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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및 의심농장이 7건으로 보고된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상황실에서 농식품부 관계자들이 일일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및 의심농장이 7건으로 보고된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상황실에서 농식품부 관계자들이 일일 점검회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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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대상 돼지가 5만 마리를 넘어섰다.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 Swine Fever, ASF) 최초 발병 1주일 만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4일 오전 11시 기준 총 2만 172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됐다. 24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강화군 소재의 감염 돼지까지 포함하면 3만 729마리가 추가로 살처분된다. 확진 사례가 늘어나는 상황이라 살처분 대상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ASF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는 총 7곳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25일 오전 인천 강화군 내 농가에서 접수된 의심신고 사례를 접수해 정밀검사를 진행한 결과 양성으로 결론 났다고 밝혔다. 또 26일 오전에도 강화 석모도에서 ASF 확진사례가 한 건 추가됐다. 경기도 양주시와 연천군, 인천 강화군 강화읍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각각 1건씩 들어와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정부의 방역작업에도 불구하고 좀체 잡히지 않는 ASF의 원인은 무엇일까? 차단은 불가능한 걸까? 감염 돼지들을 대상으로 '인도적 살처분'을 주장한 정부, 그렇다면 현장은 어떨까? 안락사 후 살처분하겠다는 방침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걸까?

25일 <오마이뉴스>는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관련 질문을 던졌다. 우희종 교수는 인터뷰 도중 "정부 당국에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며 예방책을 강조했다.

"ASF의 발병 원인 판단하기는 이르다"

- 계속 확산되는 ASF,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ASF의 발병 원인을 판단하기는 이르다. ASF의 잠복기가 충분히 지나지 않았다. 아직은 방역 실패적 확산이라거나 다른 원인이라고 확정 짓기 이르다. 물론 이 시점에서 관련 요인들이 서서히 파악돼야 하겠지만. 우선 3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둬볼 수 있다.

첫째는 차량으로 인한 바이러스의 확산이다. ASF의 1, 2차 발병 당시 발병 농가를 거친 차량을 보다 일찍 차단하지 못해서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수 있다. (정부도) 처음엔 차량이 질병과 아무 연관 없다고 하다가 이제 와서 있다고 하는 걸 보면 그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둘째는 첫 번째 요인보다 앞서서, 돼지가 폐사하기 전에 이미 질병이 확산됐을 가능성이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질병이 발생되는 동안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밖으로 방출된다. 그래서 방역팀이 들어가기 전, 돼지가 ASF로 인해 폐사하기 전부터 이미 많은 바이러스가 나왔을 가능성이다. 이때는 당연히 모든 차량의 이동도 자유로웠을 거다. 관련 요인이 지금의 3~5차 추가 발병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아직은 개인적인 추론이지만 환경적인 요인도 고려할 수 있다. 예컨대 북한을 지나간 태풍 '링링'의 경우다. 태풍은 생태계에서 작은 식물 씨앗이나 곤충의 알을 퍼뜨리는 역할도 한다. 북한의 오염지역을 지난 태풍이 그런 여러 가지 분비물이나 오염 사체 부스러기를 남측 접경 지역으로 넘겼을 가능성도 있다."

- 차량이 원인이라 하기엔 현재 발병지 대부분이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 한정돼있지 않나.
"물론 아직 의문은 남는다. 만일 발발 원인이 차량에 있다고 본다면 '왜 남쪽에서는 발발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다만 지금은 잠복기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나올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모든 원인이 차량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건 맞다. 약 일주일 정도 더 지켜봐서, 발병농가를 거친 차량의 동선과 발병지 위치를 대조할 필요는 있다. 현재 방역 당국은 해당 차량의 일주일 전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 관련 인과관계는 분명 파악할 수 있을 거다."

