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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과 협상에 미련을 둔다는 이야기가 여의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당이 3일 나경원 원내대표를 교체하기로 하자, 나 원내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10일 이후에 선거법 등을 놓고 새로운 원내대표와 협상을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과의 협상이 되어도 문제이고, 안 돼도 문제이기 때문이다.

누더기 법안을 만들려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인영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인영 원내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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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한국당과 협상이 된다는 것은 결국 '개혁을 후퇴시키는 야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협상을 의식해서인지, 매우 후퇴된 제안들이 물밑에서 나오고 있다.

반쪽짜리 연동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더 후퇴시켜서, 정당득표율과 의석비율의 연동률을 40%, 30% 수준으로 하자는 얘기를 흘리고 있다. 이런 식으로 누더기 법안을 만드는 것이 무슨 개혁인가?

게다가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는데 필요한 최소득표율(봉쇄조항)을 3%에서 5%로 올리자는 제안도 민주당이 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다양한 정당들이 경쟁하는 정당구조를 만든다는 비례대표제의 정신과는 상반되는 일이다.

독일의 봉쇄조항이 5%라고 하지만, 독일은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하는 나라다. 겨우 반쪽짜리 연동형을 하면서 독일을 거론하는 건 우스운 일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독일과는 달리 소수정당을 차별하는 수많은 법조항들이 촘촘하게 깔려 있다. 비교할 걸 비교해야 한다. 

사실 지금의 준연동형도 짜깁기 선거제도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렇게 만든 것은 민주당이다. 비례대표 의석을 몇자리 챙기겠다고 준연동형을 제안한 것은 민주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정도라도 진전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도 통과시키자는 것이 학계와 시민사회의 의견이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더 후퇴된 안을 만든다면, 아마 '이건 개혁이 아니라 기득권 야합'이라는 목소리들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협상이 안될 경우 한국당 시간끌기에 넘어가는 것"

둘째, 협상이 안 되면 결국 한국당의 시간끌기에 넘어가는 것이다.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인 9일에 패스트트랙 법안을 예산안과 함께 일괄상정한다는 것이 최근 민주당이 검토했던 계획이다. 9일에 본회의 안건상정을 하고 9일, 10일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게 하면 10일 밤 12시로 정기국회는 종료된다. 그리고 11일에 임시국회를 소집해서 선거법부터 처리한다는 시나리오다.

이렇게 선거법을 처리하면 한국당은 아마도 전의를 상실할 것이고, 공수처법까지 통과되면 필리버스터 역시 자연스럽게 접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민주당이 한국당의 새로운 원내대표와 협상을 하면서 시간끌기를 하게 되면 그 사이 개혁에 대한 저항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검찰의 행태를 보더라도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에 시간을 끄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앞둔 국회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기습 선언으로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 등의 일괄 처리가 어려워졌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하루 앞둔 그리고 패스트트랙 법안 중 검찰개혁 법안이 이틀 뒤 본회의에 부의되는 1일 오후 국회 출입문 교통표지판 너머로 국회 본관이 보인다.
▲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앞둔 국회 지난 11월 29일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기습 선언으로 패스트트랙 법안과 예산안 등의 일괄 처리가 어려워졌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을 하루 앞둔 그리고 패스트트랙 법안 중 검찰개혁 법안이 이틀 뒤 본회의에 부의되는 1일 오후 국회 출입문 교통표지판 너머로 국회 본관이 보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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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민주당은 애초 시간표대로 '9일 본회의 상정, 10일 정기국회 종료, 11일 임시회를 열어 선거법부터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이 막판에 머뭇거리는 이유는 '작은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 골몰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것은 이해찬 대표의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서 민주당 비례대표 몇자리를 더 얻겠다고 개혁에 저항하는 한국당과 협상 가능성을 계속 탐색하는 것이다.

현재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르면, 민주당도 비례대표 의석을 몇석이든 차지하게 된다.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지역구 225 : 비례 75 준연동형 방식으로 19대 총선(2012년), 20대 총선(2016년) 결과를 시뮬레이션 해보면, 민주당이 19대 총선에서 25석, 20대 총선에서 8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얻는 것으로 나온다. 몇자리가 배정될지는 선거를 해봐야 알겠지만, 비례대표 의석이 민주당에게도 배정되는 것은 확실한 것이다.

그리고 연동형의 개념은 간단하다. 민주당이 정당득표율을 많이 받으면 비례의석도 늘게 되고, 정당득표율을 적게 받으면 비례의석도 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민주당이 할 일은 정당득표율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것이어야 맞다.

그런데 민주당이 지금 하려는 것은 정당득표율을 높여서 비례의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누더기 선거법을 만들어서 비례의석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선거제도 개혁안을 후퇴시켜서 안정적으로 비례대표 의석 몇석 정도를 더 보장받으려는 속셈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개혁의 명분 자체를 상실하는 일이다.

199개 안건에 대해 일괄 필리버스터 신청을 한 한국당과 아직도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노무현  "권력을 한번 잡는 것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 290쪽에는 "나는 지금도 국회의원 선거구제를 바꾸는 것이 권력을 한번 잡는 것보다 훨씬 큰 정치발전을 가져온다고 믿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선거제도 개혁을 한국정치 발전을 위한 핵심적인 과제로 봤다.

그런데 민주당이 지금 다 된 밥에 재뿌리는 행태를 또 벌이려 하고 있다. 이런 행태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본다면 뭐라고 할까?

민주당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수정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하루 빨리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그래야 한국당의 억지행태도 빠른 시간 내에 정리시킬 수 있다. 한국당이 전의를 상실하면 검찰개혁법, 민생법안의 처리도 수월해진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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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예산감시 전문시민단체인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참여연대,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 시민운동에 참여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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