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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를 무섭게 했던 식목일 전날 발생했던 산불 가운데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산불은 속초시와 고성군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다음날인 식목일 오후에야 완전히 진화됐다.

산불은 남긴 후유증은 현재진행형이다. 피해조사가 끝난 민가와 사업장들은 중장비를 동원해 정리에 들어가 있으나 이재민들은 여러 장소로 분산돼 관계당국과 자원봉사자들의 지원으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이재민에게 '당분간'이라는 말

17일 산불의 영향으로 탐방객이 심각할 정도로 줄었다는 얘기를 듣고 사실 확인을 위해 오색약수 인근 상가를 찾았을 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오마이뉴스> 독립편집국 김성욱 기자가 취재를 나왔다며 천진초등학교를 취재하러 갔는데 모두 이동하고 30여 이재민 가족만 아직 머물고 있어 취재를 어디서부터 해야 될지 물었다.

지난 8일 천진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대피소를 취재하며 "가까운 곳에 친인척이 있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생활한다고 했다. 그러나 친인척도 며칠은 괜찮을지 몰라도 시간이 길어지면 서로 불편하기 마련이다. 학교 체육관을 대피소로 사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국회 고성연수원과 같은 곳을 이재민이 사용하게 한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으나 이마저도 '당분간'이란 전제 조건이 있다"고 밝혀두었다.

이런 현지 사정을 모르니 천진초등학교 체육관으로 취재를 나가서야 대부분 다른 장소로 분산됐다는 걸 확인하게 됐다. 마침 18일엔 서울시공무원연수원과 장천리 일대를 취재하러 나갈 계획이었기에 아침에 만나기로 했다.

속초 동명항 수복탑에서 9시에 김성욱 기자를 만나 택시로 서울시공무원연수원으로 이동했다. 교통편이 불편해 취재를 나가면 택시를 불러 이동해야 되는 걸 알게 됐다고, 고성군 토성면사무소 근처에서 약속장소로 나올 때도 택시를 탔다며 김 기자가 말했다. 산불이 났을 때는 버스가 끊긴 시간이라 양양에서 속초까지 택시로 이동했다고 알려줬다.

한 달 예정으로 속초와 고성을 취재할 계획으로 왔다는 김 기자는 짐이 많았다. 고성군에서 이재민의 편의를 위해 지원 나온 공무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김 기자의 가방을 맡기고 밖으로 나오니 경희의료원 버스가 들어왔다.

고성산불 피해 이재민 지원 의료봉사

위욱환 대외협력본부 사회사업팀장과 인사를 나누고 취재를 해도 좋다는 허락부터 받았다. 위 팀장 외 4명의 스탭이 호흡기내과 이정미 교수의 인솔로, 한방과 홍예진, 권서연 전공의와 가정의학과 양지수 전공의 외 김순애 간호사 외 3명, 조아영 약사가 이재민들을 위해 달려온 것이다.
  
경희의료원 산불피해 이재민의 건강을 위해 지원에 나선 경희의료원 의료진이 18일 오전 9시 30분 서울시공무원연수원에 도착했다.
▲ 경희의료원 산불피해 이재민의 건강을 위해 지원에 나선 경희의료원 의료진이 18일 오전 9시 30분 서울시공무원연수원에 도착했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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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준비 도착하자 곧장 짐을 옮긴 의료진들이 연수원의 세미나실을 진료실로 사용하기 위해 꾸미고 있다.
▲ 진료준비 도착하자 곧장 짐을 옮긴 의료진들이 연수원의 세미나실을 진료실로 사용하기 위해 꾸미고 있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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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시작 이재민들의 건강을 위해 경희의료원에서 현장으로 달려온 의료진이 10시 30분 이재민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작했다.
▲ 진료시작 이재민들의 건강을 위해 경희의료원에서 현장으로 달려온 의료진이 10시 30분 이재민을 대상으로 진료를 시작했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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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공무원연수원 지하(뒤에서는 1층이나 정면에서는 지하 1층) 1층 세미나실에 현장진료실이 차려졌다. 고성군에서 지원 나온 공무원들이 연수원의 도움으로 오전 열 시 반부터 오후 네 시까지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방송했다.

위 팀장이 진료실을 꾸미다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대외협력으로 현장에 나오면 사실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현수막을 거는데 잘못 왔다고 했다. 사진을 보면 촬영장소와 시간 등이 기록된 메타정보가 있다. 하지만 서류에 사진을 첨부하면 메타정보를 알 수 없으니 현수막이 있어야 되는데 새로 제작한 현수막이 며칠 전 속초시로 지원 나갔을 때 사용한 걸 그대로 제작된 걸 모르고 현장에서야 확인하고 난처해했다.

기사에 이런 사정을 밝히면 되니 걱정 마시라고 해도 자체적으로 업무처리에 필요하기 때문에 걱정이라 했다.

현수막을 안 건 상태에서 10시 30분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이번 고성산불은 농가들이 피해를 많이 봤다. 그리고 농촌엔 젊은이들이 드물다. 자연히 이재민 가운데 노인들이 많다.

경희의료원은 한방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노인들은 양방보다 한방을 더 선호하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였다. 대다수 노인들이 한방을 찾았다. 접수를 하는 과정에서 1차 문진을 통해 진료 받을 의료진으로 안내를 해도 한사코 한방 진료를 받았으면 하는 노인도 있었다.

산불 때문에 호흡기내과도 많이 찾았다. 산불 아니라도 봄철이면 영동지역은 잦은 강풍과 황사 때문에 호흡기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더구나 어린이와 노인들은 작은 환경변화에도 취약하다. 거기다 산불로 탄 산림은 바람이 불면 재와 흙먼지가 날린다.

1시간 정도 취재를 한 뒤 김 기자와 장천리로 취재를 다녀왔다. 잘못 제작돼 걸지 못했던 현수막도 다시 제작해 걸려 있었다. 서울시공무원연수원은 속초시 관할지역에 있지만 경희의료원의 18일 진료봉사는 고성군과 협약을 맺은 관계로 '고성군 산불 피해 주민 의료봉사'로 제작해야 됐는데 속초시로 돼 있었다.

이날 경희의료원 현장 의료봉사는 양방 26명과 한방 28명의 이재민이 혜택을 받았다. 워낙 피해범위도 넓고, 이재민들도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다 보니 의료지원이 된다는 걸 모두에게 알리기도 어렵다. 그리고 안다고 해도 거리가 먼 곳에선 선 듯 나서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19일 현재 고성군 지역의 이재민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이 수용된 곳은 속초시 노학동 721-3 (미시령로 3160)의 서울시공무원연수원이다. 65세대 166명의 이재민이 66실의 연수원 숙소를 사용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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