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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오는 19일이면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을 맞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사망자 분석, 타임라인, 다시 만난 전문가 인터뷰 등으로 현재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진단합니다.[편집자말]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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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기에 접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일종의 착시효과다."

최근 전국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가 100명 이하로 떨어진 날이 많았다. 일일 확진자 수가 수백 명씩 발생한 지난주에 비하면, 코로나19 확산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는 잦아드는 것일까?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렇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김홍빈 교수는 "환자가 폭증한 건 신천지 집단감염이라는 변수 때문이다, 다른 지역의 상황을 봐야 한다"면서 "수도권은 지난 1~2주간 확진자가 전혀 줄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오마이뉴스>는 한 달 전인 지난달 18일 김 교수를 처음 만났다. 대구 첫 코로나19 첫 확진자(31번 환자)가 나온 날로,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 감염의 시작된 날이기도 했다. 그는 당시 "지역사회에서 감염 환자가 생길 거라는 건 전문가들 누구나 예상한 내용이다, 예상한 국면을 마주한 지금 상황에 필요한 전략을 펼쳐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17일, 한 달만에 다시 만난 김 교수의 말이다. 

"전문가들 누구도 하루아침에 그렇게 많은 환자가 쏟아져 나올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지역사회 감염에 대처하기 위해 대응전략을 짰지만, 현재의 의료 체계로는 급증한 환자 수를 감당할 수 없었다. 적어도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상황이 발생했다면 일부 사망자는 운명을 달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게 정말 안타깝다."

아래는 김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관련기사
[김홍빈 교수 한 달 전 인터뷰] "감염자 확산 예상한 상황... 지금 필요한 전략 쓰면 돼"

신천지 집단감염이 만든 착시효과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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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크게 줄었다. 현재는 어떤 상황이라고 보나.
"얼핏 보면 안정기처럼 보이지만, 일종의 착시효과다. 환자가 폭증한 건 신천지 대구 교회의 집단감염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이다. 이 수치가 포함된 그래프를 보면 확진자가 대폭 늘어난 후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이것만 보면 이제 우리가 꿈꿔왔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니다. 대구·경북 외 다른 지역의 상황을 봐야한다. 서울·경기를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지난 1~2주간 확진자 추이가 전혀 줄지 않았다. 도리어 서울은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일부 증가했다. 수도권이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 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전체적으로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방심했다가는 또다시 대규모 감염이 발생한다."

- 현장은 어떤가? 한 달 전 인터뷰에서는 "아직 정부가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거나 "현장에서 부대끼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현장에서 전략과 원칙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보기엔 이런 의료 체계가 톱니바퀴 맞물리듯 잘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건 메르스 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 구체적으로 어떤 게 문제인가?
"정부 발표를 보면 이미 충분한 병상을 확보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수치와 실제 가동률은 다르다. 이를테면 분당서울대병원만 해도 약 1300개 병상이 있는데, 이 가운데 60~70개 병상은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음압병실을 만들면서 주변 병상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많은 병원들이 같은 상황이다. 이렇게 떨어진 병상 가동률을 보완해야 응급상황이 생겼을 때 곧바로 대처할 수 있다.

또 어떤 증상의 환자를 어디로 보낼지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예컨대 경증·중간·중증 환자를 단계별로 나눠서 어떤 상황의 환자를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에 대해서다. 이 부분은 아직도 중앙·지방 모두 부족한 상태다."

- 대구·경북 상황을 거치면서 방역 체계가 정비되지 않았나.
"물론 초반에 비하면 더 나아졌다. 하지만 지역사회 감염에 충분히 대응할 만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미흡한 게 많다. 다른 지역에서 관련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았던 이유는 어디까지나 대구·경북과 유사한 규모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일 다른 시도에서 환자가 급증할 경우 다른 곳도 충분히 대처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논란의 25번 환자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코로나 19감염 환자의 폐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코로나 19감염 환자의 폐 상태를 설명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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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두 달 동안 코로나19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됐다. 그동안 예측하지 못한 것도 있었나?
"신천지 집단감염이다. 누구도 하루아침에 그렇게 많은 환자가 쏟아져 나올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물론 지역사회 감염은 예상했다. 그래서 병상을 확보하거나 의료 전달 체계를 구체화 하면서 전략을 짰다. 하지만 현재의 의료 체계로는 이렇게나 급증한 환자 수를 감당할 수 없었다. 적어도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상황이 발생했다면 일부 사망자는 운명을 달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게 정말 안타깝다."

