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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지역사회가 다시 뜨겁다. 지난해 12월 월평공원 공론화 위원회에서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추진에 대한 중단 결정이 났음에도, 대전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정림지구 개발사업을 조건부 가결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8일 대전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월평공원 정림지구 민간특례사업을 조건부 가결했다. 환경이 양호한 부분을 보전하는 배치계획 수립, 3종 일반주거지역 선택의 적정성, 주변 환경을 고려한 용적률 하향 및 층수 검토, 교통여건을 감안한 교통 개선대책 검토, 경관 상세 계획에 대한 전반적 검토가 조건부 내용이다. 

일반적인 사업이라면 사실 이의 제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도시계획위원회의 고유한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시민들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철회를 권고한 사안이다. 이 공론화 과정 역시 대전시가 진행한 행정절차다. 때문에 공론화 결과를 부정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결정일 수밖에 없다.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시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행정에 의해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다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월평공원 대규모아파트 건설저지 시민대책위가 구성되고 인간띠잇기, 1인시위, 108배, 시청 앞 농성장을 비롯해 거리에서 2년여간 힘든 싸움이 진행되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대전시에 주장한 것이다. 

결국 대전시는 2017년 12월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공론화 합의를 이끌어 냈다. 2018년 민선 7기가 출범하고, 협의체를 공론화위원회로 전환하여 민간특례사업 추진여부를 시민들이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반대하는 시민 뜻 거스른 도시계획위
 
2017년 4월 진행한 월평공원 인간띠잇기 행사 .
▲ 2017년 4월 진행한 월평공원 인간띠잇기 행사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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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도시공원위원회 부결염원 108배 .
▲ 2017년 10월 도시공원위원회 부결염원 108배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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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6개월 동안 진행된 공론화 결과가 발표되었다. 결과는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에 대한 반대가 60.4%, 찬성이 37.7%였다. 이로써 시민들은 월평공원에 대규모 아파트를 건설하는 민간특례사업방식이 아닌 온전한 보전이 가능하도록 시 재정을 투입하라고 결정했다. 공론화 이전에는 과반 이상이 민간특례사업을 찬성했지만, 해당 과정을 거치면서 여론이 변화한 것이다. 한층 성숙된 숙의민주주의가 실현됐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반대 이유로는 '생태계, 숲 등 자연환경 보전이 필요하다'가 65.5%로 가장 많았다. 공론화 결과는 도시공원 보전에 대한 큰 그림 없이 안일한 행정을 펼친 대전시가 초래한 사회적 갈등의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시민이 선택한 첫 번째 정책 결정의 사례다. 

공론화가 끝나는 날 이 과정에 참여한 숙의단은 제주도처럼 공론화 결과를 뒤집는 정책결정에 대해 우려했고, 허태정 시장은 대전시에서는 그런 결과가 없을 것이라고 현장에서 약속했다. 시민들의 뜻을 받아 월평공원을 제대로 보전할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런데 공론화를 통해 결정된 권고사항을 도시계획위원회가 뒤집어 버렸다. 물론 도시계획위원회의 고유한 권한과 심의 과정은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도시계획위원회에게도 시민의 뜻을 반영할 책무가 있는 것 역시 주지의 사실이다. 공론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가결'을 결정한 것은 이런 책무를 방기한 행위다. 7

공론화위원회의 결과는 일반 여론조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지역 갈등이 매우 심각했던 사안에 대해 대전시가 예산을 투입해 공론화 절차를 거쳐 결정하기로 한 시민들과의 약속이다. 공론화 과정이 종료된 이후 찬성 측의 반발이 있었으나, 이를 후퇴시킬 만한 특별한 상황은 없었다. 

이럴거면 왜 물어봤나
 
지난 5월 정림지구 가결에 대한 입장발표 모습 .
▲ 지난 5월 정림지구 가결에 대한 입장발표 모습 .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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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전시가 예산을 사용하고,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결정을 하겠다고 약속한 정책결정 수단이 부정된 것이다. 단순한 여론조사 정도로 치부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여론은 이미 공론화과정에서 수렴되었다고 보는 것이 마땅한 것이다. 때문에 이번 결정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대전시 또한 매우 심각한 우를 계속해서 범해왔다. 그 동안 대전시는 월평공원 공론화 위원회의 결정은 갈마지구에 한정되었다고 주장했다. 월평공원에는 갈마지구와 정림지구 2개의 민간특례사업이 추진 중인데, 갈마지구만을 가지고 공론화를 진행한 것이라는 해석을 해왔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공론화 최종 설문지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데 대한 찬성과 반대를 묻고 있다.
▲ 공론화 최종 설문지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데 대한 찬성과 반대를 묻고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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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평공원의 민간특례사업 추진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공론화를 진행한 것이다. 실제로 공론화 과정에서 월평공원 전반의 생태, 경제, 문화적 내용이 검토되었다. 대전시 역시 월평공원 전체 매입비를 계산하여 시민숙의단에게 민간특례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시민참여단 설문지에도 분명하게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에 대해 찬성하는지 반대하는 지를 묻고 있다. 갈마지구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 이를 갈마지구로 한정하여 해석한 것은 대전시 뿐이다. 

결국 대전시는 월평공원을 지키겠다고 결정한 공론화 시민참여단과 대전시민이 결정한 정책을 뒤집은 결과를 자초했다. 대전시가 숙의단과 대전시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할 이유다. 이번 결정으로 대전시가 월평공원을 보전하기 위한 결단이 필요했지만 그 결단을 도시계획위원회에 일부러 미루어온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시민과이 신뢰가 매우 중요한 지자체에 심각한 타격이 발생한 것이다. 

대전시장은 입장을 밝히라

오는 14일 월평공원에 추진되는 또 하나의 특례사업 갈마지구에 대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있다. 이번마저 공론화 과정을 부정한 결정이 나온다면, 대전시는 이제 시민과 약속을 할 수 없다. 그 누구도 대전시의 행정을 믿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허태정 시장은 대전시의 입장이 무엇인지 명확히 시민에게 밝혀야 한다.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식으로 숨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공론화 결과를 수용해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약속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를 시민들에게 답해야 할 때다. 14일 가결로 결론나면 정말 끝이다. 

개인적으로 도시계획위원회에게도 민주적절차인 공론화 위원회의 결과를 존중받을 수 있는 결정을 해줄 것을 호소한다. 성숙된 민주주의 절차를 수포로 돌린 것은 한번으로 족하다. 시민들의 숙의과정이 무참히 짓밟힌다면 후퇴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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