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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 급작스레 기온이 떨어졌다. 아이는 감기에 걸렸고 구름 낀 하늘이 기분을 가라앉히는 주말, 우리는 내내 집에서 머물렀다. 점심으로 우동을 끓여 먹고 오후가 되자 출출한 기분이 들어 피자를 시켜 먹었다. 저녁엔 건강한 음식을 먹었으면 싶은데 찬거리가 마땅치 않았다. 배달 앱을 켜고 생선 구이를 검색했다. 피자에 이어 생선 구이와 대구탕까지 배달시켜 먹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배달 음식 먹는 횟수가 많아진다. 지난 여름 극심한 더위 속에 재택근무와 어린이집 휴원 등으로 온 식구가 집에 머무르는 동안 곤두선 신경을 억누르기 위해 상당 부분 배달 음식에 의존했다.

당시에는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합리화했지만 그때 버린 쓰레기가 내가 죽을 때까지도 썩지 못한 채 환경을 오염시킬 거라 생각하면 아이에게 미안해진다. 언젠가 지인이 자신은 가급적 배달 음식을 안 먹으려 한다며 조심스레 건넨 말을 계기로 배달 음식으로 인한 쓰레기와 아이의 미래를 연결지어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대유행이 다시 경고되는 시기, 어디 가서 뭘 먹기도 참 어렵고, 매 끼니 집밥을 차려 내는 데도 한계는 있다. 주말이면 나도 좀 쉬고 싶어지기 마련이고 평소에 먹지 않았던 음식이 먹고 싶어지기도 하니까. 외부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즐거움을 채우는 경험조차 제한되니 먹는 것으로라도 소소한 기쁨을 누리고 싶어진다.

다만 가능한 배달 음식의 횟수를 줄이고 일회용 수저를 받지 않거나 불필요한 반찬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쓰레기를 덜어낼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한다. 그리고 음식이 담겨온 용기들은 깨끗하게 씻어서 분리 배출하여 재활용될 수 있게 신경 쓴다.

푸짐하게 담겨온 생선 구이와 콩나물이 듬뿍 들어 시원하고 칼칼한 대구탕을 맛나게 먹고 나니 쓰레기가 한가득이었다. 다음에는 공기밥을 넣지 말고 밑반찬은 한 개만 보내달라고 해야겠다, 간장도 빼 달라고 해야겠네, 생각하며 플라스틱 용기들을 씻고 분리했다. 그나저나 이 용기들은 썩는 플라스틱일까? 일반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들이 부패하는 시간은 50~80년인 반면 '썩는 플라스틱'은 분해되는데 45일~2년이 걸린다고 한다.

코로나 19의 유행으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했다. 식당에 가는 대신 음식은 배달해서 먹고 쇼핑은 인터넷으로 주문해 택배로 받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소비는 쓰레기 배출로 이어진다. 음식이 담겨있던 일회용 용기와 물품이 담겨 있던 택배 박스, 비닐 포장재, 냉장 제품을 위한 냉매제 등 엄청난 쓰레기가 순식간에 만들어진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닐과 플라스틱 폐기물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15.2% 늘었다고 한다. 특히 7월에는 음식배달 서비스 이용이 1년 전보다 66.3% 폭등했다는 통계청의 발표가 있었다. 쓰레기 매립지는 포화 상태고 불법 폐기와 방치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코로나 19와 함께 일회용품의 '쓰레기 대란'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회적으로 쓰레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고 다양한 통로에서 포장재 및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한편 다회용기나 친환경소재 활용을 적극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우리 스스로가 무분별한 소비를 줄이고 쓰레기의 분리 배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환경을 위한 소비와 실천에 동참할 수 있어야겠다.
 
11월 26일,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캠페인에 동참하는 의미로 어린이집 아이들이 그려붙인 포스터
▲ 아이들이 그린 환경 보호 포스터 11월 26일,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캠페인에 동참하는 의미로 어린이집 아이들이 그려붙인 포스터
ⓒ 김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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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필요해서 구입한 물건조차도 언젠가는 쓰레기가 된다. 단순한 소비에 있어서도 한 번 더 고민하고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며칠 전 어린이집에서 온 가정통신문에는 '11월 26일은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이라는 안내가 적혀 있었다. 우리의 소비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자는 취지로 세계적으로 벌이는 캠페인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사지 않으면 좋겠지만 가능한 '아무것도 사지 않는 것'을 지향하며 소비의 순간 나의 행동을 되새겨보고 그 행동이 생산과 소비,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멈춰 서 고민하는 사이 소비의 욕구가 잦아들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라면 사회와 환경에 피해가 덜 가는 선택지를 골라낼 수도 있다.

재활용 분리수거 날까지 이틀이 남았는데 벌써 쓰레기통은 꽉 차버렸다. 오늘 내일은 조금 더 신경 써서 쓰레기를 줄여 보아야겠다. 그런 노력이 번거롭게 여겨지지만 우리 아이들이 숨 쉴 깨끗한 공기가 줄어들고 뛰어놀 세상이 좁아진다는 생각을 하면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은가 싶다. 우리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환경을 보살피는 마음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https://blog.naver.com/coucou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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