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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정신건강 중요성

2017년 한국의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4.3명으로 OECD국가 중 가장 높다. 한국의 자살 사망률은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2012년부터 자살문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노력으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이나, 여전히 연간 1만2463명, 하루 34.1명이 자살로 사망하고 있다(2017년 통계청 자료).

높은 자살 사망률과 함께 정신질환으로 진료받는 환자의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45~54세 노동자의 경우 35~44세 대비 정신질환을 가진 경우가 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에는 주로 육체적 노동과 직접적인 유해요인 노출이 주요 직업 관련 유해요인이었다면 지금은 산업구조 변화로 인한 다양하고 복잡한 노동의 증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치열한 경쟁 구도, 고용불안의 증가가 원인이 되어 직무 스트레스, 감정노동, 일터 괴롭힘 등 일터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2018년 10월 18일부터 감정노동자보호법이, 2019년 7월 16일부터 일터괴롭힘방지법이 시행 중이다.

최근 연구소는 상임활동가 역량 강화를 위하여 안전보건공단 교육원의 교육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일터에서의 정신건강관리' 교육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교육과정에 참가하였다. 참가자는 서울, 경기 중부지역에 있는 사업장의 안전 및 보건관리자, 사업장 보건관리대행기관의 안전 및 보건관리자, 근로자건강센터 정신건강 업무 담당자, 그리고 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 담당자 등이었으며, 최근 일터에서의 정신건강 문제에 관한 높은 관심을 반증하듯이 참석자들이 많았다. 일터에서의 정신건강의 문제점을 이해하고 관리방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서 2박 3일 동안 진행된 18시간의 교육과정을 시작했다.

일터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일터의 정신건강을 잘 관리하고 정신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첫 단추는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직업적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다. 노동자는 하루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낸다. 특히 장시간 노동을 조장하는 한국 사회의 경우엔 더욱 그러하다. 그렇기에 작업장에 만연한 권위적인 조직문화나 노동과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는 기업 마인드는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교육에서 아쉬웠던 점 중의 하나는 일터에서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을 참가자들과 함께 찾아보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못한 것이다. 참석자 대부분이 사업장 안전보건관리 업무를 담당하지만 서로 다른 사업장에서 일하기에 '직업적 원인' 중 공통적인 것도 있지만 개별 사업장에만 나타나는 특정 요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함께 각 사업장의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토론했다면,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일터의 각종 문제점을 미리 이해해보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개인적인 수준부터 집단적 수준, 사회적인 수준까지 다양하다. 그 퍼즐 중 산업안전보건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사항은 사업장 환경, 조직 문화 등일 것이다. 한국의 경우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하루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기 때문에 더욱 직업적 요인의 영향이 클 것이다. 이를 진단하고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우리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개인적인 수준부터 집단적 수준, 사회적인 수준까지 다양하다. 그 퍼즐 중 산업안전보건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사항은 사업장 환경, 조직 문화 등일 것이다. 한국의 경우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하루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기 때문에 더욱 직업적 요인의 영향이 클 것이다. 이를 진단하고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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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적 관리방안보다는 개인 차원의 관리로 귀결?

많은 이들이 산업안전보건교육원의 교육에 참여하는 이유는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자로서 직장 내 정신건강 관리방안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여 노동자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교육 내용은 집단적인 진단·관리보다는 개인 차원의 평가·관리에 더 비중을 두는 내용이었다. 가령 '자살위기 개입방안'의 경우 자살위기에 있는 개인을 어떻게 진단하고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경험과 사례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일터에서 자살위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직장문화를 조성하거나 조직적으로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것에 관한 내용은 아쉽게도 부족하였다.

일터에서 원활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는 이유에는 성격 등 개인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권위적인 조직문화와 위계적인 권력구조에 의한 불평등, 낮은 성인지 감수성 등 집단적인 요인의 영향이 훨씬 중요하다. 아무리 개인적인 관리방안이라지만, 원활한 인간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제시한 DISC검사(인간을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검사법)는 일터괴롭힘과 과로자살이 빈번히 발생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 접근방식으로 생각된다. 더군다나 직장 내 정신건강관리 방안으로 제시한 내용은 평가도구 중심의 접근 등 실제로 '일터 정신건강' 향상을 위한 집단적인 관리방안, 매뉴얼 마련, 기업 차원의 조직문화 개선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사례가 부족했다.

오히려 최근 법제화된 감정노동자보호법안, 일터괴롭힘방지법이 일터에서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조건과 체계, 안전.보건관리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토론과 논의가 좀 더 시의성 있는 주제이며, 참가자들의 고민과 맥이 닿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부분이 전체와 함께 이어지고 연결되어야

앞에서 이야기된 문제와 함께 마지막으로 제기하고 싶은 것은, 여전히 '일터에서 정신건강관리'를 위해서 무엇부터 시작하고, 어떻게 할지를 감을 잡지 못하는 답답함이다.

크게 4가지 주제-직업성 정신건강 이해, 직장 내 정신건강 관리, 주요 정신건강 문제 및 평가, 자살위기 개입방안으로 나누어서 진행된 교육과정이지만 실제 교육은 자료집 순서와 맞지 않게 배치되었고, 강의안 또한 자료집에 설명된 내용과는 맞지 않아서 내용을 이해하는 데 혼란스러웠다.

주제별 교육은 사업장에서 진행된 경험보다는 강사의 개별적인 경험과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배치된 내용이 많거나, 강사가 관심이 있는 평가도구 중심으로 구성되었는데, 이러한 내용이 일터에서의 정신건강 관리와 어떠한 접점을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연결되어 평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였다. 이렇다 보니 일터의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A부터 Z까지의 흐름을 잡거나 체계를 만들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좀 더 부분이 전체와 함께 이어지고 연결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30년 전부터 꾸준하게 증가하였고, 실제 1997년 국가 부도 사태를 겪으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한 자살사망율, 그리고 최근 더 심각해지고 있는 정신건강의 문제를 더는 관망해선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더 우선되어야 했던 것이 '일터에서의 정신건강 관리'이기에 지금이라도 제대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 산업안전보건교육원의 교육과정이 있다고 생각하며, 보다 발전적이고 현실에 맞는 '일터에서의 정신건강' 교육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덧붙이는 글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 산업안전보건교육원 교육 프로그램 참가 후기를 기획연재합니다. 세 번째 글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이숙견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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