업을 인천에 유치함으로써 16조의 외자를 벌어들였고,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든 전력이 있다. 이 노하우를 광주에 활용한다면 서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 주환씨가 과거 한 방송에 출연해 평생 송영길 이름이 적힌 군복을 입고 살아온 느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어떤 의미인가?

"군복을 입으면 소속과 이름이 밝혀진다. 그래서 늘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살피게 된다. 아버지가 계양구에서 정치를 오래 하셨다보니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모든 학생과 선생님들이 나와 아버지 관계를 알고 있었다. 행동을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께서도 정치인 자녀인 만큼 입시나 취업에 있어 특혜시비가 걸릴 가능성이 있으니 역차별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도 두 배, 세 배 더 노력해서 떳떳하게 자기 분야에서 이뤄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가끔 방송에서 아빠 찬스나 부모 찬스를 써서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어렵게 가서 힘들지 않냐고 묻는데 당장 그 순간은 쉽고 달콤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오히려 어떤 논란에서 안전할 수 있도록 오랜 시간 준비해온 느낌이다. 요즘 여야 인사할 것 없이 자식 리스크가 주목받고 있는데 우리 가족은 아빠 찬스가 아니라 오히려 아빠가 굉장히 정당하게 자식 찬스를 쓰고 있지 않나.(웃음) 여러모로 상황이 극단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덕분에 우리 가족이 조금 더 불편하게 살아왔던 세월에 대해 인정받는 것 같아, 관심 가져주신 국민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송영길의 옥중 편지 중에서
 송영길의 옥중 편지 중에서
ⓒ 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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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송영길 후보의 당선을 위해 유권자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첫째로 송영길 후보의 서구갑 출마를 알려주시면 좋겠다. 아직도 모르시는 유권자분들이 간혹 계셔서 이 점을 주지시켜주셨으면 한다. 또 지인분들께서 서구갑 유권자 분이 계시다면 투표 독려를 부탁드린다.

광주는 민주주의의 심장이고, 서구는 광주 정치 1번지다. 서구에는 김대중컨벤션센터, 5.18 기념재단, 광주시의회와 통합 청사가있다. 김대중 정신의 핵심이자, 정치와 행정의 중심인 만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한 송영길 후보가 가진 상징성과 부합하고, 정치와 행정 경험이 풍부한 송영길 후보가 자신의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사실을 알려주시면 좋겠다. 레거시 미디어에서 소외되는 만큼 지지자 한분 한분께서 활약해 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태그:#소나무당, #송영길, #광주, #광주서구갑,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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