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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폐쇄 4년, 재개 촉구 기자회견 개성공단 가동 중단 4년째인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개성공단금강산관광재개범국민운동본부,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 등이 개성공단 재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개성공단 폐쇄 4년, 재개 촉구 기자회견 개성공단 가동 중단 4년째인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미국대사관 앞에서 개성공단금강산관광재개범국민운동본부,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 등이 개성공단 재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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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상이 된 리선권(당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대뜸 '개성공단을 다 관리하고 있는데 왜 안 들어오느냐. 북측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라고 했다. 당시 고위급회담에서도 북한이 먼저 개성공단 재개 이야기를 꺼냈다고 하더라. 그런데 남쪽이 반응이 없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신한용 전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이 지난 2018년 9월 평양에서 리선권 외무상을 만난 이야기를 전했다. 평양에서 한 남북 정상회담의 남측 인사로 참석했을 때였다.

신 전 회장은 "당시 북한이 개성공단에 엄청 적극적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머지않아 개성공단을 재개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지금은..."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10일로 개성공단을 폐쇄한 지 4년이 지났다.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폐쇄 당시 입주해있던 123개의 기업관계자는 그날 이후 개성공단에 발을 들일 수 없었다.

이들이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신 전 회장 역시 미국 대사관을 등지고 섰다. 그는 "미국은 남북협력을 막지 말라! 정부는 개성공단 재개를 즉각 선언하라!"라고 외쳤다.

신 전 회장은 1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1년 동안 기대감이 낙담으로 바뀌었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재개야말로 남북의 문을 열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북한과의 교착국면을 풀어나가려면, 북한이 원하는 걸 제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차 2018년 당시 북한이 '개성공단 재개'를 얼마나 기대하고 있었는지 설명했다. 개성공단 부지 내에 있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2018년 9월 14일)에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신 전 회장은 "북측 관계자가 '겨울에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서 화장실 좌변기에 고여있는 물까지 일일이 빼고 있다'라고 했다. 북한이 정말 세심하게 개성공단을 챙기고 있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의지만 있다면, 제재 피하는 법 있다"
 
'9월 평양 공동선언' 합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
▲ "9월 평양 공동선언" 합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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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과 백두산에 오르는 문 대통령에게 '개성공단이 잘 관리되고 있다'라는 북측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그랬더니 대통령이 '그럼 이제 우리만 들어가면 되는거냐'라고 물었다. 북한이 '우리는 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했더니 대통령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말처럼 그해(2018년) 남북 정상도 '개성공단 재개'를 언급했다. '9월 평양공동 선언'을 통해서다. 선언에는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신 전 회장의 기대는 다시 무너졌다. 2018년 10월, 정부는 개성공단 시설점검을 위해 기업관계자들의 방북 계획을 북한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발표했다. 시설점검은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통일부는 다시 '점검 시기'를 미뤘다.

같은 해 11월,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이 국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방북 일정과 관련해 북한 측과 일정을 다시 잡고 있다. 국제사회와 전반적인 상황을 공유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후 개성공단 관계자의 시설 점검이 잠정 보류됐다.

신 전 회장은 "10월 30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기로 했는데, 방문 3일 전에 통일부가 방문을 2주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비건 대표가 한미 워킹그룹 때문에 방한한 때였다"라면서 "미국에서 남북관계가 북미 관계보다 앞서가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오던 시기였다. 방문이 보류된 데 미국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2주 연기된 줄 알았던 개성공단 시설점검은 2020년이 되도록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정부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을 승인했지만, 북한에서 수용 여부를 답하지 않았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역시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 탓으로 볼 수 있다.

신 전 회장은 "좋은 시기가 다 지나갔다. 생각할수록 아쉽다"라면서도 "이제 정말 마지막 기회만 남았다"라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마지막 기회는 문 대통령이 남북협력의 의지를 밝힌 올해다.

"대통령의 남북관계에 대해 강조한 만큼 미국의 눈치 좀 그만 보고 우리끼리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 제재를 피하는 방법도 있다. 지금 제재 때문에 북한에 석유를 반입할 수 없다. 개성공단에서 석유가 필요했던 건 북한 노동자들을 위한 통근 버스때문이었다. 노동자들이 자전거로 출퇴근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신 전 회장은 "섬유·봉제류도 제재 때문에 반출이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럼 섬유·봉제와 관련없는 기업들부터 가동하면 된다. 북한 노동자에게 돈을 지급하는 것도 제재위반인데, 당분간 월급을 쌀이나 생필품으로 주면 된다. 방법은 다 있다"라며 '제재를 피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재차 '정부의 의지'를 언급했다. 신 전 회장은 "우리가 미국 눈치 보며,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등을 진전시키지 못하자 북한이 틀어졌다. 최근 대통령이 남북협력을 제안했는데, 북한으로서는 정부의 제안이 진심인지 궁금할 것"이라며 "개성공단 재개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기 좋은 사업"라고 말했다.

신 전 회장은 여전히 '개성공단 재개'의 희망을 거두지 않고있다. '개성공업지구책임자회의, 개성공단기업협회'는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조철수 총국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10일 통일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여기에 '남측 관계자가 개성공업지구에 들어가서 재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조처 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라고 썼다.

이틀이 지났지만, 통일부는 북한에 서한을 전달하지 않고 있다.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통일부는 "개성공단 재가동을 촉구하는 내용 등이 담긴 개성공단기업협회의 서한을 북측에 전달할지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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