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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가 수해예방 목적으로 관평천의 나무를 베어내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가 수해예방 목적으로 관평천의 나무를 베어내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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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가 수해예방을 목적으로 관평천의 나무를 벌목하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가 수해예방을 목적으로 관평천의 나무를 벌목하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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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가 수해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관평천의 나무를 베어내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관평천 나무 학살 사건'이라 부르며 유성구를 비난하고 있다. 이에 유성구는 수해예방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항변하고 있다.

'관평천'은 관평동을 가르며 흘러 갑천으로 이어지는 지방하천으로, 대덕테크노밸리 조성 사업 과정에서 수십억 원을 투입, 생태하천으로 정비된 하천이다. 대규모 아파트와 주거단지 사이를 흐르다 보니 지역주민들의 산책로 등으로 사랑받고 있는 것.

그런데 최근 지역주민들은 하천에 나왔다가 깜짝 놀랐다. 해마다 봄이면 파릇파릇한 새싹을 틔우고,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이 되어 주던 나무들이 모조리 베어져 없어진 것이다.

이는 최근 유성구가 수해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관평천의 지장수목 제거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주민들은 단체채팅방 등을 통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나무를 베어낸 유성구를 비난하고 있다.

심지어 주민들은 이번 사건은 '관평천 나무 학살 사건'이라 부르며, 이번 사업의 근거자료를 요구하는 민원을 대전시에 제기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대전시 홈페이지에 제기한 민원을 통해 "그 동안 가까운 거리에 관평천과 같은 아름다운 자연자원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며 "그런데 지인으로부터 관평천의 나무가 모두 베어졌다는 너무나 황당한 소식을 전해 듣고 달려가 직접 확인한 현장은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처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천범람의 원인이 정말 나무들 때문인지 묻고 싶다. 혹여 그렇다고 하더라도 호안의 나무 전부를 모조리 베었어야 했느냐"면서 "관평천 범람의 주요 요인은 무용지물인 펌핑 시설과 물길을 가로막는 보 시설들이다. 또 이로 인해 적체된 모래, 그리고 양쪽 둔치에 설치된 불투수층인 자전거 도로와 운동시설 등이 더 큰 원인이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나무를 베어버리는 게 정말 최선이었느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관평천 나무 몰살 사건은 어떤 이유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몰지각한 행정이며, 주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지역의 소중한 공공자원을 망가뜨린 너무나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행정"이라고 분개하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사업의 개요와 목적, 내용이 담긴 세부 계획서, 자문을 받은 전문가 명단 및 의견서, 향후 관평천 공사 유무와 구체적인 공사 계획 등에 대해 공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반발에 대해 유성구는 '수해예방'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유성구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지난 해 관평천이 범람하는 수해가 발생해서 수해복구 사업을 현재도 진행하고 있다. 그 사업의 일환으로 지장수목 제거를 하게 된 것"이라며 "수해예방을 위해서는 나무를 제거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은 관평천의 수목에 대해서 특별히 제거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해 수해로 인한 큰 피해가 발생해 벌목을 하게 된 것이다. 수해가 나면 나무가 쓰러져 물길을 막고, 떠내려가는 나무가 시설물을 파손시킨다"며 "주민들 중에는 오히려 벌목을 왜 하지 않느냐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범람의 주요 원인이 되는 자전거 도로나 운동시설, 보 등이 더 큰 문제 아니냐'는 주민들의 지적에 대해 "사실 하천에 그러한 시설들을 설치하는 것은 지양하는 게 맞다"면서도 "그러한 시설들은 주민들의 이용 빈도가 높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하천 유수에 장애가 되는 나무를 제거할 수 밖에 없었다. 하천의 모든 나무를 벌목한 것은 아니고, 법면 쪽 나무만 제거했다"고 말했다.

태그:#벌목, #대전유성구, #관평천, #수해예방, #지장목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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