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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 대형 SUV XT6의 주행 모습.
 캐딜락 대형 SUV XT6의 주행 모습.
ⓒ 캐딜락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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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차 브랜드 캐딜락이 불 붙은 국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참전했다. 중형 SUV XT5와 초대형 에스컬레이드 사이에 있는 XT6를 국내에 들여온 것이다.

현재 국내 대형 SUV 시장은 출시되는 차량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V80을 비롯해 수입차로는 메르세데스-벤츠 GLE, 볼보 XC90, BMW X5, 폭스바겐 투아렉 등 세계 시장에서 검증을 마친 쟁쟁한 모델들이 겨루고 있다.  

쉽지 않은 생존 경쟁을 벌이게 된 XT6를 직접 만났다. 지난 25일 XT6를 타고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 일대의 일반도로와 자유로를 경유하는 110km를 달리며 장점과 단점을 살펴봤다. 

정직하게 속도를 끌어올리는 자연 흡기 엔진
 
캐딜락 대형 SUV XT6의 엔진룸.
 캐딜락 대형 SUV XT6의 엔진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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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적인 점은 엔진의 부드러운 질감이다. XT6에는 3.6ℓ 6기통 자연흡기 엔진이 장착됐다. 최고출력은 314마력, 최대토크는 38㎏·m로 2.1톤이 넘는 차 무게를 가뿐하게 밀고 나간다. 아이드로매틱 9단 자동변속기와 호흡도 좋아 변속이 빠르고 부드럽다. 

자연흡기 방식의 매력도 상당하다. 출력이 쏟아져 나온다는 느낌이 드는 성미 급한 터보차저 엔진과 다르게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을 준 만큼 정직하게 속도를 끌어올린다. 덕분에 안정적이고 매끄럽게 달린다.

같은 엔진을 쓰는 XT5보다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탓에 고속에서의 가속력이 강력하지는 않지만 레이싱을 할 게 아니라면 가속감 자체는 충분히 경쾌하다. 부드러움 속에 거침이 숨겨져 있는 6기통 자연 흡기 엔진음도 엔진 회전수(RPM)가 올라갈수록 분명해진다. 매력적이다. 

대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이라 운전석에 앉았을 때 엔진 진동이나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고속 주행 시 풍절음과 노면 소음·진동도 잘 차단했다. 큰 차체와 무게 덕분인지 웬만큼 속도를 내도 빠르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속도계를 봐야 제한 속도를 이미 넘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다. 

아쉬웠던 반자율주행 기능 
 
캐딜락 대형 SUV XT6의 주행 모습.
 캐딜락 대형 SUV XT6의 주행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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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모드는 전륜구동이 적용되는 투어를 비롯해 사륜구동(4WD), 스포츠, 오프로드 등 4가지다. 사륜구동 모드에서는 확실히 안정감이 배가됐다. 고속으로 곡선 구간을 통과할 때도 흔들림이 없었다. 시승 중 마주친 비포장 구간에서는 짧게나마 오프로드 모드를 적용해봤다. 울퉁불퉁한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누르면서 엔진의 출력을 잘 배분해 부드러운 주행이 이루어지도록 도왔다.

연비도 기름 먹는 하마 수준은 아니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8.3㎞(도심 7.1km, 고속도로 10.5km)인데 자유로 구간 65km를 달리는 동안 고속 가속과 감속을 했음에도 리터당 8.9km가 나왔다. 신호등이 있는 일반도로 구간에서는 리터당 8.1km였다. 

운전을 돕는 어댑티드 크루즈컨트롤 등 반자율주행 기능도 제 역할을 했다. 다만 차선 이탈방지 기능은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쉬웠다. 차가 차선을 벗어나려고 할 때 스티어링휠을 반대로 조향해 말 그대로 차선이탈만 방지해주기 때문에 운전자 입장에서는 안정감이 떨어진다고 느낄 수 있다. 

또 반자율주행 기능도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며 가속과 감속을 자연스럽게 해내지만 기능이 작동할 때 '딸깍'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불편함을 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개선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3열 SUV만의 넉넉한 공간, 내비게이션도 합격점
 
캐딜락 대형 SUV XT6의 실내.
 캐딜락 대형 SUV XT6의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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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덩치만큼 실내 공간도 넓다. XT6의 전장(길이)은 5050㎜, 전폭(넓이) 1965㎜, 전고(높이) 1750㎜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첫 SUV GV80과 비교하면 전장은 105㎜ 길고 전고는 35㎜ 더 높다. 2열에는 독립 시트(캡티 시트)가 적용됐는데 큰 차체 덕분에 무릎 공간이 넉넉했다. 2인이 앉을 수 있는 3열도 제법 공간이 확보돼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특히 전고가 높은 덕에 머리 위 공간도 여유가 있었다. 

XT6의 실내에는 8인치 크기의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고 있다. 디스플레이의 크기를 키우는 요즘 추세와는 좀 다르다. XT6의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작긴 하지만 정보 전달과 사용에는 불편함이 없다. 내비게이션도 수입차답지 않게 그래픽이 친숙하다. 국내 운전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티맵'과 비슷해 사용에 불편함이 없다. 

계기판의 경우 아날로그 방식의 속도 및 엔진 회전수 표시창이 양 끝에 자리잡고 있다. 가운데에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패널이 들어가 추가적인 차량 주행 정보를 표시해 준다.
 
캐딜락 대형 SUV XT6의 3열 시트 배열.
 캐딜락 대형 SUV XT6의 3열 시트 배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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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의 주행 상황을 보여주는 룸미러는 거울이 아니라 카메라 촬영 방식이다. 차체가 길어 거울로 후방상황을 살피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는데 차 후면부에 설치된 카메라로 후방 상황을 비춰주기 때문에 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악천후 등 카메라 영상을 활용하기 힘든 경우에는 거울로 전환할 수 있다. 사이드미러의 경우엔 생각보다 사각지대가 커 운전자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진동으로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돕는 운전석 '햅틱 시트'도 색다르다. 주행 중 전방 차량이나 사람과의 거리가 가까워질 때는 시트가 진동으로 위험을 알려준다. 또 반자율주행 기능으로 주행하는 경우 정체 구간에서 멈췄다가 앞차가 출발할 경우 역시 진동으로 알려준다. 

XT6는 국내 시장엔 최상위 트림(등급)인 스포츠(sport)만 출시됐다.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반영한 가격은 8347만원이다.

태그:#XT6, #GV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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