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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학교병원노동조합, 울산노동인권센터가 4월 3일 오전 10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지역 병원노동자 임금·근로조건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노동조합, 울산노동인권센터가 4월 3일 오전 10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울산지역 병원노동자 임금·근로조건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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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병원노동자 68%가 갑질행위를 경험하고, 72%가 연장수당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질행위로는 폭언(59.4%), 성희롱(12.5%), 술자리강요(11.9%), 폭력(11.9%), 기타(4.4)순으로 나타났으며 기타에는 '병원지인갑질', '강제영화보기', '정치후원금강요', '행사참여강요' 등이 포함됐다.

이는 공공운수노조 울산대학교병원분회와 울산노동인권센터가 울산지역 100병상 이상 노동조합 미조직 병원사업장을 대상으로 임금 및 근로조건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로, 200명 직접대면 설문방식으로 진행됐다.

울산노동인권센터 등은 3일 오전 10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열고 "병원노동자들이 심각한 무료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최저임금법 위반, 야간수당 및 연장수당 미지급, 통상시급 산정오류로 인한 심각한 체불임금에 시달린다"고 밝혔다.

'갑질 경험' 68%, '경험못했다' 6%... 1시간~3시간 공짜노동 하고 있어"

조사대상인 울산지역 병원노동자들의 평균 근무기간은 3.6년, 평균임금은 234만 원이었다. 

이들은 "갑질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설문에 68%가 갑질행위를 경험한 바 있다고 답한 반면, 경험하지 못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6%(11명)에 그쳤다.

또한 "근무시간 지나서 일하면 연장수당을 받습니까?'라는 설문에는 72%(140명)의 응답자가 '연장수당을 받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울산노동인권센터는 "심각한 공짜노동에 시달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센터는 "병원특성상 반드시 환자 인계타임이 필요한데 대부분 사업장에서 근무시간표에 인계타임을 반영하지 않아 조기출근과 잔업으로 적게는 1시간 많게는 3시간가량의 공짜노동을 하고 있었다"며 "야간수당의 경우 대부분 사업장에서 야간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여전히 10.2%(20명)가 야간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울산노동인권센터는 "병원노동자들이 인력부족으로 인한 심각한 노동강도와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면설문조사에서 병원노동자들은 절박한 목소리로 '충분한 인력보장, 식사시간을 보장해라', '출퇴근만 하게해주세요', '1인당 환자수나 노동강도가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호소했다"며 "대부분 인력부족으로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심각한 노동강도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또한 설문조사 과정에서 2018년도 최저임금 157만 원에도 못미치는 147만 원의 월급을 지급하는 최저임금법 위반사례와, 16시간 이상 계속근무하는 당직근무에도 불구하고 야간·연장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근로기준법 위반사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통상시급에 상여금과 정기수당을 포함하지 않아 통상임금 산정 오류에 따른 연장·야간수당 과소지급 사례, 근로자 동의없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사례, 포괄역산방식연봉제에 따른 불합리한 임금차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타인에게 급여수준을 공개하지 않을 것'을 서약받고, 합당한 평가기준없이 병원 자의적으로 월급을 동결 또는 삭감하는 등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노동관계법 위반사례가 제보되었다"면서 "병원노동자들은 법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들은 "울산지역 병원사업장은 병원노동자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하고, 우선 노동자로서 보장된 최소한의 근로기준법과 노동관계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며 "노동부는 병원사업장에 만연한 노동관계법 위반 시정을 위해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해 위법행위를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한편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에 따르면 인구 1천 명당 활동간호사수는 울산시의 경우 3.24명으로 광역시도 중 인천(2.95명) 다음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고용노동부는 간호사 공짜노동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부산·울산·경남의 대학병원 9곳과 300병상 이상 대형병원 22곳 등 모두 31개 병원사업장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다.

이 결과 31개 근로감독 대상병원 100% 모두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이 적발됐고, 199억원의 임금체불을 적발 한 바 있다. 

울산노동인권센터는 "하지만 여전히 병원에서 횡횡한 공짜노동과 갑질문화는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노동조합이 조직되지 않은 병원사업장에서는 아직까지 공짜노동과 갑질문화가 여전한 것으로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태그:#울산병원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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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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