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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때문에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 언론에서 흔히 보는 문구입니다. 전문가들 중에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진실일까요?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현실은 금리 인하가 부동산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반면, 경기 부양의 효과는 별로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10월 16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하할 경우 이미 반등하고 있는 서울 집값만 더욱 상승세를 탈 것 같아서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민단체 더불어삶에서는 저금리 정책의 부작용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전문가 한 분을 만나봤습니다. 바로 송기균경제연구소 소장이자 유튜브 채널 <집값 하락해야 산다> 운영자인 송기균 소장님입니다. - 기자 말

9.13대책 무력화, 서울 집값은 다시 상승

- 9.13 부동산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보면 주택 가격 하락세는 멈추고, 지난달부터는 오히려 반등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분석이 맞을까요? 반등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지난주에 지인에게 전화가 왔어요. 서울역 부근의 집을 보러 갔다고 하더군요. 인터넷매도가 실거래가보다 높아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부동산중개사 사무실에 갔더니 그 매도호가보다 1억 원을 더 높게 불러서 사야 할지 물어보더라고요. 게다가 강남 전세도 요즘 들어 나날이 오르고 있잖아요. 확실히 반등세가 뚜렷합니다." 
 
 서울집값 동향 그래프
 서울집값 동향 그래프
ⓒ 송기균 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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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집값 추이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2007년 말 이후 5년간 하락세였다가 2013년 초부터 상승하는데, 2014년 8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여요. 이때가 최경환 부총리가 등장한 시점이거든요. 이때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하합니다. 단기간에 4차례 인하하지요. 그와 동시에 가계대출이 무섭게 급증했어요. 그 돈들이 주택 매입으로 들어간 거죠. 또 문재인 정부 첫 해에는 가계대출이 급증해서 서울 집값이 폭등합니다.

 
 기준금리와 가계대출 증가
 기준금리와 가계대출 증가
ⓒ 송기균 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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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가격이 반등하는 기본적인 원인은 투기심리가 펄펄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전세 끼고 갭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고, 임대사업자들에게 너무 큰 세금 특혜가 주어지고 있습니다. 투기 수요가 엄청나서 현재의 공급, 즉 주택 건설을 큰 폭으로 뛰어넘고 있어요. 투기세력이 집을 싹쓸이해 가는 바람에 정작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입장에서는 매물이 많지 않습니다. 그 수요가 대기 수요로 쌓여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작은 요인만으로도 가격이 껑충 뛸 수밖에 없어요.

결국 투기수요를 없애야 집값을 잡을 수 있습니다. 투기가 끝나고 서울집값이 하락하려면 투기 매수자들이 보유한 주택이 매물로 나와야죠. 그러려면 주택 보유 비용, 즉 투기의 비용을 높여야 하고요. 투기비용은 금융 비용과 세금 비용인데, 둘 다 박근혜 정부가 대폭 낮췄거든요. 이걸 문재인 정부가 높이지 않아서 투기 심리가 식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하는 송기균 소장
 인터뷰에 응하는 송기균 소장
ⓒ 더불어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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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가 떨어지면 소비가 줄어든다?

- 요즘 언론 보도를 보면 물가 하락이나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자주 언급됩니다. 일례로 현직 금통위원 한 명은 언론 인터뷰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율(향후 1년간 상승률 예상치)의 하락을 방치할 경우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제 심리가 위축돼 20년간 장기불황에 빠진 일본 경제의 전철을 답습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발언에는 현재 1.5%인 기준금리를 더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간접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이런 주장을 어떻게 보십니까?
 "어리석은 주장이죠.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면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제 심리가 위축된다'는 주장은 '가계와 기업 소비심리가 위축된 이유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낮기 때문이다'라는 건데, 이게 서민층에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요? 물가가 낮아질 거라고 사람들이 예상하면 소비가 줄어든다는 소리잖아요. 오히려 물가가 떨어진다면 더욱 소비가 하고 싶어지지 않겠어요? 길을 가는 사람을 아무나 붙잡고 '가계 소비심리가 낮아진 이유가 뭔가?'라고 물어보세요. 10명이면 10명이 다 이렇게 대답할 거예요. '소비할 돈이 없어서 소비를 못 한다'.

