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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시 선장면 대정리, 마을 바로 앞 절대농지로 고속도로가 지나간다.
 충남 아산시 선장면 대정리, 마을 바로 앞 절대농지로 고속도로가 지나간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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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익산 고속도로(서부내륙고속도로)의 실시계약 승인이 관계 기관 협의와 주민민원 등의 문제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져졌다. 이런 가운데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과 관련된 추가 민원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서부내륙고속도로 실시계약 승인을 앞두고 고속도로 노선이 비교적 정확하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고속도로 노선 일부가 일반에 공개 되면서 그에 따른 민원도 점점 더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에 무관심했던 주민들조차도 고속도로 건설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서부내륙고속도로 관련 민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진 충남 아산 지역에서도 관련 민원이 봇물처럼 터져 오고 있다. 충남 아산시 선장면 대정리·장곳리 등 선장면 7개 마을 주민들은 최근 공개된 서부내륙고속도로 설계도를 보고 '경악' 했다.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지나가는 줄로만 알았던 서부내륙고속도로가 마을 바로 앞으로, 그것도 성토 형태로 지나간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아산시 선장면 일대를 돌아 봤다. 대정리 주민 A씨는 "우리 동네는 절대 농지라 축사도 함부로 짓지 못하는 곳"이라며 "이런 마을 바로 앞으로 고속도로가 지나간다고 한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이런 도로가 나온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마을 앞으로 성같은 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는 제대로 했나?

대정리 주민 오경식씨도 "서부내륙고속도로는 대정리 장곳리 신덕리 마을 바로 앞으로 지나가는 것도 모자라 토성을 쌓아 마을을 고립 시키고, 기존의 농로까지 차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며 "고속도로가 생기면 주민들은 코앞에 있는 논에 나가기 위해서 수 백 미터를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을 앞으로 토성 형태의 고속도로가 생기면 분명히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텐데, 환경영향평가는 제대로 한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서부내륙고속도로 위로 새롭게 기존 도로가 설계 되어 있다. 이럴 경우, 도로가 높아져 추락사고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서부내륙고속도로 위로 새롭게 기존 도로가 설계 되어 있다. 이럴 경우, 도로가 높아져 추락사고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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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리와 이웃해 있는 장곳리의 상황도 비슷했다. 고속도로가 마을과 인접해 지나가면서 주민들은 소음과 분진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광철 장곳리 이장은 "최근에서야 고속도로 도면을 보게 되었다. 도면을 보고 나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서부내륙고속도로는 국토부의 실시계약 승인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국토부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피해와 관련해 최 이장은 "고속도로가 마을 바로 앞으로 지나간다. 소음과 분진 피해가 발생할 텐데 걱정"이라며 "주민들의 숫자가 적다고 무시하는 것인가. 마을과 멀리 떨어진 외곽으로 지나가던지, 아예 고속도로를 만들지 말던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도로가 고속도로 위로 지나가도록 설계된 것도 문제다. 주민들은 트랙터와 같은 농기계나 오토바이를 타고 높고 위험한 도로를 다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국토부 "노선 변경은 곤란하다" 

서부내륙고속도로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각종 민원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민자 사업자가 설계한 노선을 그대로 수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원의 주된 내용은 노선을 변경해 달라는 것"이라며 "주민이 요구하는 노선으로의 변경은 사실상 곤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부내륙고속도로는 홍성군 천태리 광산 갱도 통과 문제, 예산군 신암 오가 응봉의 구릉지 통과로 인한 민가 피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은 대흥면 슬로시티 관통 문제 등 곳곳에서 종합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형용 서부내륙고속도로 주민대책위 전 사무국장은 "국토부가 서부내륙고속도로의 실시계약을 승인하고 민간 업자의 편을 들어 줄 경우, 주민 반발은 앞으로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착공과 동시에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형태의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란색으로 표시된 곳이 대정리(위쪽)와 장곳리 이다.
 파란색으로 표시된 곳이 대정리(위쪽)와 장곳리 이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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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서부내륙고속도로 , #평택익산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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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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