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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유엔 총회 연설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유엔 총회 연설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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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구에 있는 공립 D고교 역사교사가 수업시간을 활용해 '친일본 우익 역사수업을 한다'는 학생들의 원성이 나오고 있다.

A교사 "우리는 일본에게 전혀 못 이긴다"...일본필승론?

25일 오후 <오마이뉴스>는 이 고교 A교사(역사)의 수업 녹취파일 4개를 입수해 들어봤다.

최근의 역사수업 내용을 녹음한 이 파일에 따르면 A교사는 학생들에게 "문재인 정부에서는 선전 효과를 노리기 위해...대법원에서 개인 배상 판결에서 (한국인 피해자) 손을 들어줘버린 것"이라면서 "일본에서는 65년에 우리가 돈을 다 줬는데 또 줘야 하느냐. (그래서) 이런(한-일 무역분쟁) 문제가 생겼다"고 단정했다.

그런 뒤 이 교사는 다음처럼 '일본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소개했다.

"일본에서 하는 말이 정부와 정부끼리 합의한 내용을 그 다음 정부가 파기를 하면 한국을 누가 신뢰하겠느냐. 다음에 문재인 정부도 합의를 했다가 한 10년 뒤에 다른 정부가 나오면 또 합의를 해야 되느냐. 돈을 또 줘야 하느냐. 이런 문제가 외교적으로 또 걸리는 거예요. 맞죠?"

A교사의 '맞냐'는 질문에 대답하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반박하는 목소리도 없었다.

하지만 녹취파일에 담긴 수업 내용엔 "'개인의 대일 청구권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본 한국 대법원의 결정을 바꾸라는 것은 내정간섭"이라는 한국 정부의 주장은 없었다.

이 교사는 학생들에게 '일본필승론'도 설파했다.

"우리하고 일본하고 (무역분쟁으로) 싸우면 어디가 이기느냐? (한국은) 전혀 못 이깁니다. 전쟁이 붙었다 그러면 일본은 천만이 죽고 우리는 3천만이 죽겠죠. 그래서 남는 게 뭐 있노. 중국이 그것을 먹고 차버린다. 어부지리다."

이 교사는 '(현 정부가) 북한 간첩을 봐주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런 주장은 두 개의 녹취파일에서 비슷한 내용이 나온 점에 비춰볼 때 수업시간에 자주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해당 수업 내용이다.

"우리나라가 지금 위태로운 거예요. 이게 질서가 어디 있어요? 지금 간첩이 넘어와도, 넘어 왔던 거지 뭐. 비행기가 대구까지 북한군이 쳐들어와도 말이야. 비행기가 아니고 새떼가 690마리가 날아갔다고 해 쌌고 말이야. 이게 무슨 나라가 이래."

일부 우익 유튜버나 극우 사이트에서 주장해온 '북한 비행기의 대구 출현설'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국방부는 이런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밝혀왔다.

해당 내용을 녹취한 학생은 후견인에게 "A교사가 수업시간에 현실과 딴판인 고리타분한 애기를 일방적으로 너무 자주해서 참고 참다가 녹음을 하게 됐다"고 녹음배경을 설명했다고 한다.

'간첩 봐준다' 교육한 A교사는 통일인권-계기교육 담당 교사

해당 학생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부산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립고 역사교사가 학생들 앞에서 일본 편만 들고, 일본엔 진다는 패배주의를 전파해도 되는 것이냐"면서 "해당 교사가 있는 학교 앞에서 집회를 여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D고교 업무분장표를 보니 A교사는 이 학교에서 '통일, 인권, 민주교육과 계기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A교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이날 D고에 전화를 걸어 '해명과 반론을 할 수 있도록 쪽지를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A교사의 전화 또는 문자를 받을 수 없었다.

태그:#일본필승론 수업, #역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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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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