물론 돈이 아주 많다면야 저 말이 맞겠죠. 가계가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미래에 돈의 가치가 상승할 거라고 예상하기 때문에 돈을 소비에 사용하지 않고 저축을 한다는 논리니까요. 한국의 가계저축률이 지금 미국보다 낮습니다. 가계대출이 2015년 이후 그 전(2011년~2013년 평균)보다 2배 급증했고, 가계부채가 주요 국가들 중 최고 수준이에요. 경제전문가들은 '가계부채가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이다'라고 얘기해요. 그 금통위원은 한국 현실을 아예 보지 않고, 머릿속으로 생각한 판타지 현실을 가정해서 주장하는 거예요.

경제가 살아나려면 가계소비가 증가해야 합니다. 가계소비가 증가하려면 가계가 쓸 수 있는 소득이 증가해야 하고요. 문재인정부가 초기 추진했다가 중단해버린 '소득주도 성장론'을 실현하려면 가계 가처분소득이 늘어나야 합니다. 그러려면 집값이 대폭 하락해야 하겠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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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와 경기,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

- 10월 16일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이번이나 다음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또 낮출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과연 금리를 낮춰서 경기를 부양하거나 경기 하강을 막을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는 경제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경기침체이므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죠. 그들에게 진심으로 금리 인하하면 경기 살아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명박 정부 부터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해서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1%대로 낮췄습니다. 2014년 이후 5년간 1%대의 기준금리가 유지되고 있지만 경기침체는 더욱 가속되었죠. 미국, 유럽, 일본의 사례를 보세요. 2009년 이후 제로금리를 10년간 지속하고 있지만 경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잖아요. 특히 일본의 경우, 90년대 초반 이후 0~1%대 금리를 25년간 유지했는데도 '잃어버린 25년'이 되었잖아요. 금리와 경기는 상관관계가 거의 없어요."

경제학자들의 나쁜 거짓말

- 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저소득층의 부채상환 부담이 증가한다는 것을 근거로 들곤 합니다. 또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늘기 때문에 경제 성장이 더뎌진다는 주장도 많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경제학자들의 가장 나쁜 거짓말 중 하나예요. 금리인상하면 대출받은 사람의 금리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죠. 그런데 대출을 어떤 사람이 받나요? 은행이 저소득층에게 대출을 해주나요? 은행의 대출심사 기준은 상환능력이에요. 그리고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제일 기본적인 기준은 소득이고요. 은행의 대출기준은 소득에 비례하는 거죠. 당연히 고소득자에게, 또 담보가 많은 사람에게 대출을 많이 해주는 거고요. 

저소득층은 대출을 받고 싶어도 못 받아요. 그런 저소득층이 금리 인상하면 금리부담이 더 크다는 주장은 악의적인 거짓말이죠. 

한국개발원(KDI)이 2012년 12월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주요현황과 위험도 평가'라는 두꺼운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금융기관의 실제 대출자료를 활용했고, 50만 명이라는 거대한 표본을 조사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고 참고할만한 자료예요. 여기서 소득 상위 20%가 전체 가계대출의 60%를 점유한다는 한 편, 소득 하위 20%와 20~40%는 각각 7%와 6%를 차지한다는 결과가 나오거든요.
  
 제일 대출을 많이 받는 소득 상위 20%
 제일 대출을 많이 받는 소득 상위 20%
ⓒ 송기균 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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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계대출이 1500조원이니까, 금리를 2% 인상한다고 하면 가계의 대출이자부담이 연 30조 원이 증가하게 되겠죠(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2분기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556조1000억원이에요. 여기서는 쉬운 설명을 위해 1500조원으로 계산합니다). 그중 60%인 18조 원을 소득 상위 20%가 부담하게 되는 거예요. 소득 하위 20%는 2.1조 원이 증가하니까 상위 20%의 1/9 수준인 겁니다. 

