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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의 외주화 반대! 안전하게 일 할 권리 쟁취! LG헬로비전 사회적 책임 촉구! 故김도빈 조합원 추모문화제
 위험의 외주화 반대! 안전하게 일 할 권리 쟁취! LG헬로비전 사회적 책임 촉구! 故김도빈 조합원 추모문화제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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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복이 아니라 천수를 누리고 싶다. 내세가 아니라 현세를 살고 싶다."

지난해 12월 30일 부산 해운대구 재송2동의 한 건물 옥상에서 인터넷 설치 작업을 하던 LG헬로비전 비정규직 노동자 김도빈(45)씨가 작업 중 사망했다. 인터넷 설치 업무를 맡긴 고객이 오후 5시 30분께 옥상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김도빈씨를 발견해 심폐소생술을 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날 오후 6시 45분 사망 진단을 받았다.

LG그룹 방송·통신 비정규직 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에서 인터넷 선 연결 작업을 하던 비정규직 노동자 김태희(41)씨가 6미터 아래로 추락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경을 헤메다 같은해 11월 사망했다. 

김도빈씨가 소속된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는 "30분 간격으로 업무를 배정하는 체계가 과로를 조장했고 격무에 시달리던 김도빈 조합원이 사망했다. 함께 작업하는 동료가 있었다면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라며 비통해 했다.

노조는 "하루 평균 13집, 한 집에서 30~40분 이내에 작업을 완료해야 했다. 원청인 LG헬로비전이 설치 건수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지급하기 때문에 더 많이, 더 빨리 일해야 했다"라며 "LG헬로비전은 노동자들이 죽어도 안전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30분 간격 체계'는 오후 1시, 오후 1시 30분, 오후 2시.. 이렇게 30분 단위로 업무가 배정되며 30분 이내에 설치와 이동을 모두 끝내고 다음 장소에 도착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LG헬로비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0분 간격 체계 속에서 하루 평균 13곳, 많게는 15곳을 이동하며 업무를 수행한다.

8일 오후 7시 30분 LG유플러스 초량사옥 앞에서 '위험의 외주화 반대! 안전하게 일 할 권리 쟁취! LG헬로비전 사회적 책임 촉구! 고김도빈 조합원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추모문화제에는 김도빈씨의 동생도 함께 했다. 

유용문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은 "지난 11월 19일 김태희 동지를 보내며 이 자리에 섰는데 한 달 보름 만에 다시 섰다. 지난 해만 세 명의 조합원이 산재로 떠났다. 몸에서 향 냄새가 가실 날이 없다"라며 비통해 했다.

유 위원장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책임지지 않는 저들의 위선을 벗기고 가면을 박살 내 진짜 사장의 책임을 물으려면 노동조합을 더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라며 "우리가 부속품이 아닌 인간임을 투쟁으로 알려주자. 두 번 다시 이 검은 무대에 설 일 없도록 투쟁하자"라고 외쳤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재벌 중 그나마 이미지가 괜찮은 LG에서 연일 사람이 죽어 나가는 이유, 김도빈 동지가 사망한 이유는 옆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한 명만 있었어도 살 수 있었다"라며 "죽지 않기 위해, 이땅 모든 비정규직을 철폐하기 위해 투쟁하자. 생산의 주인인 노동자 답게 당당히 맞서자"라고 말했다.

평소 매우 건강했고 주짓수를 즐겨하던 김도빈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경찰은 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고 6일 '심장비대'라는 1차 결과가 나왔다. 

김도빈씨의 장례는 '희망연대노동조합장'으로 치르며 1월 10일(금) 오전 8시 30분 부산 시민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한 뒤 LG유플러스 초량사옥 앞에서 노제를 지낸 후 장지로 이동할 예정이다.
 
헌화하는 유용문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
 헌화하는 유용문 희망연대노조 공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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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노래패 소리연대의 추모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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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사를 하는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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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수 금강필씨의 추모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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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문 낭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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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화 후 묵상하는 김도빈 조합원의 동료들
 헌화 후 묵상하는 김도빈 조합원의 동료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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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위험의회주화, #LG, #김도빈, #민주노총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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