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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이 보편화되기 전까지는 집에 자가용이 있더라도 장거리 초행길을 나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길눈이 어둡거나 남에게 묻는 것을 꺼리는 사람에겐 더더욱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차가 있고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해 주는 대로 가기만 하면 어느새 목적지에 닿게 됩니다. 요즘 내비게이션은 길만 안내해 주는 게 아닙니다. 주변에 있는 맛집, 가볼 만한 곳, 사고다발지점은 물론 감시카메라가 있는 위치까지 미터 단위로 안내하고 있어 자칫 과속과 과태료를 부과 받는 일이 발생하는 것까지도 사전에 방지해 줍니다.

요즘 내비게이션은 이에 그치지 않고 도로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안내해 줘 목적지까지 가는 길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언제쯤 도착하게 되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줍니다. 목적지까지의 여정을 좀 더 지루하지 않고 어렵지 않게 해주는 것이지요.

'문학소년'이나 '문학소녀'였다고 자칭할 만큼은 아니었더라도 청소년 시절, 멋진 시 한편 쓰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대개의 사람들에게 시인이 된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사람만이 갈 수 있는 길, 길눈 어두운 사람이 장거리 초행길을 나서는 것 이상으로 아득한 이야기였을 겁니다.

시인 이대흠이 안내하는 시인 되는 길 <시; 톡>
 
<시; 톡>?직유법으로 쓰기 ?시 쓰기를 망치는 열 가지 비법 ?시 쓰기 업데이트 버전(지은이 이대흠 / 펴낸곳 북에디션 / 2020년 11월 30일 / 값 각 10,000원)
 <시; 톡>?직유법으로 쓰기 ?시 쓰기를 망치는 열 가지 비법 ?시 쓰기 업데이트 버전(지은이 이대흠 / 펴낸곳 북에디션 / 2020년 11월 30일 / 값 각 10,000원)
ⓒ 북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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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톡>❶직유법으로 쓰기 ❷시 쓰기를 망치는 열 가지 비법 ❸시 쓰기 업데이트 버전(지은이 이대흠 / 펴낸곳 북에디션)은 시인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시인이 되는 길을 안내해 주는 시인 내비게이션입니다.

이 책의 저자 이대흠은 현장노동자로 일하며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다녔고, 10년 동안 시를 써서, 1994년 <창작과 비평>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시인이자 소설가, 문학박사입니다.

시인이 되고 소설가가 되기까지의 삶은 이 책을 쓰기 위한 오체투지, 땅바닥까지 살피며 경험해야 했던 길이었을 겁니다. 현장노동자의 삶을 시와 소설로 승화시키며 문학박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형설지공(螢雪之功)으로 그릴 수 있을 겁니다.

현장노동자 시인이 경험으로 그린 시인 이정표 

이 책은 저자가 시인이 되면서,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경험한 것을 점으로 찍으며 그려가듯 정리한 '시인의 길'입니다. 시인이 되려는 사람들이 걸어야 할 길을 안내하고 있는 이정표입니다.

시를 쓰기 위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요소나 지식들은 지름길을 가리켜 주듯 정리하고, 시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나 경계해야 할 것들 또한 요소요소에 위험표시처럼 시나브로 새겨 놨습니다.
 
시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특별한 표현 방법을 가지고, 시인들만 알아먹는 암호를 주고받으며 시인들끼리만 노는, 아주 이상한 놀이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시는 사람이 쓰는 말을 바탕으로, 보통의 사람들이 쓰는 말을, 사람들이 쓰고 있는 표현방법으로 한다.(후략)  - <시; 톡>❶직유법으로 쓰기 4쪽
 
책은 전체 3권, ❶직유법으로 쓰기, ❷시 쓰기를 망치는 열 가지 비법, ❸시 쓰기 업데이트 버전으로 되어 있습니다. ❶직유법으로 쓰기에서는 요즘 내비게이션이 몇 미터 앞에 분기점이 있고 단속카메라가 있다는 것까지 안내하듯, 시를 쓰는 데 필요한 방법(지식)들을 예문까지 들어 세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읽어 새기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로 정했던 시인, 시인이 될 수 있는 지점에 닿게 됩니다.

내비게이션이 맛집, 가볼만한 곳만 안내해 주는 게 아니라 사고다발지점은 물론 감시카메라 위치까지 안내해 줘 어떤 사고나 실패를 막아주듯 ❷시 쓰기를 망치는 열 가지 비법에서는 시인이 되는 길에서 자칫 맞닥뜨릴 수 있는 실패 요인들을 구석구석 살펴가며 사전에 알려줍니다.
 
사랑에 대한 모든 이론을 공부한 후 사랑을 하지 않듯이, 사랑을 시작하고, 사랑한 후에 사랑에 대해 더 많이 배우듯, 시 쓰기도 이와 같다. - <시; 톡> ❷시 쓰기를 망치는 열 가지 비법 168쪽
 
글 중에는 읽고 나서도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를 모르겠는 글이 없지 않습니다. 이토록 내용이 어려운 글은 글을 쓴 이가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썼거나, 소위 잘 난 체 하고 싶어 일부러 흔하게 사용하지 않는 용어들을 사용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쉽습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어려운 말이나 설명이 없습니다. 이 책이 쉽게 느껴지는 것은 이 책의 내용이야 말로 저자가 시인이 되기까지 몸소 부닥뜨리며 체험한 경험, 되새김질을 하듯 새겨낸 최소한의 지식이자 보편적 방법이기 때문일 겁니다. 

시인이 되고 싶다면, 시인까지는 아니어도 훗날 지금보다 훨씬 밝아진 눈으로 읽었을 때 '참 멋진 시'라고 자부할 수 있는 시 한수 쓰고 싶다면 감히 시인의, 시인에 의한, 시인을 위한 '시 내비게이션'이라 평하고 싶은 이 책, <시; 톡>을 권합니다. 

덧붙이는 글 | <시; 톡>❶직유법으로 쓰기 ❷시 쓰기를 망치는 열 가지 비법 ❸시 쓰기 업데이트 버전(지은이 이대흠 / 펴낸곳 북에디션 / 2020년 11월 30일 / 값 각 10,000원)


시톡 1~3 세트 - 전3권

이대흠 (지은이), 북에디션(2020)


태그:#시; 톡, #이대흠, #북에디션, #직유법, #정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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