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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면서 다양한 위기를 겪는다. 건강이 상하거나, 배우자가 이별하거나, 개인적으로 방황하는 시기를 맞이할 수도 있고, 진행하던 일이 어그러지거나, 사람과의 스트레스로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국가에 질병이 유행할 수도 있고, 경제가 위축되면서 사람들이 나라를 떠날 수도 있다. 체제를 정하지 못해 갈팡질팡할 수도 있고, 산업이 무너지거나, 국민들 간의 혐오로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개인은 자신에게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가도 위기에 맞서서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대변동
 대변동
ⓒ 재레드다이아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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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동>은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국가의 위기를 주제로 쓴 책이다. <총균쇠> 및 <문명의 붕괴> 등 대중적으로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가 이번에는 위기에 대한 책을 썼다. 사례를 들어서 국가의 위기와 그 대처, 오늘날의 미국과 지구의 위기에 대해 분석하는 책이다.

저자는 개인의 위기에 대해 설명하고, 개인의 위기라는 렌즈를 통해서 국가적 위기를 바라본다. 그리고 국가적 위기에 대한 역사적 사례를 저자가 선정한 여섯 개의 나라(핀란드, 일본, 칠레, 인도네시아, 독일, 오스트레일리아)를 통해서 설명한다. 독자들에게 더 친숙하게 설명하기 위해서다.

저자가 생각하는 국가적 위기의 결과와 관련한 요인은 12개로, 국가가 위기에 빠졌다는 합의, 국가적 책임 수용, 국가 정체성, 본보기로 삼을 국가의 존재, 다른 국가의 지원 등 개인에도 유사하게 적용할 수 있는 사례들(개인과 국가 모두 위기에 빠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듯이)이다.

저자는 국가에 찾아온 위기, 위기에 대해서 국가가 취한 선택, 그 후에 일어난 변화를 중점으로 책을 전개한다. 20세기 중반 핀란드는 소련의 침공이 위기였고, 메이지 시대 일본에는 흑선의 내항이 위기였으며, 독일은 거듭된 세계대전 패배가 위기였다. 핀란드는 소련과의 전쟁을 겪은 후 친소 정책으로 선회했으며,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단행했다. 독일은 자신들의 패배를 받아들이고 다른 국가에 사과했다.

물론 이런 위기에 대한 선택은 아무 때나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개인과 마찬가지로, 국가도 자신의 현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적절한 선택이 가능하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은 독일의 내부의 적 때문에 졌다고 엉뚱한 곳에 화살을 돌렸다.

오늘날의 일본은 자신들이 전쟁의 피해자라고 생각함으로써 역사 문제를 무시한다. 저자는 일본의 현재에 대해 크게 비판한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은 자신들이 행한 과거의 침략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행동은 자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며 아시아 국가의 관계 악화에 일조하는 행위라고 본다.
 
일본이 전쟁으로 입은 피해보다 자국이 다른 국가에 가한 잔혹 행위의 피해를 묘사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한국인과 중국인도 일본의 진정성을 인정하며 받아들일 것이다. 이런 반성과 행동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독일에서는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391P
 
80세를 넘긴 고령인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특히 미국의 운명을 두고 고민한 듯하다. 저자가 보기에 미국은 정치적 타협의 부재, 유권자보다 자금원에 집중하는 선거, 불평등의 위기를 겪고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는 극단을 향하고 있어 사람 한 명 임명하는 일도 쉽지 않을 정도다. 정치인은 모금 운동에 집중하느라 시간을 다른 일에 쓸 수가 없다. 교육 격차는 크게 벌어지고 있으며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은 강력한 국가 정체성과 유연성을 가진 나라지만, 다른 국가의 사례에서 문제 해결법을 배우려고 하지 않으며 실패도 잘 인정하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 사회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부분과 기능하는 부분을 구분하고 다른 국가가 위기를 해결한 방법에서 배워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한 가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이야기를 풀어서 설명하듯이 썼다. 사람들로 하여금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인지 주장의 근거자료나 수치를 본문에 제시하지 않는다. 또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간단한 근거를 대거나 근거를 대지 않기도 한다. 까다로운 주제에 대한 섬세한 논증을 위해 쓴 책은 아닌 셈이다.

예를 들면, 저자는 칠레 아옌데 정권에 대한 피노체트 장군의 쿠데타에 대해 "다수의 내 칠레 친구는 쿠데타를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고 하는데 그 친구가 누구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일본의 도쿄가 깨끗한 도시인 이유에 대해 "일본 아이들은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유지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위기에 대응하는 국가들의 선택을 수백 쪽에 걸쳐 분석한다. 그리고 책을 마무리하면서 독자들에게 비관에 빠지지 말 것을 권한다. 민주 체제에서는 어느 때보다 많은 시민이 정치에 관여할 수 있다. 또한 오늘날에는 광범위한 분야의 책을 읽는 지적인 지도자들도 있다.

그런 지도자라면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고,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 방향을 선택할 선택권도 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과거에 효과를 발휘한 변화를 보며 방향을 선택할 수 있으니, 위기에 맞춰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현재, 수많은 나라들이 코로나19와 경제 문제로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저자의 뜻대로 각국의 시민과 지도자들이 위기에 대해 현명한 선택을 하길 기원한다.

대변동 : 위기, 선택, 변화 -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은이), 강주헌 (옮긴이), 김영사(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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