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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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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물을 주지 않은 농산물은 내다 팔 수 없는 곳, '당장'이 27일 당진시농업기술센터(이하 센터) 올해 첫 번째 장터를 펼쳤다. '마트에서 볼 수 없는 보물을 만나는 시장'이 콘셉트인 '당장'은 직접 기른 농산물을 가지고 나온 농민들 그리고 수공예품 작가들이 참여해 작지만 아기자기한 장터를 꾸몄다.

어린이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파머스 마켓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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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센터에서 마련한 파머스마켓 기획과정 참가자들이 중심이 돼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파머스마켓을 준비하면서 이들이 생각한 고객층은 어린 자녀와 그 부모들이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같은 온라인 홍보 활동도 열심히 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홍보물을 보내기도 했다. 

자녀와 함께 방문한 조영주(36, 원당동)씨는 "아이 어린이집에서 홍보물이 와서 인스타그램을 찾아 정보를 얻었어요. 처음 장터에 나와 봤는데 가까운 데다가 아이가 체험할 수 있는 것이 많아서 좋아요"라고 말했다. 

22개 이상의 출점 농부들 역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마련하거나 건강한 먹을거리를 소개하기 위해 노력했다. 

양대파를 키우는 젊은 농부 김도혜씨는 양대파를 이용해 김밥, 전, 음료 등을 만들어 아이들이 먹어 볼 수 있게 했다. "양대파는 아이들에게도 맵지 않고 좋은 음식이에요. 그런데 아직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 '당장'을 이용해 소개하고 싶었어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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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에 상점 '모심지(母心地)'를 두 딸과 함께 펼친 김정수(81, 신평 매산리)씨는 "고추, 마늘, 열무, 배추, 무, 감자와 콩까지 다양한 농작물을 키웠지만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어요. 호미로 직접 제초 작업을 했지요. 고되지만 건강한 먹을거리잖아요"라고 했다. 김씨는 어렵게 키운 농작물을 가지고 열무김치, 장아찌, 된장, 고추장 그리고 조청까지 직접 만들어서 장터로 가지고 나왔다. 

사실 이런 '당장'과 같은 장터가 아니라면 고된 작업을 할 수가 없다. 힘든 노력을 기울인 농부의 마음과 노력을 가격에 다 담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파머스마켓 기획과정의 강사이자 '당장'의 기획자인 권민진씨는"'당장'이 정당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터가 되길 바랐어요. 우리 장터에서는 생산한 농부의 얼굴을 직접 보여주고 그들이 만든 농산물이 스토리가 되고, 그 스토리가 가치가 됐으면 해요"라고 말했다.

상품이 아닌 농산물, 마트와 다른 장터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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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마저 규격화, 획일화되고 놀이터를 만드는 재료들까지 커다란 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다고 해요. 마치 마트에서 파는 채소와 과일들처럼요." 

'당장'이 열린 센터 중앙 잔디밭에는 나무로 조성한 놀이터가 만들어졌다. '놀이동산, 키즈카페, 학원이 아닌 아이들이 동네 시장에서 만나 뛰어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자들이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장터에서 파는 농산물 역시 마트처럼 상품으로만 접하는 것이 아니다. 장터에 들어서면 유채꽃처럼 핀 배추꽃을 보면서 그것이 예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센터의 친환경농업과 심화섭 과장은 "아이들에게 씨앗에서부터 자라는 농산물의 성장과정을 경험하게 해 주고 싶었어요. 그러면 우리 아이들이 농작물에 애정을 갖게 돼요. 예를 들어 김치를 안 먹는 아이들이 김치를 담가보면 김치를 먹게 되는 것과 비슷하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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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농부에게 나뭇잎 쿠폰을 내밀어 물건을 사 오는 미션을 수행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나뭇잎 쿠폰은 한 장당 천 원어치의 값어치다. 장터를 찾는 손님들이 현장에서 사용한 개인 수저, 장바구니 등을 가지고 오면 나뭇잎 쿠폰을 나누어 준다. 환경을 생각하며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서다. 

마트에서 볼 수 없는 농부의 얼굴을 보며 그 마음을 읽고, 상품이 아닌 농산물을 보면서 그 뒤에 감춰진 이야기를 찾아보는 장터. '당장'은 올해 5번을 더 열 계획이며 다음 장날은 5월 2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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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당진신문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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