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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새 지폐 도안 공개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일본 정부의 새 지폐 도안 공개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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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구한말 한반도 경제 침탈을 이끌었던 인물을 그려 넣은 새 지폐를 발행한다.

일본 NHK에 따르면 8일 일본 재무성은 새로 발행할 1만엔, 5000엔, 1000엔짜리 지폐 도안을 공개하며 1만엔권에 시부사와 에이이치(澁澤榮一·1840~1931년)의 초상을 넣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지폐 도안을 바꾸는 것은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기자회견에서 "일본 국민으로부터 폭넓게 인정받은 인물들을 새 화폐의 초상으로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가장 고액권인 1만엔권의 주인공 시부사와는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서구식 자본주의를 일본에 들여와 제1 국립은행(현 미즈호은행), 도쿄증권거래소, 도쿄가스 등 500여 개 기업과 단체 설립에 관여했다.

일본의 조세, 화폐, 은행, 회계 제도를 근대적으로 개혁했으며 그가 1927년 출간한 <논어와 주판>은 부의 사회적 환원과 도덕적 경영을 강조하며 일본 경영인들의 필독서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구한말 대한제국에서 유통된 지폐에 자신의 초상을 그려 넣고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와 경인철도합자회사를 설립하여 한반도 경제 침탈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는 당시 일본 기업들에 한반도 진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했다

현재 사용되는 1만엔권의 초상 인물은 후쿠자와 유키치다. 후쿠자와 유키치 또한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사상적 배경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호 바꾸면서 새 지폐 발행... "새로운 시대 축하하려는 것" 

5000엔권의 초상 인물은 여류 작가 히구치 이치요우에서 일본 최초의 여성 유학생이자 여성 교육 개척자로 알려진 쓰다 우메코로 교체하기로 했다.

또한 1000엔권도 매독균을 발견한 노구치 히데요에서 페스트균 연구자이자 파상풍 치료법을 개발하며 일본 의학의 선구자로 불리는 기타사토 시바사부로를 넣기로 결정했다. 기초 과학 강국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아베 정권은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고 나루히토 새 일왕이 즉위하면서 연호가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바뀌는 것에 맞춰 새 지폐를 발행,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NHK는 "왕위 계승에 따라 다음 달 1일 연호가 바뀐다"며 "(새 화폐를 발행하는 것은) 국민들이 새로운 시대를 축하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일본의 새 화폐는 2024년 상반기부터 발행될 예정이며, 위조 방지 기술을 강화한 새 500엔 동전도 2021년부터 유통된다. 

태그:#시부사와 에이이치, #일본 지폐, #아베 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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