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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기자회(RSF)는 매년 4월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합니다. 언론자유지수는 세계 각국에서 언론자유가 얼마나 보장되고 있는지 수치화한 지표입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프리덤하우스도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해왔지만, 2017년 이후에는 자료가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습니다.

"나쁜 10년을 지나 뚜렷한 발전이 있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평가한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2006년 31위를 기록한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 이후 계속 떨어졌습니다. 2009년에 69위로 떨어진 후 2010년 42위로 회복되긴 했으나 2016년에는 70위를 기록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2017년 63위, 2018년 43위로 순위가 상승했습니다. 18일 발표된 2019년 언론자유지수는 41위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았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에는 결과를 두고 "나쁜 10년을 지나 뚜렷한 발전이 있었다(Distinct improvement after a bad decade)"고 평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의 2019년 대한민국 언론자유지수 평가(국경없는기자회 홈페이지)
 △국경없는 기자회의 2019년 대한민국 언론자유지수 평가(국경없는기자회 홈페이지)
ⓒ 국경없는기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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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언론엔 지금이 '언론 자유의 겨울'

지난 3월 1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회에서 블룸버그통신의 특정 기사를 인용하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측은 블룸버그통신 기자 개인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이에 국경없는기자회는 '문재인을 비판한 기자들에 대한 대한민국 집권당의 공격을 규탄한다'(2019/3/22)라는 성명을 냈습니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3월 28일 10면에 <'국경없는기자회'도 한국 여당 비판 "언론자유 약속한 문 대통령이 나서라">(이민석 기자)와 <사설/ "문 대통령이 직접 '외신기자 겁박' 입장 밝혀달라">를 내고 국경없는기자회 성명 내용을 인용하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역시 외신기자클럽 등을 인용해 언론자유의 우려를 표했습니다. 

조선·중앙·동아는 문재인 정권의 언론 자유를 매우 걱정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 칼럼 <터치! 코리아/혐오와 분노의 총구를 거둬라>(4/20, 김윤덕 기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호통치니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다 (중략) 3년 전 광화문 광장을 밝혔던 촛불, 그로 인해 권력을 얻은 현 정권과 이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언론들이 부르짖는 '정의'란 과연 무엇인가"라고 한탄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사설/ '검은 머리 외신기자'에서 드러난 집권당의 언론관>(3/20)을 통해 "언론의 자유는 단지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민주주의라는 경구를 되새기기 바란다"고 조언했습니다. 동아일보는 <'빨갱이'를 '빨갱이'라 부르지 못하는 나라>(3/4, 김순덕)에 "표현의 자유까지 갈 것도 없다. 빨갱이를 빨갱이라 부를 수 없는 나라는 북한과 다름없는 전체주의 국가다"라며 개탄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언론자유 상황 얼마나 다루었나?

언론 자유에 관심이 많은 조선·중앙·동아는 국경없는기자회가 평가하는 언론자유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언론자유지수가 크게 추락한 2009년 1월 1일부터 2019년 언론자유지수가 발표된 이후인 4월 24일까지 국경없는기자회, 언론자유지수, 언론자유 순위를 언급한 언론사 기사의 수를 비교했습니다. 한국의 언론자유에 대한 해외 평가를 얼마나 다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10년간 국경없는기자회의 성명이나 언론자유지수, 언론자유순위가 언급된 기사량
 △10년간 국경없는기자회의 성명이나 언론자유지수, 언론자유순위가 언급된 기사량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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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총 270건 중 187건(69%)이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기사였습니다. 한국이 언급된 기사만 따지면, 162건 중 절대다수인 142건(88%)이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기사였습니다. 동아일보는 한국에 대한 언급 자체가 36건(19%)으로 적었습니다. 중앙일보는 17건 보도했습니다. 경제지인 매일경제 21건보다도 언론자유에 대한 해외평가 자체를 많이 다루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전후로 기간을 나누어 기사량의 변화도 비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후 언론자유 순위가 상승하자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한국에 대한 언급이 감소하였고 보도량도 줄어들었습니다. 반면에 조선일보는 오히려 기사량이 늘었습니다. 한국에 대한 언급 비율도 15%에서 40%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조선일보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불리한 평가가 나올 때는 보도하지 않다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올 때마다 보도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실수(?)로 말해버린 한국의 언론자유지수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국경없는기자회, 언론자유지수, 언론자유순위가 언급된 기사들(2009/1/1~2019/4/24)
 △조선, 중앙, 동아일보의 국경없는기자회, 언론자유지수, 언론자유순위가 언급된 기사들(2009/1/1~2019/4/24)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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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언급한 기사의 세부 내용을 보면 조선·중앙·동아의 태도는 씁쓸하게 만듭니다. 10년간 한국의 언론자유지수 언급은 조선일보 7건, 중앙일보 7건, 동아일보 6건입니다. 

조선일보는 국경없는기자회 성명의 "언론자유에 어두운 10년 이후 대한민국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따라 큰 개선이 있었고, 언론자유지수도 63위에서 43위까지 올랐다"는 대목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이밖에 언론자유지수나 국경없는기자회의 성명을 언급한 경우는 사설에서 한번, 국경없는기자회 성명서 내용을 언급한 경우는 한 번입니다. 대북정책을 비판한 미국 보수 논객들에게 반박하는 천준호 주미 대사관 공공외교공사의 발언과 문재인 대통령 발언, 일본 산케이신문의 세월호 7시간 추측보도사건 때 <왜 언론자유, 자유 언론인가>라는 제목의 책을 소개하면서 언급되었습니다. 

중앙일보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7건 중 3건은 외부칼럼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발언, 진중권 발언, 산케이신문 세월호 7시간 추측보도사건 때 한 번씩 언급되었습니다. 

동아일보는 문재인 대통령 발언에서 인용된 1건을 제외하면 나머지 5건은 외부칼럼이었습니다.

'언론 자유'는 '나만 자유'가 아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YTN, KBS, MBC 등 방송사들은 임직원,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사장과 주요 인사가 선거캠프 인사들로 채워졌습니다. 정권에 불편한 방송을 하는 프로그램은 폐지되었으며 언론인들은 해고되었습니다. 그동안 조선·중앙·동아와 매일경제는 종편이라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이들 언론 입장에서는 언론 자유가 회복되는 지금의 상황이 언론장악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언론 자유는 조선·중앙·동아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선·중앙·동아는 자신들과 논조가 다른 언론사에 자신들만의 기준으로 '언론 장악' 낙인을 찍어선 안 됩니다. 해외 기관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진실의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해야 할 것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09년 1월 1일~2019/4/24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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