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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9.10.1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오전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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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과감한 도전을 응원합니다."

지난 10일 충청남도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탕정공장에서 열린 신규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말했다. 2018년 7월 삼성전자 인도 공장 준공식을 시작으로 평양 남북정상회담, 기업인 신년회, 대기업·중견기업인 초청 대화, 인도 총리 국빈 오찬,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왕세제 국빈 오찬,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이어 9번째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두고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줬다"며 치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피고인과 피의자. 그의 앞에는 두 개의 길이 놓여있다.

[피고인 이재용] 쟁점은 실형 여부

가장 먼저 들어서야 하는 길은 '피고인'이다. 25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그의 뇌물사건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진행한다. 지난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부회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그의 딸 정유라씨에게 말 세 마리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2800만 원을 지원한 것도 뇌물이라며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고 돌려보낸 지 약 2달,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후 627일 만이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이 다시 판단하라고 한 범위 안에서 범죄 성립 여부를 따진다. 이 부회장 재판의 경우는 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이 뇌물이 아니라고 한 항소심(서울고법 형사13부, 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이 잘못됐다는 것이 대법원 판결의 핵심이었다. 대법원은 또 한몸 사건인데 재판부마다 뇌물 인정범위가 달랐던 박근혜-이재용 뇌물 액수는 박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가 판단한 86억 8081만원에 가깝다고 봤다. 자연스레 이 부회장의 횡령액수 등도 커졌다.

이처럼 사실관계가 대부분 정리됐기 때문에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의 최대 쟁점은 그의 실형 여부일 수밖에 없다.

1심 재판부는 그가 박 전 대통령 쪽에 회사 돈으로 뇌물을 줬다며 총 80억 9095만 원을 횡령했다고 봤다. 반면 2심 재판부는 횡령 액수를 36억 3484만 원으로 판단, 징역 5년 이상으로 처벌하도록 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50억 원 이상)이 아니라며 이 부회장의 2년 6개월형 집행을 4년간 유예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라면 횡령 액수는 1심 판단과 비슷해지므로 실형 선고가 유력하다.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이 열리고 있다.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이 열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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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이재용] 명확해진 '이재용 승계작업'... 정점 향해 달리는 검찰

그의 위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대법원 판결로 '피의자 이재용'의 길 역시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대가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콕 짚었다. 경영권 승계작업이다. 대법원은 또 그중 하나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언급했다.

"삼성그룹의 지배권을 승계하는 이재용은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권을 최대한 강화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해왔다. 삼성SDS와 제일모직 주식회사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 삼성물산 주식회사와 제일모직 사이의 합병 ...(생략)...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현안들이다."

이때 중요한 문제가 1(제일모직)대 0.35(삼성물산)이라는 합병비율이다. 이 숫자는 2015년 5월 합병 당시에도 이재용 부회장을 위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그는 삼성물산보다 제일모직에, 삼성물산은 제일모직보다 삼성전자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제일모직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해 합병을 진행하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합병의 실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런데 '제일모직〉삼성물산'이란 평가는 제일모직이 지분을 소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 덕분이었다. 삼성바이오 회계부정사건은 이를 위해 삼성그룹 차원에서 삼성바이오 장부를 조작, 몸값을 부풀렸다는 의혹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참여연대 등은 회계부정의 동기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비율 산정이며, 합병비율 산정의 동기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이라고 줄곧 문제 제기해왔다. 반면 삼성은 '경영권 승계작업은 없었다'는 전제 아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비율은 정당했고, 그 숫자를 조작하기 위해 삼성바이오 회계장부를 건드릴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펼쳐왔다.

8월 29일 대법원 판결은 삼성 주장의 대전제를 무너뜨림과 동시에 박용진 의원 등의 문제 제기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검찰도 9월 23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KCC, 용인시청 등을 압수수색하며 분위기가 달라졌음을 보여줬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당시 주요 주주였고, KCC는 합병 때 삼성물산 주식을 매입하며 합병을 찬성했다. 또 용인시청은 제일모직 소유 에버랜드 땅의 공시지가 조작 의혹과 연관됐다. 모두 검찰 수사가 삼성바이오를 넘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의 불법성, 더 나아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까지 겨냥했음을 보여주는 장소들이다.

결국 삼성뇌물사건과 삼성바이오 회계부정사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은 모두 이재용으로 이어진다. '피고인 이재용'과 '피의자 이재용'은 처음부터 경영권 승계작업이라는 하나의 목적지로 향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국정농단 때부터 이 연결고리를 찾고자 했던 검찰은 지금 그 매듭을 짓기 위해 압수물 분석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결과가 발표된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결과가 발표된 14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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