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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덮친 시대에는 다양한 신조어가 있다. 먼저 '코로나 우울('코로나 블루'를 국립국어원에서 '코로나 우울'로 순화)'이 대표적이다. 코로나 우울은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 우울, 무기력감'이다. 여기에 나는 '코로노미 쇼크'까지 겹쳤다.

'코로노미 쇼크(코로나19 + 경제적 충격 Economy shock)'는 코로나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가리킨다. 나도 예외는 아닌 것이 외국인 입국자가 줄어들면서 한국어 강사가 덜 필요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상황에도 누군가는 능력이 좋아서 강의 자리를 잡은 것이고 나는 능력이 다소 부족해서 못 잡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대면 수업이라면 강사가 30명이 필요했을 텐데,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되면서 필요한 강사의 수가 10명으로 줄어든 건 사실이다. 코로나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받은 것이 전혀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집콕' 하면서도 나를 돌보고 위로하는 방법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층에게 더 심각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를 '코로나 디바이드(Corona Divide)'라고 한다. 코로나19로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을 가리킨다. 경제적인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물론 학생들의 교육 격차도 더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내가 계속 실업의 상황에 머물러 있게 된다면 어떤 상황이 나타날지 알 수 없다. 사실은 그것이 많이 두렵다. 잘 될 것이라고, 나만의 일이 아니라 모두 겪는 어려움이라고, 잠깐 쉬어가는 것이라고 그렇게 위로를 받고 나 스스로에게 위로를 주고 있다. 하지만 두려움이 밀려드는 것은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매일 노력하며 살아가는 수밖에. 

이제 '집콕'은 일상이 되었다. 도서관에라도 가고 싶지만 문을 연 곳이 없다. 친구를 만나고 싶어도 이 시국에 만나자고 하는 것이 오히려 민폐가 될까 싶어 쉬이 연락을 할 수도 없다. 그러니 온종일 '집콕'을 할 수밖에.

인터넷에 '집콕'을 검색하면 집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거리'들이 나온다. 혼자서, 아니면 아이들과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이 제시된다. 그런데 집집마다 사정이 다르니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할 수 없는 것도 많다. 
 
아이들이 하루 동안 각자 해야 할 일
▲ 아이들의 집콕 생활 아이들이 하루 동안 각자 해야 할 일
ⓒ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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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집콕 생활은 다음과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거북목 예방 체조'이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보내는 문자를 통해 '자가 진단'을 하고, 온라인 학습을 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컴퓨터를 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온라인 학습을 끝내면 아이들은 동영상도 보고, 노래도 듣고, 게임도 한다. 여전히 컴퓨터에 눈과 귀를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텔레비전이 없어서 그렇겠지만 컴퓨터 화면을 보게 되는 시간이 이전보다 길어진 것은 분명하다. 이때 위험한 것이 바로 '거북목 증후군'이다.

그런데 이 거북목 증후군은 간단한 동작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그래서 시간마다, 생각날 때마다 요가 시간에 배운 동작을 하게 했다. 기지개만 켜도 거북목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잊지 않기만 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손으로 글씨 쓰기'이다. 손을 움직이는 것은 뇌에 아주 좋다고 한다. 나도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은 눈과 귀, 입과 손을 다 움직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면서, 들으면서, 말하면서 쓰면 머리에 잘 기억되는 것 같다.

중학교 때 내가 외운 한자나 영어 단어, 만화 영화 주제가를 지금도 정확히 기억하는 걸 보면 손을 움직이는 것이 효과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책 한 쪽을 꼭 공책에 쓰게 하고 있다.
 
글씨를 좀 더 크게 쓰기를 바라지만 잘 되진 않는다
▲ 큰애가 쓴 손끌씨 글씨를 좀 더 크게 쓰기를 바라지만 잘 되진 않는다
ⓒ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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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순을 좀 더 정확하게 지켰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했더니 나름 잘 지켜서 쓰고 있다.
▲ 작은애의 손글씨 획순을 좀 더 정확하게 지켰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했더니 나름 잘 지켜서 쓰고 있다.
ⓒ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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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을 위한 운동하기와 영양제 섭취이다. 집에서 생활하다 보면 게을러지고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아무래도 '확찐자'나 '작아격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확찐자'는 집에서만 생활한 탓에 몸무게 느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또, 살이 쪄서 입던 옷이 작아진 것을 '작아격리'라고 말한단다. 

나와 아이들은 '점핑'이라는 운동을 1년 정도 하고 있다. 나는 효과를 봐서 살도 빠지고 자기 효능감도 높아졌는데 아이들은 아무래도 억지로 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 별로 효과를 보진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점핑클럽'에 나가서 운동하는 것도 어려워져서 집에서 동영상을 보고 운동을 한다.

나는 홈트로빅 영상을 보면서 한 시간, 자기 전에 요가 한 시간 정도 운동을 한다. 큰애는 요가를 하고 작은애는 경침 위에서 걷기 정도만 하고 있다. '아이들이 다 그렇지 뭐' 하는 생각으로 강요하진 않는다.

그리고 영양제 먹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자기 전에 필요한 영양제를 통에 담아 두면 아이들이 먹는다.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것이 쉽지 않다. 자꾸 잊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꼭 해야 하는 일에 목록으로 넣어 놓았다. 

코로나 시대, '슬기로운 집콕 생활' 이어가기를 
 
건강을 위해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챙겨 먹는다.
▲ 우리 가족 영양제 건강을 위해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챙겨 먹는다.
ⓒ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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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루 꼭 한 번 외출하기이다. 아이들은 학원을 가니 꼭 외출을 하게 되는데 이제 실업자가 된 나는 필요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외출하지 않는 날도 있다. 외출을 하지 않으면 잠옷을 입고 온종일 지낼 것 같고, 샤워도 하지 않을 것 같으며 이불도 개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되는 것을 막고자 꼭 외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더구나 출근을 하지 못하는 데다, 집에만 있다고 생각하면 부정적인 감정이 생겨날 수 있다. 고용센터에 다녀오는 것, 마트에 가서 커피 한 잔 사 마시는 것 등 외출을 한 번씩 꼭 하는 편이다. 외출 시간은 길지 않다. 차를 타고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걷는 것이다. 이때 옷은 출근할 때 입던 것으로 갈아 입고 나간다. 

앞으로 외출의 종류를 좀 더 다양하게 할 생각이다. 먼저 해 볼 일은 헌혈하기다. 사실 부끄럽지만 한 번도 헌혈을 해 본 적이 없다. 처음 헌혈을 하러 갔을 때 몸무게가 안 돼서 못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헌혈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던 것 같다. 앞으로 자주 할 생각이다. 또, 천변을 걸으려고 한다. 비닐 봉지 하나 들고 다니면서 쓰레기를 주울 생각이다. 나중에 한 번 주운 쓰레기를 찍어서 기사를 쓰려고 한다.

아무쪼록 이 코로나 블루의 시대에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이어 갔으면 좋겠다.

태그:#집콕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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