- 지난달 29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퇴원했던 25번 환자가 '재확진' 판정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검사 결과 재발(재활성)도, 재감염도 아니었다. 4~5차례 반복해서 RT-PCR 검사(실시간 유전자 증폭 검사)를 진행한 결과, 음성으로 나왔다. 우리도 처음에는 이분의 면역력이 떨어져서 체내에 잔존했던 바이러스가 다시 나온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서 몇 번에 걸쳐 재검사를 했다. 하지만 PCR 검사 결과 바이러스 수치가 계속 양성-음성 번갈아 나오는 거다. 이런 경우를 소위 '미결정 부분'이라고 한다. 이럴 때는 보통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없다고 판단한다. 독일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문을 투고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결론도 같다. 이런 경우는 보통 바이러스가 없다는 것이다."

- 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꼭 바이러스가 있는 건 아니라는 건가?
"그렇다. 사람들이 이것을 자주 오해한다. PCR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게 아니라 유전자를 검출하는 검사법이다. 시신에서도 사람의 유전자가 검출되는 것처럼 호흡기에 남아있는 죽은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검출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없더라도 미세하게나마 바이러스 유전자 조각이 남아있으면 이게 증폭돼서 PCR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오는 것이다."

- 분당서울대병원 내부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일이 있었다.
"직원은 이제 퇴원했다. 업무 복귀 여부는 아직 모른다. 당시 확진판정이 나온 직후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직원들은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그와 접촉한 사람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일부 진료센터는 폐쇄됐다. 그러면서 진료 일부는 마비됐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확진자가 느낄 심적 부담감이다. 그가 어떻게 감염이 됐는지를 모두 떠나서, 확진자를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선 때문이다."

- 비판적인 시선이라면 어떤 것인가?
"동선공개로 인한 사회적 낙인이다. 감염된 건 피치못한 사정인데도 확진자 때문에 다수가 피해본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심지어 지자체들은 이런 개인의 동선을 재난문자로 계속 보냈다. 이런 식으로 개인의 일상이 공개되면 당사자가 받을 정신적인 피해도 상당할 것이다."

- 동선공개는 이번 코로나19때 첫 시행됐다. 이것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물론 동선공개는 필요하지만, 너무 과도하게 드러내는 건 문제다. 이렇게 공개된 개인 정보 때문에 애꿎은 사람들이 피해본 것도 있다. 실제로 퇴원을 앞둔 환자가 이미 상태는 호전됐는데도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집까지 공개 돼버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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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의료진들의 상태는 어떤가?
"'버티고 있다'는 말이 정확하다. 코로나19와 전쟁을 시작한 지 이미 두 달이 넘었다. 그동안 줄곧 확진환자를 진료하면서 느끼는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 상당하다. 뿐만 아니라 감염 가능성에 대한 중압감도 크다. 과연 이 생활을 얼마나 더 오래 지속하면서 버텨나갈 수 있을지가 저희의 가장 큰 걱정이다."

- 의료 장비의 수급 상황은 어떤가?
"부족하다. 마스크만 하더라도 저를 포함한 다수의 직원들은 (방역 마스크가 아닌 일회용) 수술용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것도 병원 직원 모두가 사용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감염가능성이 높은) 우선순위에 따라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 일부 수술실은 천으로 된 마스크를 써야하는 상황이다. 수술용 마스크가 있기 전에 있었던 대용품인데, 머리 뒤로 끈을 묶어 사용하는 방식이다. 지금처럼 마스크 수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 정부가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적절한 공급을 이끌어내야 했다. 이 부분이 아쉽다."

-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코로나19가 장기화 될 것"이라며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나도 우스갯소리로 '바이러스와 공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한다. 실제로 불특정다수가 감염되는 상황이 생기거나, 혹은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는 환자들이 계속 생기고 있다. 인구 상당수가 면역력을 획득하기 전까지는 결국 이 상황을 떠안고 일상을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

- 코로나19가 토착화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새로운 바이러스인 만큼 면역체계가 마련되기 전까지는 계속 사람들에게 옮겨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면역이 생기거나 치료제·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감염을 피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

- 앞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새로운 일상'은 무엇일까?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에서 살릴 것은 살리되, 반성하고 바꿔야 할 게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 먼저 호흡기 진료 형태가 바뀌어야 한다. 열나고 호흡기 증상 있는 사람은 별도로 진료를 받게 해야 한다. 근무 환경도 개선돼야 한다. 이번에 드러난 콜센터 내부가 그 예다. 과도하게 밀집된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상당 부분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프면 쉴 수 있는 근로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

[기획 - 코로나19 두 달]
[① 사망자 분석] 희생자 75명이 남긴 세 가지 메시지 http://omn.kr/1mwzx
[② 타임라인] 고군분투에서 세계가 주목하기까지, 이랬다 http://omn.kr/1mx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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