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대법원이 창원 한국공작기계(주)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법원은 사측이 1‧2심에 불복해 냈던 상고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했다.

대법원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에 대해 '신의칙'을 배척한 항소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한 사례다.

14일 금속법률원(법무법인 여는)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마창지역금속지회에 따르면, 대법원은 하루 전날인 13일 한국공작기계 통상임금 사건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해 확정되었다.

회사가 1‧2심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기각한 것이다. 이로써 회사는 노동자들한테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한국공작기계는 산별인 금속노조와 2012년 단체협약을 체결했고, 노동자들은 2012~2014년 사이 상여금을 제외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받아왔다.

노동자 17명은 2015년 회사를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을 통해 "기존 통상임금에다 상여금을 더하여 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법정수당에서 이미 지급된 법정수당을 공제한 나머지 미지급 수당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달라"고 했다.

그런데 회사는 경영이 어려워졌다. 1960년 설립한 한국공작기계는 류아무개 대표이사의 403억원 배임에다 해외매출채권 회수 불량 등으로 위기를 겪었다. 결국 회사는 2016년 창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법원은 그해 7월 '기업회생절차개시결정'을 내렸다.

창원지방법원 파산부는 2019년 11월 이 회사에 대해 '파산' 결정을 했고, 현재 이 회사는 경매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통상임금 소송 과정에서 '경영위기'를 이유로 들어 노동자들의 통상임금 청구가 '신의칙 위배'라 주장했다. 그러나 2015년 11월 1심, 2019년 10월 항소심은 모두 회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인 부산고등법원 창원제1민사부는 "어려운 경영 상태에 처해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법정수당을 추가 지급함으로써 현재의 경영 상태에 더해 경영상의 중대한 위험이 가중된다거나 추가로 기업의 존립이 위태롭게 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 항소심 재판부는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며 "소송 제기와 1심 판결 선고 무렵인 2015년 한국공작기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볼 때, 원고들에게 이 사건에서 인정된 추가 법정수당을 충분히 지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들의 청구가 정의와 형평 관념에 위배되는 정도가 중하고 명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안 된다"는 추상적인 규범을 말한다.

통상임금의 신의칙과 관련해, 대법원은 2013년 12월 18일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제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 관념에 비추어 신의에 현저히 반할 수 있다"는 판례를 남겼다.

쉽게 말해, 한국공작기계의 경영위기 책임을 노동자한테 전가해서는 안되고, 노동자들의 통상임금 청구가 '신의칙'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17명의 노동자들은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이고 전체 금액은 1억 8900만원 정도다.

노동자들의 소송을 대리했던 법무법인 여는 김두현 변호사는 "지난해 대법원이 통상임금 사건에서 신의칙 적용을 엄격히 해야 한다고 판결하였지만 여전히 경영위기를 이유로 신의칙이 적용될 여지는 남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판결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에 대하여도 신의칙을 배척한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확정된 사례로, 향후 통상임금 사건에서 신의칙 적용은 더욱 엄격히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마창지역금속지회 한국공작기계현장위원회는 11일 공장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마창지역금속지회 한국공작기계현장위원회는 2019년 11월 11일 공장 앞에서 "생존권 사수 투쟁"을 선언했다.
ⓒ 금속노조

관련사진보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