또한 저소득층의 대부분이 무주택자일 것입니다. 집값이 하락하니 전세와 월세가 하락해서 주거비 부담은 더 크게 감소하겠죠. 즉 금리인상이 저소득층에게 전체적으로는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는 겁니다.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대출을 받기가 훨씬 힘들 겁니다. 역시 상환능력을 기준으로 대출 여부를 결정하거든요.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금리가 인상되어도 좋으니 제발 대출 좀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경우도 많아요. 

 
 가계 가처분소득이 늘어야 기업도 산다
 가계 가처분소득이 늘어야 기업도 산다
ⓒ 송기균 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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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아마 "5년 전에 공장 살 돈으로 아파트 살 걸" 하면서 후회하는 중소기업 사장들이 많을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어떻게 혁신을 추구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겠어요?"

투기 천국 대한민국

- 2008년부터 10년간 주택이 490만호나 공급됐는데 같은 기간 다주택자들이 250만 호를 사재기했다는 보도가 며칠 전에 나왔습니다. 조중동 등의 언론에서는 마치 현 정부가 다주택자를 적대시하는 것처럼 보도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다주택자들은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어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놓을지 말지 결정하는 기준은 두 가지일 것입니다. 첫째,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가. 둘째, 앞서 말씀드렸듯이 주택 보유비용(금융 비용과 세금 비용)이 상승하는가.  

다주택자들의 주택 보유비용 중 세금 비용은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와 시세차익에 대한 세금인 양도소득세입니다. 종합부동산세는 지난해 '9.13 조치'에서 다소 인상됐고, 올해 12월 초에 고지서가 발부될 것입니다. 부동산 투기자들은 이미 자신들이 내야 할 세금을 인터넷으로 다 찾아봤을 거예요. 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내는 종부세는 거의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고 빠져나갈 구멍을 크게 만들어주고 있거든요. 그게 바로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입니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종합부동산세를 전액 면제해 주거든요.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 PD수첩 1172회 중.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 PD수첩 1172회 중.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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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양도소득세의 경우 2017년에 '8.2종합대책'에서 다주택자에게 40%에서 60%로 중과했습니다. 집을 팔아서 시세차익이 생겨도 그중 60%를 세금으로 걷어간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만약 이렇게 된다면 누가 주택에 투자를 하겠어요? 집값이 얼마나 오를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투기가 당장 중단되고 이미 투기로 산 주택 매물이 나와야 정상인 상황이에요. 그런데 투기 매물이 전혀 나오지 않았죠. 다시 말하지만 이유는 정부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줬기 때문입니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서 8년간 보유하기만 하면 양도소득세를 80% 이상 감면해 주거든요.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세금을 거의 안 내도록  해줬습니다. 그 이후 임대주택 등록이 급증했고요. 2016년, 2017년, 2018년의 서울 임대주택등록 추산이 각각 7.5만 채, 7.1만 채에서 14.2만 채로 급증하거든요. 이 3년 간 약 29만 채의 서울 주택이 임대등록됩니다. 임대주택 등록을 위해 매입됐을 거예요. 투기수요가 아직 엄청난 거죠."

의지만 있다면 가능한 해결책

- 부동산값 폭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서울집값 폭등을 만들었습니다. 서울 집값이 하락하려면 정책이 바뀌어야 해요. 

1. 금리를 인상하고, 2. 주택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이 폐지되어야 합니다.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당장 실행이 가능한 일들입니다. 특히 조세 정의,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공정성'을 위해서도 다주택자에게 베푸는 세금 특혜는 즉시 폐지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가 그런 의지를 가지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집단행동이 필수적입니다. 다 같이 진실을 정확히 알고 한 목소리를 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시민단체 더불어삶 홈페이지에도 게재됐습니다.
https://livewithall.tistory.com/358?category=54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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