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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자단체연합회(아래 환연)는 10월 6일, 종각역 인근 '누구나(NUGUNA)'에서 창립 10주년을 맞아 10월 6일을 '환자의 날'로 제정·선포하고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환연은 2010년 2월 4일 창립한 이래 우리나라 의료현장에 환자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의료법 등 관련 법안 개정을 위한 활동, 환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환자샤우팅카페 개최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온 단체다.

이날 기념행사는 김형기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환자의 날 제정·선포, 환자 권리 선언문 낭독, 유공자 표창, '환자의 목소리 - 아파도 걱정 없는 세상'의 순서가 이어졌다. 안기종 환연 대표는 인사말에서 "2016년 10월 6일 출범 당시 슬로건이 '리슨 투 페이션트(Listen to patient)'였다. 당시 정부와 국회에서 환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지 않았고 환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는 뜻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올해 앞으로의 10년을 설계하면서 5가지 목표를 세웠는데 그 시작이 환자의 날을 만드는 것이다. 환자의 날을 제정해 환자의 목소리를 공급자 단체에 전해 환자 중심의 의료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0월 6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제1회 환자의 날을 제정ㆍ선포하고 환자의 권익, 안전, 복지 증진을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유공자 표창을 하였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0월 6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제1회 환자의 날을 제정ㆍ선포하고 환자의 권익, 안전, 복지 증진을 위해 헌신한 이들에게 유공자 표창을 하였다.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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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연 창립 이후부터 입법 활동, 정책 활동, 방송보도, 언론보도를 통해 환자의 권익·안전·복지 증진을 위해 헌신한 국회의원, 보건의료인, 방송기자, 언론기자 각각 1명과 다른 환자들에게 완치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고 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개선하는 공익활동을 전개한 환자 3명을 선정해 유공자 표창도 이루어졌다. 수상자는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전 국회의원,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 남재현 MBC 기자, 이영수 <국민일보> 기자와 이운영 한국백혈병환우회 회원, 김종수 한국건선협회 회원, 전상진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회원이다.

이날 표창을 받은 남재현 MBC 기자는 의료기관 내 환자의 안전과 인권보호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조성함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남재현 기자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대표발의한 수술실 CCTV 설치·운영 관련 의료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한 국회의원 5명이 의료계의 요구로 법안을 철회해 하루 만에 법안이 폐기된 사건을 최초 보도하였고, 국회 보건복지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수술실 CCTV 설치·운영 관련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도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성범죄 의료인의 면허취소를 반대하는 의료계의 행태를 고발하는 보도와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과 성범죄 의료인 면허 규제 관련 법안들에 대한 연속 심층 보도를 해 여론을 환기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남재현 기자는 이날 유공자 표창 시상식에서 "취재하는 사람으로 통상 하는 일을 했는데 상을 주시니 받아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가장 힘들고 많은 일들을 하시는 분들은 환우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듣고, 조금 더 봤을 뿐이다. 주신 상을 무겁게 받아들여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유공자 표창에서 남재현 MBC 기자는 의료기관 내 환자의 안전과 인권보호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조성하는 데 공로를 세워 방송보도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이날 유공자 표창에서 남재현 MBC 기자는 의료기관 내 환자의 안전과 인권보호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조성하는 데 공로를 세워 방송보도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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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의사결정 단계에 참여해야"

기념행사 2부에서는 '환자의 목소리 - 아파도 걱정 없는 세상'이 개최되었다. '환자의 목소리'는 의료현장에서 생생한 환자의 목소리를 전하고 전문가들과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해보자는 취지에서 이루어졌다. 이날 행사에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 황원재씨, 원발성 폐동맥고혈압 환자 성민수씨. 중증건선 환자 오명석씨가 자신의 이야기와 요구사항을 담은 '환자의 목소리'를 발표했다.

원발성 폐동맥고혈압 환자인 성민수씨는 발표를 통해 "폐동맥고혈압은 환자 수가 매우 적은 질환이기는 하지만 3가지 발생 기전이 알려져 있어 치료효과를 보이는 약제가 개발되어 있다"면서도 급여 기준이 까다로워 적기 치료에 어려움이 많고 약값 부담이 매우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3년 생존율이 55%에 불과하지만 일본의 경우는 96%나 된다"면서 "우리나라 환자들도 질환이 악화되기 전에 약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급여 기준을 확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서 진행된 토론 시간은 울산대 예방의학교실 이상일 교수,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회장 이인재 변호사,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가 참여해 온라인 참여자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며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윤 서울대 교수는 "참여와 소통의 문제가 중요하다"면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기구 개편에 대해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인데 심의위원회에 안건이 올라오기 전에 사전에 실무적으로 결정하는 위원회에 환자나 시민단체 측에서 대거 참여해야 한다.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게 아니라 환자의 상황을 잘 알고 절박함을 이해한 상태에서 의사결정이 이루어 져야 한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다.

태그:#제1회 환자의 날,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환자의 목소리, #아파도 걱정 없는 세상, #남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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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노동자. 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는 작업을 해왔으나 암 진단을 받은 후 2022년 <아프지만, 살아야겠어>, 2023년 <나의 낯선 친구들>(공저)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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