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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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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 21번째 부동산 대책이 17일 발표됐다. 정부가 지난해 말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6개월여 만이다.

정부가 추가 대책을 들고 나온 것은 12·16 대책의 부작용 때문이다. 12·16 대책 시행으로 9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수도권의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이 상승하는 '풍선 효과'가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갭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오름세가 이어지는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하고, 대출 규제도 저가 아파트로 확대하기로 했다. '투기의 온상'으로 지적되던 임대사업자 혜택도 줄였다.

하지만 21번째 부동산 대책도 '핀셋 규제'라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신규 지정

6·17 부동산 대책을 보면 정부와 투기꾼이 사이좋게 숨바꼭질 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번 대책에서 정부는 경기와 인천, 대전, 청주(일부 지역 제외)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투기과열지구도 신규 지정됐다. 경기(성남 수정, 수원, 안양, 안산 단원, 구리, 군포, 의왕, 용인수지·기흥, 화성), 인천(연수, 남동, 서구), 대전(동·중·서·유성) 등이 대상지역이다.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대출규제와 분양권 전매 제한, 종부세 추가 과세 등이 이뤄진다. 최근 아파트 값이 이상 급등했던 지역만을 대상으로 한 '핀셋 규제'다. 규제가 이뤄지지 않는 지역으로 또다시 투기자금이 몰릴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김흥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저희는 선의의 실수요자들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굉장히 조심스럽게 지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른 지역에 또다시 투기꾼이 몰려서 집값이 급등하면, 그때 또 대책을 마련해보겠다는 얘기다.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기존 사업자들은 영향 미미

정부는 임대사업자에 대한 특혜도 줄이기로 했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모든 지역에서 금지됐다. 법인이 보유한 주택에 대해 종합부동산세율을 최고 수준(3%, 4%)의 단일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인상하고, 법인 주택에 대한 종부세 공제(6억 공제)는 폐지하기로 했다.

법인이 가진 8년 장기 임대주택(조정대상지역 내)도 이번 대책에 따라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됐다. 법인이 주택을 양도할 때 발생하는 이익에 매기는 양도세도 인상한다.

하지만 기존 임대사업자들에겐 대부분 적용되지 않는다. 8년 장기임대주택에 대한 종부세 과세는 2020년 6월 18일 이후 등록하는 주택부터 이뤄진다. 즉 2020년 6월 이전에 등록한 8년 장기임대주택은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되지 않는다.

임대사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전국에서 금지됐지만, 기존 임대사업자 대출을 회수하는 등 기존 사업자에 대한 대책은 없다. 양도세 인상도 2021년 1월 이후 양도하는 분부터 적용된다. 2021년 1월 이전에 주택을 양도하는 법인은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전국 주택 임대사업자는 51만1000명, 주택 수는 156만9000채에 달한다. 또 부동산 매매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 3만3000여 개로 집계됐다. 즉 상당수 부동산법인, 사업자들이 이번 대책에서 '면죄부'를 받은 것이다.

발 빠르게 움직였던 갭 투자꾼들도 '1승'을 거뒀다.

이번 대책에서는 모든 규제지역(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주택 가격과 상관 없이 6개월 이내 전입 신고를 하도록 했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 모두에 해당된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내 3억 초과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전세대출 보증이 제한된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막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전입신고 의무는 신규 주택 구입자들에게만 부여된다. 전세대출보증 제한도 보증기관의 내규가 확정된 뒤부터 이뤄진다. 다시 말해 기존 갭투자꾼들에겐 적용되지 않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카드도 빼들었지만

국토부는 잠실 MICE 개발사업,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사업부지 및 영향권 일대를 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서울시가 최종 확정해 18일 공고한다고 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되면 일정 면적을 넘는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할 때 관할 구청장 허가가 필요하다.

정부는 이와 함께 잠실 MICE 개발사업과 용산 정비창 인근에 고강도 실거래 기획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에 대한 부동산 매매 거래를 면밀히 감시해 부동산 가격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방안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되건, 고강도 조사가 이뤄지건, 어쨌든 잠실 일대와 용산 정비창 일대는 개발이 이뤄진다. 개발이 이뤄지면, 부동산 가격 상승은 필연적이고 이를 막기는 쉽지 않다. 사실 해당 지역의 부동산 앙등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도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수도권 공급 대책을 통해, 용산 정비창 부지에 8000가구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후 부동산업계를 중심으로 용산 일대 개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시장불안 양상으로 이어졌다. 이날 국토부는 5월 발표한 수도권 주택 공급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최환석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부동산 대책들이 반복되면서 시장도 내성을 갖춰가고 있다"면서 "이번 대책도 시장을 잠시 진정시키고, 신규 갭투자 유입을 막는 정도의 효과는 기대해볼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평가는 한층 더 박하다. 김성달 경실련 국장은 "정부가 용산정비창 개발 등 부동산 투자 심리를 잔뜩 띄워놓은 것이 시장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세제-대출만 조금 규제하는 것은 전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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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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