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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석탄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다.
 탈석탄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다.
ⓒ 기후위기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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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한전)가 사업참여를 놓고 고심해 온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해 지난 5일 참여키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 사업은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으로 총 사업비 22억4000달러(약 2조5000억원)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베트남 하띤성 지역에 총 1200M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BOT(Build, Operate, and Transfer) 형태의 민관협력으로 추진된다.

한전은 중국의 중화전력공사(CLP)로부터 지분 40%를 인수해 발전소 건설 및 운영에 참여하며, 삼성물산과 두산중공업이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자로 참여하고 수출입은행과 무역공사는 대출 보증을 제공할 예정이다.

당초 이 사업은 중화전력공사와 마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 일본 미쓰비시와 일본 츄고쿠전력 등이 참여하기로 했지만 중화전력공사와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사업 참여를 철회하면서 미쓰비시 제안에 따라 한전이 중화전력공사 보유 지분 40%를 매입키로 한 것이다.

환경단체·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

문제는 이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대해 환경·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석탄발전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고 국제적으로도 지탄을 받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도 정부는 '그린뉴딜(Green New Deal)' 정책을 펴고 있는데, 공기업이 해외에서 반(反)그린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 모순되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한전이 해외 석탄발전사업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이율배반적인 사업 행태가 국제사회의 맹비난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한국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한 그린 뉴딜을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도 "해외 석탄화력사업이 좌초사업이 되고 재무부담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며 "석탄발전소를 국내에서 짓든, 해외에서 짓든 이 사업은 우리 아이들 미래를 박살내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한국이 기후악당임을 자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군다나, 이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사업은 중국의 중화전력공사와 미국의 GE가 환경문제와 사업의 수익성을 우려하면서 투자를 철회한 사업이다. 붕앙-2 사업에 참여했던 글로벌 금융기관 가운데 지난 해 12월 영국 스탠다드차타드와 싱가포르 OCBC 은행이, 올해 1월 싱가포르 DBS가 붕앙-2사업 투자를 철회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수익성 면에서 1000억원 손실이 예상된다고 했다.

한전이 이 사업에 대한 참여를 결정한 데에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있을 것이다. 기존에 추진해오던 사업이고 베트남 정부로부터 투자요청이 있기도 하고, 한전 내부검증 결과 기대 수익률이 높은 사업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수출 효과에 대한 기대와 일자리 창출 등 기대효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베트남의 붕앙-2 석탄 화력발전 사업과 같이 기후위기를 심화시키고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어긋나는 사업은, 그 추진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이러한 사업이 환경보호에 역행하며 또한 사업 추진에 따라 여러 가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석탄 화력발전 사업과 같은 화석연료(Fossil fuel) 에너지 사업은 장기적으로 인류에게 재앙을 초래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붕앙-2 사업으로 인해 30년간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억톤에 달한다. 이는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을 통해 2025년까지 줄이려는 온실가스 감축목표인 1229만톤의 15배가 넘는 양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 에너지 전환정책으로 '탈석탄' 정책을 추진한지 3년이 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전 등이 석탄발전을 위한 기투자 비용과 장비를 활용해야 한다는 논리로 석탄발전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세계적인 추세에 어긋나는 한전의 결정

세계적인 추세도 석탄화력 발전과 같은 환경악화 사업에 투자를 하지 않는 추세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같은 국제금융기구에서도 소위 '세이프가드(Safe Guard)'를 정하여 석탄화력 발전과 같은 화석연료(Fossil fuel) 에너지 사업에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다. 유럽의 기관투자가들도 우리나라의 삼성물산, 한국전력 등에게 베트남 석탄발전 사업에 참여하지 말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전은 눈앞의 경제적 대차대조표를 떠나서 이 사업으로 인한 환경적 악영향, 국제사회의 비판 등 이로 인한 여러 가지 대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만에 하나, 석탄화력 발전과 같은 화석연료(Fossil fuel) 투자로 인하여 국가적 신인도 하락, 국제사회로부터의 따돌림 내지는 제재(sanction), 이로 인한 외국인 투자 감소, 인한 해당 기업들의 주가하락 등이 뒤따른다면 그런 투자는 하지 않는 것이 맞다.

또한 해외석탄 화력발전에 대한 투자는 더 이상 한전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은 석탄화력발전사업에 공적 금융을 제공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로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 한전이 인도네시아 자바 9, 10호기에 이어 베트남 붕앙-2 사업까지 추진한다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라도 한전 등 베트남 석탄화력발전 사업 관계자들은 동 사업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도 이제는 향후 모든 석탄화력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중단을 선언한다든지 하는 일정한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고 이에 관련 (공)기업들이 따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뉴스인제주에도 같은 제목으로 기고할 예정입니다.


태그:#한전 , #베트남 , #석탄화력발전,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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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철도청 및 국가철도공단, UNESCAP 등에서 약 34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틈틈히 시간 나는대로 제 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온 고창남이라 힙니다. 2022년 12월 정년퇴직후 시간이 남게 되니까 좀더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좀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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