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현대, 롯데 등 국내 5대 재벌들이 지난 10년간 제조업보다는 비제조업 계열사를 더 많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본으로 쉽게 수익 창출이 가능한 건설·부동산·임대업 계열사를 집중적으로 늘렸다는 분석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10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07~2017년 5대 재벌(삼성·현대차·LG·SK·롯데) 계열사 증가와 업종변화 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5대 재벌들의 계열사 수는 2007년 227개에서 2017년 369개로 142개 늘었다. 기업별로 보면, 롯데가 46개로 가장 많고, SK(39개)와 LG(37개), 현대차(17개), 삼성(3개)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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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년 5대 재벌별 제조업 및 비제조업 계열사 증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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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과 비제조업으로 나눠보면 5대 재벌은 비제조업 계열사를 더 많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 5대 재벌의 비제조업 계열사 수는 모두 110개 늘어난 반면, 제조업 계열사 수는 32개 증가에 그쳤다.

비제조업 계열사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롯데로 10년간 38개사가 늘었다. 이어 LG 28개, SK 18개, 현대차 14개, 삼성 12개 등의 순이었다. 비제조업계열사 증가분 가운데 건설·부동산·임대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15%(22개사)로 가장 높았다.

사업 내용에 건설·부동산·임대업종이 있는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증가 폭은 41개로 늘어난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건설·부동산·임대 업종 계열사는 롯데(14개)가 가장 많이 늘렸고, 현대차(9개), SK(4개), 삼성(1개) 등의 순이었다. 건설·부동산·임대 업종 계열사를 늘리지 않은 곳은 LG가 유일했다.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은 "땅을 사면 고용이 없으니, 노조가 없고, 세금은 절반 밖에 내지 않으면서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재벌 대기업들이 미래 산업 동력에 신경쓰기보다 관심을 땅과 부동산에 돌리는 슬픈 지주의 나라"라고 비판했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재벌들이 땅을 사서 제조업 공장을 늘리려는 것 아닌가 하고 들여다보니, 골프장과 부동산 임대업, 아파트 분양 이런 일만 하고 있었다"며 "제조업 공장은 동남아로 이전하고, 국내는 노조가 안생기는 부동산 업종으로 전환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재벌들의 이런 행태를 막기 위해, 대규모 기업 집단에 소속된 계열사에서 출자받은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에 출자를 금지하도록 출자 구조를 이중으로 제한할 수 있게 제도를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대해 보유부동산(토지, 건물)의 주소, 면적, 장부가액, 공시지가 등을 사업 보고서에 의무 공개하도록 관련 법도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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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강당에서 열린 재벌 계열사 업종 분석 현황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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