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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가 잦은 충남 홍성군 보건지소 앞 도로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교통사고가 잦은 충남 홍성군 보건지소 앞 도로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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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2일 충남 홍성군 결성면 보건지소 앞 교촌마을 인근 96번 지방도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 유가족과 마을 주민들은 최근 해당 도로가 '상당히 위험하다'며 과속단속카메라와 방지턱, 인도 등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홍성군에서도 변두리에 속하는 작은 시골마을이다. 하지만 인근 남당항(남당리)에 축제가 있거나 주말이면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에서 남당항을 오가는 차로 붐비는 지역이다. 물론 평소에도 차량이동이 잦은 편이다. 인근에 폐기물 재생 업체, 타이어 재생공장이 있다. 공장을 오가는 트럭들이 수시로 도로를 오간다. 축산업이 성한 지역이다 보니 가축 분뇨 차량과 가축 이동 차량도 자주 다닌다.

교촌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1980년대 도로 정비 사업으로 굽었던 마을 앞 도로가 직선으로 바뀌었다. 주민들은 "직선도로가 과속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 한다. 게다가 몇 해 전에는 도로에 설치되어 있던 과속 단속 카메라까지 철거 되면서 접촉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 말에는 사망사고까지 발생한 것이다.

지난 25일 충남 홍성군 결성면 보건지소 앞에 있은 교촌마을을 찾았다. 교촌 마을은 결성향교가 있는 곳이다. 주민들은 결성보건지소 앞으로 뻗어 있는 마을앞 도로가 '죽음의 도로'가 되어 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해당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교촌마을 주민 A씨는 "결성보건지소 앞길과 그 주변에서는 잊을만하면 사고가 난다"며 "우리 어머니뿐 아니라 마을 이장님 아버지도 마을 앞 도로에서 교통사고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김건수 교촌마을 이장은 "내가 기억하는 사망사고만 4건이다. 우리 아버지도 7~8년 전 쯤에 마을 앞 도로에서 사고로 돌아 가셨다. 뒤 따라 오던 차에 충돌한 것이다"라며 "장례를 치르고 나서 오토바이를 봤는데 그때까지도 좌회전 깜빡이가 계속 깜빡 거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4~5년 전까지만 해도 도로에 과속단속카메라가 있었다"며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단속카메라가 사라졌다. 그 이후로 또다시 사고가 잦아지고 있다"며 "도로가 직선이다 보니 과속차량이 많다"고 덧붙였다.
 
결성 보건지도 앞 도로는 직선으로 곧게 뻗어 있다. 차량이 과속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도로는 광천ic와 남당항을 잇는 도로이다. 다음 캡쳐 화면.
 결성 보건지도 앞 도로는 직선으로 곧게 뻗어 있다. 차량이 과속할 수밖에 없는 환경인 셈이다. 도로는 광천ic와 남당항을 잇는 도로이다. 다음 캡쳐 화면.
ⓒ 다음지도 캡쳐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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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경찰서 교통심의위원회서 해당 도로 문제 다룰 예정

교촌마을 주민들은 지난 24일 홍성경찰서에 "마을 앞 도로에 과속단속카메라, 인도, 과속방지턱 등을 설치해 달라"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탄원서의 서명에 동참한 인원만 260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와 관련해 홍성경찰서 관계자는 "해당 도로에 과속단속카메라와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는 문제로 조만간 교통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이라며 "오는 4월 초 쯤 심의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위원회에서 가결이 되어야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주민 A씨는 "마을 앞은 주민과 도로가 공존하는 환경이다. 1980년대 사람이 아닌 자동차 위주로 도로를 직선으로 바꾸다 보니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지금은 시대적인 상황도 바뀌었고 가치관도 달라졌다. 도로 시설물도 차량이 아닌 보행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청에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이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건수 이장도 "과속 방지턱을 잘못 설치할 경우 오히려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고, 또 다른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며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지턱과 과속단속카메라를 설치하더라도 도로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와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얘기이다.

태그:#결성면 죽음의 도로 , #충남 홍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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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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