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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면 대전 계족산에서는 맨발축제가 열린다. 이번에는 지난 11~12일 열렸다. 사람들이 계족산 맨발축제를 찾는 이유는 계족산에 있는 황톳길을 맨발로 걷기 위함이다. 매번 언론으로 축제를 접했지만 이번에는 큰맘 먹고 가족과 함께 맨발 마라톤에 참가하기로 했다. 산길을 13km 걷는 코스라서 아이에게는 무리일 것 같아 코스를 완주하기보다는 마라톤에 참가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계족산 맨발축제 입구에 환영 현수막이 걸려있다.
 계족산 맨발축제 입구에 환영 현수막이 걸려있다.
ⓒ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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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축제장에 도착해서 주차를 하고 올라가니 안내소가 보인다. 이곳에서 등번호를 받아들고 마라톤 출발선으로 올라갔다. 마라톤 출발선은 생각보다 멀리 있기도 하고 가는 길이 경사도 급해서 매우 힘이 들었다. 출발선에 도착하니 이미 마라톤을 하고 온 사람처럼 땀이 흘렀다. 출발선에는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황토를 밟으면서 대기하고 있었다.

드디어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사람들이 걷기 시작했다. 맨발로 황토를 밟으면서 산속을 걷고 있으니 자연과 하나된 느낌이 들었다. 옆에서 같이 맨발로 걷는 아내도 연신 기분이 좋다며 얼굴가득 미소를 짓는다.

4살짜리 아들은 걷는 게 힘든지 계속 안아달라고 떼를 써서 다른 참가자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사람들을 다 보내고 천천히 걷기로 했다. 천천히 걸으니 주변 풍경도 눈에 더 잘 들어왔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는 나무그늘은 말 그대로 자연이 주는 선물과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발바닥으로 느껴지는 황토의 부드러운 질감은 이상하게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 
 
 계족산 맨발마라톤 참가자들이 황토길을 맨발로 걷고 있다.
 계족산 맨발마라톤 참가자들이 황토길을 맨발로 걷고 있다.
ⓒ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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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신고 있던 신발에서 벗어나 발에도 자유를 주니 몸이 날아갈 듯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면서 행복한 표정으로 마라톤을 즐기고 있었다.
마라톤 코스는 완만한 편이라서 어린 아이와 함께 하는 가족이 걷기에도 크게 부담이 없었다. 중간중간 마련되어 있는 황토체험장에 들어가 발목까지 황토물에 발을 담그는 것도 재미난 경험이었다.

아내와 웃고 떠들면서 길을 걷다 보니 어느덧 황토길 반환점에 도착했다. 황톳길 반환점 이후부터는 황톳길이 없어서 마라톤을 완주할 사람은 신발로 갈아신고 걸어야 한다고 먼저 도착해서 쉬고 있던 사람들이 알려주었다. 막상 반환점에 도착하니 끝까지 완주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어린 아들과 아내를 생각해서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발을 씻고 신발로 갈아신은 후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왔다. 
 
 계족산 맨발마라톤 축제장에 "계족산 황톳길이 좋아요" 카드가 걸려있다.
 계족산 맨발마라톤 축제장에 "계족산 황톳길이 좋아요" 카드가 걸려있다.
ⓒ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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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잘거리는 산새의 노래소리와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면서 천천히 걷다 보니 어느덧 출발했던 곳까지 내려왔다. 우리 가족의 첫 마라톤인 만큼 기념사진도 촬영하고 내려왔다. 밑으로 내려오니 완주증과 기념품 간식을 나눠주었다. 완주를 한 것은 아니기에 완주증과 완주메달을 받기에 양심에 찔렸지만 참가한 것만으로도 절반의 완주는 한 것이라 생각하고 감사히 받았다.
   
 숲속의 음악회공연장에서는 주말 오후 3시에 "뻔뻔한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숲속의 음악회공연장에서는 주말 오후 3시에 "뻔뻔한 클래식" 공연이 열린다
ⓒ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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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간식은 숲속의 음악회공연장에서 앉아서 먹었다. 이 곳에서 '뻔뻔한 클래식' 공연이 매주 주말에 열린다. 공연을 보고 갈까 했지만 공연시간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서 아쉽지만 그냥 내려가기로 했다. 대신 걷느라 지친 아들을 위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와 축제기간이라서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계족산 황톳길에서 맨발도장찍기 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계족산 황톳길에서 맨발도장찍기 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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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존에서는 볼펜만들기, 캐리커처, 토우만들기, 에코백 만들기, 황토숲길 액자만들기, 황토 염색체험 등 다양한 체험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계족산 황톳길을 걸었다면 인증용으로 맨발 도장은 필수가 아닐까. 우리 가족도 맨발 도장을 찍어 맨발축제에 왔다는 인증샷을 남겼다. 

계족산 맨발 마라톤을 참가하면서 우리 가족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하나 만든 것 같다. 아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추억을 할 수 있도록 매년 축제에 참가해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족산 황톳길은 맨발 축제가 끝나도 계속 이용할 수 있으니 가족과 함께 자연 속에서 힐링하고 싶은 분은 방문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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