"국제기준보다 훨씬 강화된 표본조사 하겠다는 자세 취해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젖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하면 즉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약속을 어기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우희종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가 기자회견에 참석해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중단과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우희종 교수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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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번째 ASF 발병지인 김포 양돈농가는 앞서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발생했다(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언론브리핑에서 "경기 김포의 3호 발생 농가는 정밀검사 대상 농가에 포함돼 지난 20일 음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김포 사례와 관련해 정부 당국에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 국제 기준에 따라 표본조사를 하되, 김포 사례에서 본 것처럼 표본만으로는 충분한 예방이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과감하게 샘플링, 표본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한정된 개체로 샘플링, 표본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농장 안의 모든 동물을 다 검진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지점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김포시의 사례처럼 제대로 된 예방을 할 수 없다. 정부는 우리가 국제 기준에 따랐으니까 괜찮다는 자세보다, 국제기준보다 훨씬 강화된 표본조사를 하겠다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번 김포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 일부 국회의원과 시민단체에서 ASF 발병 전부터 국가 차원의 '선제적 예방대책'을 강조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축산물 가공품 수입절차 강화, 가축들에게 잔반 급여 금지, 북한과의 공동방역체계 구축 등이 있다.
"일단 정부는 예방 필요성을 받아들여 최소한 농장만큼은 관련 지침을 어느 정도 지킨 것 같다. 정부가 나름의 조치를 했음에도 질병이 발발한 것으로 보인다. 과학적인 접근으로 막지 못한 다른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역학조사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환경부는 5월 13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요청이 있을 때 음식물류 폐기물을 가축 먹이로 직접 생산해 급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 교수님은 ASF의 사전 예방을 위해 남북 간 방역 공조를 강조한 바 있다.
"분명 필요한 부분이었지만 현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본다. 내가 지난해 11월 평양을 방문해서 주장한 것도 이런 방역 공조에 대한 것이었다. (ASF와 관련해) 북한에 대해 UN, 미국, 한국의 3중 공조가 필요하다는 요구였다. 하지만 이런 방역 체계가 형성되려면 먼저 북한에 방역을 할 수 있는 첨단 기기가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것은 현재 철저히 제재되고 있다. 과학자 간의 교류마저도 제재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정말 남북공조에 의지가 있었다면 이런 제재를 적극적으로 풀었어야 했다. 그리고 북한에 우리가 방역기기를 보내거나 질병을 검사해 양국 간 정보가 공유될 것이라는 걸 충분히 보여주고 설명해야 했다. 하지만 어떤 행동이나 직접적인 대화 없이 편지만 하나 보내놓고 (방역 공조) 하자는 건 굉장히 무책임한 것이다. 북한도 그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방역 공조에 동참하지 않는 거다."

"생매장해선 안 돼, 관련자들 처벌해야"

- 현재까지 정부의 방역 대책을 어떻게 보나?
"앞서 말한대로 국제기준에 따라 잘하고 있다. 정부는 오히려 철저한 예방을 목표로 500m 살처분할 것을 3km까지 넓혀서 살처분하고 있다. 사실 ASF는 접촉되어 감염되기 때문에 그렇게 넓은 범위로 살처분할 필요는 없다. 공기로 전염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서 정부가 방역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ASF 확진 판정이 나오기 전 확산된 경우에 대해서는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때 제일 중요한 건 농장주들의 협조다. 감염된 돼지가 죽은 후에야 신고하는 게 아니라, 증상이 이상할 경우 방역 당국에 바로 보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방역당국도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전에 검사할 수 있다. 생태계에는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과학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은 빠른 신고와 빠른 대처뿐이다."

[관련기사] 안락사 후 살처분 한다더니... 일부 돼지들 산 채로 매장 (http://omn.kr/1kyf6)
 
 17일 오후 파주시 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농장 전체 돼지를 살처분 하고 있다.
 17일 오후 파주시 한 돼지농장의 살처분 장면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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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되는 살처분 현장은 어떻게 봐야 할까?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지난 17일 1차 감염 살처분 과정에서 의식이 있는 상태로 발버둥 치는 일부 돼지들을 산 채로 매장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생매장해선 안 된다.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 생매장 문제는 이미 2010년도 구제역 때 크게 문제 된 사안이다. 전례가 있는 상황에서 당국은 과거의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했다. 이를 고려해 당국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Standard Operating Procedure, SOP)'에 근거해 살처분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동물보호법 제10조에 근거한 SOP의 1조 5항은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하며, 동물의 즉각적인 의식 소실을 유도하고 의식이 소실된 상태에서 절명이 이루어지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가스에 대한 반응이 약하거나, 의식을 회복하였거나 의식회복이 의심되는 개체는 보조장치나 약물 등 보조방법을 이용하여 죽음을 유도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 적발된 현장에 대해 정부 측에서는 '동물보호와 함께 신속성도 중요시했다'고 답한 바 있다.
"그건 변명이다. 구제역 때의 경험이 없었다면 어느 정도 수용 가능한 말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앞서 수백만 마리가 생매장된 걸 경험했다. 이런 시점에 생매장 사례에 대해 위와 같이 얘기한다는 건 관련 문제 해결에 있어 무책임한 처사로 밖에 안 보인다."

- 하지만 이런 것이 적발돼도 법적 처벌은 없다.
"법적인 제재를 떠나서라도 이는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지점이다. 구제역 때 생매장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철저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생매장 상황이 발견된다는 건 관련자들에게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부 당국도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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