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망중한 80년대 미국 망명 시절의 김대중-이희호 부부가 설거지를 함께 하며 모처럼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당시 <피플>에 실린 사진이다.
 80년대 미국 망명 시절의 김대중-이희호 부부가 설거지를 함께 하며 모처럼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당시 <피플>에 실린 사진이다.
ⓒ 웅진지식하우스 제공

관련사진보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민주화운동 동지, 여성운동가였던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10일 오후 11시 37분 97세로 별세했다.

이 이사장은 서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오늘(10일)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올해 들어 급격히 건강이 나빠져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고 투병 중인 간암 때문에 위중설도 나왔다. 4월 20일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별세했을 때에는 주변에서 그에게 이 소식도 알리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고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휠체어를 밀며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15일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1922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이사장은 이화여자전문학교(현 이화여자대학교) 문과에 입학했다 2년 만에 강제 졸업한 뒤 1946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 다시 입학, 1950년 졸업했다. 그는 1954년 미국으로 떠나 테네시주 램버스대학과 스캐릿대학에서 사회학 석사과정을 밟은 뒤 돌아왔다.

정치인 김대중을 만나기 전부터 그는 '여성운동가 이희호'였다. 이 이사장은 오랜 세월 YWCA과 여성단체협의회에 몸담았고, 여성문제연구회 등에서 활동했다. 1964년 회장이 된 첫 해에는 여성노동자들의 근로실태 조사 보고서로 만들고, 1967년에는 여성정치의식 조사를 진행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14일 평양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에서 공연을 마친 학생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격려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이사장이 지난 2000년 6월 14일 평양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에서 공연을 마친 학생들과 함께 박수를 치며 격려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결혼은 그의 인생에 큰 변곡점이었다. 1962년 5월 20일, 결혼한 지 열흘째에 이희호 이사장은 남편이 '민주당 반혁명 음모사건'으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는 것을 목격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이후에도 의문의 교통사고, 납치, 가택연금, 내란사건 등에 휘말려 수차례 죽음의 문턱을 오갔다. 이 이사장은 아내이면서 민주화운동가로서 그의 곁을 지켰고, 각계에 지지를 호소했다.

마침내 1997년 김대중 대통령이 4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 이사장은 70대 후반이라는 나이에도 아동과 여성인권에 적극 관심을 보였고, 김대중 정부에서 여성부가 만들어지고 여성 공직 진출이 늘어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 또 영부인으로서 거의 매년 1회 이상 단독 해외 순방에 나섰고, 2002년 5월에는 대통령을 대신해 유엔 아동특별총회에 참석했다.
 
 23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영결식을 마친 뒤 이희호씨가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모여 있는 시민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8월 23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영결식 당시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 모여 있는 시민들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2009년 그런 동반자를 잃은 뒤에도 이 이사장은 햇볕정책을 강조하고 김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축하행사를 여는 등 남편의 뜻을 이어가고자 힘썼다. 2011년 12월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평양을 찾았고, 2015년 7월에는 취약계층 의료 지원을 위해 방북했으나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만나진 못했다.

김 대통령은 결혼 이듬해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에 새로 얻은 집에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새긴 문패 2개를 나란히 걸었다. 생전에 김 대통령은 "아내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발로였다"고 회고했다. 이 이사장도 자서전 <동행>에서 "참 길고도 매서운 세월을 함께 걸어왔다"고 했다. 이 책의 부제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는 김 대통령이 손수 지은 것이었다.

댓글2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