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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이 2019년 3월 21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간제교사 노조를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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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교육청이 기간제교사 관련해서 이런 발표를 한 것은 처음인 듯하다. (관련 기사: 정규교원 꺼리는 보직·담임, 기간제교사에 떠넘기기 금지된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런 발표를 해야만 하는 까닭이 있다. 정규교사를 감축하고 기간제교사를 증원하면서 기간제교사에게 기피업무, 과중한 업무를 부과하고도 정당한 대우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기간제교사들의 항의의 목소리가 있었고, 이것이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얻은 덕분이다.

또, 최근 드라마 <블랙독>의 방영으로 기간제교사의 차별적 처우가 널리 알려졌고, 국회 시의회 감사 등을 통해 이런 내용들이 여러 번 지적된 사항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서울시 교육감이 해결의지를 보인 것은 다행이다.

서울시교육청이 밝힌 핵심 내용은 첫째, 각급 학교에 '기간제교사에게 책임이 무거운 감독업무를 하는 보직교사(부장교사 : 해당 부서의 책임을 맡고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 교사)의 임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정규교사에 비해 불리하게 업무를 배정하지 않도록 권장', 둘째, 담임도 정규교사에게 우선 맡기고 불가피한 경우는 기간제교사가 희망하거나 2년 이상 교육경력을 가지고 1년 이상 계약된 때로 한정했다. 셋째, 육아휴직을 비롯한 몇 가지 처우개선 내용이다.

서울시교육청이 밝힌 내용은 전혀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교육공무원법 32조 2항에 기간제교원은 '책임이 무거운 감독 업무의 직위에 임용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법은 대체로 준수되었다. 학교 관리자도 기간제교사도 기간제교사에게 부장교사를 맡긴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부장교사를 돕는 각 부서의 기획을 맡는 경우도 특별하게 여겼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기간제교사들이 부장을 맡고 있다는 말이 들렸다. 더구나 학생인권부, 학생지도부 등으로 불리는 학생 사안을 다루는 생활지도부의 부장을 맡고 있다는 말들이 있었다. 어제 서울시교육청이 낸 보도자료에도 서울시 교육청 관내 부장교사가 52명이고 이중에 25명이 생활지도부장이라고 했다. 매년 기간제교사가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는 만큼 기간제교사가 학교에서 맡는 보직의 비중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블랙독>에서 본 것처럼 부장교사는 부서를 총괄하고 모든 것을 책임지므로 업무 강도가 세다. 특히 생활지도부는 사안이 발생하면 야근을 밥 먹듯 해야 하고, 사안을 다루면서 학부모, 학생과의 관계가 틀어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 절차에 따라 업무를 진행했는데 부장교사나 담당교사가 고소를 당하기도 한다. 기피할 수밖에 없는 업무다.

더구나 이런 업무가 기간제교사에게 집중된다는 점도 문제다. 학생부 경험이 있는 기간제교사는 10년 가까이 학생부 업무를 맡았다. 업무 스트레스가 심한 업무를 지속적으로 10년 동안 맡게 하는 것은 매우 비인간적이며 교사를 사지로 몰아넣는 것이다. 학교 업무는 2~3년에 한 번씩 바꿔줘야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각 업무에 대한 이해를 통해 교사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다. 학교는 교사가 부족하고 기피업무들로 인해 교사의 희망대로 업무배정을 받을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둘째, 담임에 관한 문제다. 담임을 맡는다는 것은 자신이 맡은 학급의 학생을 책임을 져야한다. 학생의 고민, 진로, 성적, 친구 관계 등에 신경 써야 한다. 입시경쟁이 심화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가 까다롭고, 강력해지면서 교사를 어려움에 빠뜨리기도 한다. 담임의 업무 강도는 만만치 않다. 생활기록부 내용이 학부모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한 교사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은 담임을 원하기도 한다.

기간제교사도 마찬가지다. 고용불안과 온갖 차별을 당하면서도 기간제교사를 하고 있는 것은 학생을 사랑하고 교사로서의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 있는 기간제교사 2명 중 1명이 담임이고 서울 공립 초중고 역시 전체 기간제교사 중 53%가 담임을 맡고 있다. 이것은 기간제교사가 정규교사와 본질적으로 같은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간제교사들이 분노하는 것은 정규교사와 똑같은 업무를 함에도 정규교사와 달리 부당하게 차별 받는 현실이다.

정규교사들이 담임업무나 학생사안을 다루는 학생부 업무 등을 기피하는 이유는 학교에 정규교사가 부족하고 입시경쟁 등 업무 폭탄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기간제교사 처우 개선은 기간제교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또다른 문제는 담임을 맡지 않은 기간제교사에게 방학을 제외한 쪼개기 계약을 정당화하는 것으로 악용될 수 있는 점이다. 담임여부에 따라 기간제교사에 대한 처우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 담임뿐만 아니라 모든 교사들이 강도 높은 노동을 하고 있다.

셋째 예전에 없던 유아휴직, 유산휴가, 임신검진 휴가 등이 주어졌고, 병가가 60일로 확대되었고, 채용기간은 최소 6개월로 연장, 1정 연수를 시행한다는 점이다. 이런 처우개선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이런 권리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기간제교사들에게 이미 출산휴가, 육아돌봄시간, 모성보호시간 등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출산휴가는 원천적으로 차단당하기도 하고, 그밖에 권리 사용도 여의치 않다. 학교 관리자들이 기간제교사의 권리 사용을 곱게 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최소한의 채용기간 6개월 지침도 공문구로 끝날 수 있다. 정규교사의 휴직 기간, 결원기간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지침 개정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기간제교사의 채용기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강력한 장치가 필요하다.

또한 1정연수는 서울시교육청이 다른 교육청보다 늦었다. 늦어진 만큼 올해 여름방학부터 시행하는 1정연수도 자격이 있는 기간제교사들이 누락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서울시교육감은 실효성 있는 관리감독으로 기간제교사가 부당한 업무, 과중한 업무를 맡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성과급, 정근수당, 계약 기간 중 호봉 승급 제한 등 여러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 더구나 지난 해 11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시정을 권고한 기간제교사 맞춤형 복지 점수 시정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도 문제다. 이런 차별이 없어질 때 기간제교사는 기피 업무를 맡아도 된다는 차별적 인식과 대우도 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 법이 있어도 정규교사가 부족하고 그 자리를 기간제교사로 채우는 현실을 바꾸지 않는 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학교에 필요한 정규교사를 충분히 임용하고, 기간제교사도 정규직화해야 한다. 이런 근본적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기간제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논의해 나가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에듀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위원장, <우리도 교사입니다>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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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차 기간제교사이며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대표임. 기간제 교사와 관련한 기사를 쓰고 있음. 세월호 참사 기간제 교사의 순직인정요구, 기간제 교사 차별 문제 등을 고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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