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본 기사는 14회 서울여성문화축제의 일환으로 연재되는 기획 기사입니다. 2020년 대한민국의 성교육의 현재와 문제점과 대안, 다양한 경험이 있는 주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N번방과 같은 사회의 성, 젠더 폭력이 계속되고 있는 중 많은 사람은 성교육을 대안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성교육이 대안이 되기 위해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성교육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성교육이 필요할지에 대해 이야기해야합니다. 

본 기사는 세 편의 연재 기사로 연재됩니다. 첫째, 여성단체 활동가로서 사회의 성과 관련된 폭력 속에서 성교육의 대안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둘째, 실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성으로서 현행되고 있는 성교육 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포괄적 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직접 아이들을 만나는 성교육활동가로서 겪었던 성교육의 실태 속 고민과 대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N번방' 기사 쏟아지다

오늘도 'N번방'에 대한 기사가 뉴스 헤드라인에 걸렸다. 'N번방' 아동 성착취물을 구매한 가해자가 집행유예를 받았다는 이야기, 이달 초부터 경찰이 'N번방'과 '박사방'의 무료회원으로 추정되는 1천여 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 등 올해 3월 대한민국을 뒤흔든 디지털 성착취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N번방 사태'는 이전 사회가 그랬던 것처럼, 그 어느 성범죄 사건처럼 성폭력에 대한 안일한 인식이 바탕이 된 가벼운 처벌 정도로 끝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N번방'에 대해서는 분노의 정도가 달랐다. 사람들은 더이상 참지 않았다. 'N번방' 가해자 전원의 신원 공개를 바란다는 국민청원은 올라온 지 몇 시간 만에 만 명을 훌쩍 넘겼다.

그뿐만이 아니다. 올 한해 모든 이슈가 코로나19로 덮었지만, 'N번방' 등 성 관련 범죄와 그에 연관된 기사는 연일 상위 검색순위를 기록했다. 'N번방'은 그동안 감춰져 있거나 주목받지 못했던 우리 사회의 성·젠더 폭력의 현재를 여과 없이 보여줬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분노를 들여다보면 'N번방'이 국민들에게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던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N번방'에 연루된 가해자의 수가 상상을 초월했다는 것이다. 텔레그램 성착취 대응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는 '해당 방의 참여자를 단순 취합 한 수가 26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26만 명이라는 수는 상상이 안 되지만, 이 이야기와 함께 인터넷에 도배됐던 이야기는 '내가 아는 사람'의 범주에 가해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조금만 과장을 보태면 웹툰 '오빠가 사라졌다'처럼 내 가족, 남편, 동료가 성범죄 가해자였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공포감을 갖게 된 것이다.

가해자의 수도 충격적이었지만, 더 충격을 줬던 것은 가해자가 '어리다'는 점이다. 텔레그램 성착취 운영자로 밝혀진 사람들은 대부분 20대 초중반이었다. 그리고 연이어 가해자 중 청소년이 상당수 있다는 기사가 발표됐다.

'N번방'에 연루된 피의자를 반드시 찾아내고 처벌해야 한다. 하지만 그들을 모두 처벌한다고 해서 정말 우리 사회에 성폭력이 사라질까? 'N번방'이 수사망에 오르자마자 그 방을 떠나 다른 방으로, 다른 수단으로 또 자취를 감췄다는 추적기사는 처벌만으로 성폭력이 사라지지 않을 것을 반증한다.

진짜 해결은 어떻게 우리 사회에 성평등한 관점의 성 관점을 세울 것인가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대안처럼 주장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성교육/인권교육이다.
  
대안처럼 제시되는 성교육, 현실로부터 돌아보다.
  
초등성평등연구회는 지난 3월 'N번방' 사태 해결 주체로서 교육부를 호명했으며, 교육부가 강력한 대처방안을 촉구해야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구체적으로 교육부가 'N번방' 문제의 해결에 주체로 나서야 하며 그 방향을 제시했다. 그중 보다 근본적 해결을 위하여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성교육 표준안의 폐지와 성교육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교육방식(성폭력은 무서운 것이고 그래서 피해를 겪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하는 것'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성폭력은 왜 발생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동시에 평등한 관계는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 상을 어렸을 때부터 배우는 교육으로 변화해야한다는 요구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성교육은 어떠하며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그리고 비뚤어진 성관점이 만들어낸 2020년 대한민국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성교육이 필요한지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와 같은 이유로 '서울여성회'에서는 2020년 현재 판매되고 있는 성교육 교재·그림책을 모니터링 했다. 대한민국의 성교육 현재를 확인하고자 하는 작업이었다. 실제로 분석을 해본 결과 예상보다도 다양한 교재가 있었고 그만큼 관점도 다양했다. 성교육 교재로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는가 하면, 폭력의 개념과 문제점을 설명하지 않은 채 '싫어요' '안 돼요'만을 주장하는 책도 있었다.

교재를 분석하면서 가장 크게 들었던 문제의식은 성에 대해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관점으로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표준적 기준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어떤 책에서는 아이들에게 자위해도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어떤 책에서는 자위는 나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둘 다 대한민국에서 '잘 팔리는' 성교육 도서지만 전혀 다른 기준을 제시하고 있었다. 기준이 없는 채 현행하는 성교육은 당연히 사회가 분열적으로 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분열은 다시 누군가에게 성차별과 성폭력을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게 만들고, 또 누군가에겐 폭력이 해결되지 않는 두려움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두려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바꾸기로 했다
 
 
폭력과 차별이 가득한 사회의 유일한 원인이 성교육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적어도 기준과 내용이 부재한 성교육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폭력·차별 사회가 유지, 강화된다면 그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써왔던 성교육을 돌아보고, 그다음 페이지를 써야 한다. 그 내용은 성을 매개로 차별과 폭력이 일어나지 않는 대한민국에 대한 상상이기도 하다.

'서울여성회'는 성교육의 다음 페이지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현재 사회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은 사람과 알리고 함께 하는 하나의 실천으로 축제를 진행한다. 21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되는 '성교육 그다음 페이지-당신이 받았던 성교육을 넘어서다'가 그것이다.

축제는 50여 명의 20대~50대 비혼, 아이가 있는 여성 등으로 구성된 모니터링단이 주축이 되어 성교육 교재·그림책을 분석한 결과를 주요 골자로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해외의 성교육의 실태와 문제점, 그리고 대안에 대해 기획전시, 네덜란드의 성교육 관련 영상상영, GV(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하려 한다.
 
14회 서울여성문화축제 공식 웹자보 서울여성회는 2020년 11월 21일(토) 14시부터 14회 서울여성문화축제 '성교육, 그 다음 페이지!'를 진행한다.
▲ 14회 서울여성문화축제 공식 웹자보 서울여성회는 2020년 11월 21일(토) 14시부터 14회 서울여성문화축제 "성교육, 그 다음 페이지!"를 진행한다.
ⓒ 서울여성회

관련사진보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서울여성회는 서울 여성들의 자기성장, 성평등한 마을 만들기, 폭력과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활동하는 생활인 여성들의 공동체입니다. 2007년 7월에 창립하여 서울여성문화축제, 서울여성아카데미, 지역아동센터 성교육 및 부모교육, 지속 가능한 생태 지킴이 활동과 식량주권운동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합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