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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새 집값 1억 폭락"…일산 신도시 격앙

지난달 11일 국내 경제일간지의 기사 제목이다.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이 지난 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에 포함되자, 주변 일산 집값이 급락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일산신도시 주민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일산신도시 주민들로 구성된 경기도 일산신도시연합회는 지난 23일 성명서를 통해 "3기 신도시 계획 철폐"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기신도시 고양 지정, 일산신도시에 사망선고-대책을 요구합니다'라는 글도 올라왔다.

경기 고양시(고양시 정)가 지역구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값 폭등 보도에 편치 않은 모습이다. 김 장관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집값이 1억, 5000만원 떨어졌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추측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경기 고양시 일대 아파트 값은 정말 폭락했을까. 

<오마이뉴스>는 경기부동산포털을 통해, 4월 1일~5월 3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와 서구 아파트 매매거래 600여 건을 분석했다. 이중 3기 신도시 발표날인 5월 7일 전후로 매매가 이뤄진 아파트 단지 25곳, 34건(5월 7일 전후 매매 거래 각 1건)의 비교 사례를 추렸다.

신도시 발표 이후 일산 아파트 거래 살펴보니
  
그 결과 지난 7일 신도시 발표 이후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한 사례는 전체의 55.8%인 19건으로 나타났다. 신도시 발표 이후 오히려 집값이 올라 거래된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거래차액별로 보면 신도시 발표 전 거래가격보다 1000만 원 미만 상승한 사례는 8건, 1000만~5000만 원 상승은 8건, 5000만 원 이상은 3건이었다.

고양시 일산동구 하늘마을 5단지(84.67㎡형)는 지난 5월 2일 2억 6800만 원(17층)에 거래됐는데, 5월 18일에는 6000만 원 오른 3억 2800만 원(2층)에 팔렸다. 일산서구 탄현동 두산위브더제니스(120.78㎡형)도 4월 1일 매매가는 8억 4000만 원(55층)이었지만, 5월 14일에는 5100만 원 상승한 8억 9100만 원에 거래됐다.

식사동 위시티 일산자이1단지(84㎡)도 지난 20일 4억 4500만 원에 팔리면서, 지난 4월 26일 거래(4억)보다 4500만 원 올랐다. 백석동 백송마을(58㎡)과 풍동 숲속마을 7단지(84㎡)와 9단지(100㎡), 식사동 하늘마을 2단지(84㎡) 등도 집값이 올랐다.

가격 떨어진 채 거래된 사례 12건, 상승 거래보다 적어

신도시 발표 이후 매매가가 하락한 사례는 12건, 35.9%로 상승한 사례보다 적었다. 신도시 발표 이전 거래 가격보다 1000만 원 미만 하락한 사례가 7건, 1000만~5000만 원 하락이 3건, 5000만 원 이상 하락은 2건이었다.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강선마을 화성(69.9㎡)의 경우, 지난 4월 15일 3억 3350만 원(8층)에 거래된 이후, 5월 16일 6350만 원 하락한 2억 7000만 원(14층)에 팔렸다.

강선마을은 신도시 발표 이후 매매 호가가 1억 원 떨어졌다는 언론 보도가 나와 화제가 됐던 곳이다. 하지만, 실제 가격이 1억 원 떨어진채 거래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 진흥(134.67㎡) 경우 4월 23일 6억 원(7층)에 거래됐다. 이후 5월 9일에는 1층에서 2억 1000만 원 하락한 3억 9000만 원에 팔린 경우가 나왔다.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거래 가격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주변 부동산 관계자의 말이다.

강촌마을 인근 D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강촌마을 진흥 134.67㎡형은) 현재 급매물도 5억 4000만 원 수준에 나오고 있는데, 2억 이상 하락한 최근 매매는 비정상적인 거래로 의심된다"며 "최근 호가가 낮아지고는 있지만, 하락폭이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풍동 숲속마을 9단지(122.8㎡)와 덕이동 하이파크일산아이파크2단지(124㎡), 가좌동 가좌마을7단지(161㎡) 등도 5000만 원 미만 수준에서 하락 거래됐다. 매매 가격이 신도시발표 전후로 큰 변화가 없었던 사례는 3건이었다.

"일산 신도시 대규모 하락 아니다, 여러 영향 종합 고려해야"

종합적으로 보면, 일산신도시 아파트 가격이 3기 신도시 발표 직후 급락세라고 보긴 어렵다.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오히려 매매 가격이 오른 사례가 많고, 5000만 원 이상 급락한 사례는 특수한 사례로 구분되고 있다.

아파트 매매 시세 통계에서도 대규모 하락 추이는 감지되지 않는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변동률에 따르면, 5월 둘째주(12일 기준) 경기 고양시 매매가 변동률은 -0.11%, 셋째주는 -0.13%, 넷째 주는 -0.14%를 기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현재 시세 추이를 볼 때, 일산신도시 일대 아파트 가격이 급락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최근 하락세는 3기 신도시 발표 영향도 일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수도권 거래가 약세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이어 "3기 신도시가 발표됐다고 해서 당장 주거 수요가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산신도시 영향은) 3기 신도시 입주 시점에서 신규 아파트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일산신도시, #3기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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