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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경남 도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김경수 경남 도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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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후 48일 만에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을 거론하며 재판부에 '보석 허가'를 호소했다. 한편 재판장은 문명국가를 이야기하며 '비난 자제'를 강조했다.

19일 오전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가 진행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은 제 성의를 자신의 조직 운영에 악용했다"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드루킹 등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과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을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관련 기사 : '드루킹 댓글 공모'로 법정구속된 김경수).

재판 막바지에 발언권을 얻은 김 지사는 "저는 노무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모셨고 정권교체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가까이서 도왔다"라며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나 모임에서 요청이 있으면 그분들을 대신해 성심성의껏 응대해야 하는 것이 의무이자 도리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동원의) 이런저런 요구에 대해 다른 온라인 모임과 마찬가지로 원칙대로 임했다"라며 "무리한 인사요구도, 문재인 후보 만남 요구와 통화 요구도, 청와대 방문 요청도 어느 것 하나 실현되지 않았다, (제가 김동원과) 불법을 공모한 사이라면 이런 상황이 더 이상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김경수 "도정 공백 안타까워" - 특검 "특혜 달라는 요청"

김 지사는 재판부에 거듭 보석 허가를 요청했다. 그는 "남아 있는 법적 절차를 통해 뒤집힌 진실을 바로잡을 기회가 있겠지만 법정구속으로 발생하게 된 도정 공백은 어려운 경남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까움이 크다"라며 "특검 도입 이후, 그 와중에도 (저를) 믿고 선택해주신 경남도민들에게 빠른 시일 내에 의무와 도리를 다할 수 있길 간절히 기원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허익범 특별검사팀 측은 "피고인(김 지사)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들을 모두 진실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부인하거나 비난하면서 1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라며 "피고인이 죄증을 인멸할 염려가 현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다. 또 "도지사임을 이유로 석방을 요청한다는 것은 오히려 특혜를 달라는 요청에 불과할 소지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재판장 차문호 부장판사는 김 지사의 보석 요청에 "도정 수행 책임과 의무는 법이 정한 보석 허가 사유가 아니다"라면서도 "헌법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에게 법이 정한 보석 불허 사유가 없다면 가능한 보석을 허가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보석을 허가해야 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신청 사유들을 세밀하게 검토해야 하고 120여 권에 이르는 피고인에 대한 방대한 증거기록 및 공판기록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 기일인 4월 11일 이후 김 지사의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재판장의 이례적인 15분간 심경 토로
 
 김경수 경남 도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공판을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김경수 경남 도지사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공판을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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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차 부장판사는 이번 재판에 임하는 입장을 발표하는 데에 약 15분을 할애했다. 그는 사촌동생인 차성안 판사를 회유했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사법농단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으나 1심 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와 달리 불기소됐다.

성 부장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전속연구관으로 일했고, 영장전담판사 시절 사건 기록 등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런데 김 지사는 1심 판결 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특수관계라는 점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했다, 재판 결과를 통해 현실로 드러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차문호 부장판사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일각에선 서로 다른 재판 결과가 당연시된다 예상하고, 그런 결과는 저나 우리 재판부 판사님(주심 김민기 판사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경력 때문이라고 하면서 벌써부터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간 재판을 해오는 과정에서 이러한 사례를 경험해보지 못했다"라며 "문명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고인을 지지하거나 피고인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진실과 상관없이 자기가 원하는 결론만을 요구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라며 "법정 밖에서 이뤄지는 비난과 예단은 무죄추정을 받고 있는 피고인을 엄벌하라고 재판부를 압박하는 것으로 보이거나, 무조건 무죄로 재판하라는 협박으로 비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비난과 예단은 피고인이 무죄로 추정되는 가운데 평온한 마음으로 자신의 방어권을 충분하게 행사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저는 법관이기에 앞서 부족한 사람인지라 하나하나의 말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평정심을 잃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사건에 어떠한 예단도 갖고 있지 않고, 공정성을 잃지 않은 채 재판에 임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차 부장판사는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에, 사법의 신뢰를 위해, 그리고 피고인이 좀 더 편안하게 재판받게 하기 위해 이 재판을 맡고 싶지 않았다"라고도 했다. 이어 "재판부가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피고인과 변호인은 지금이라도 기피를 신청하라, 검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그러나 양쪽이 기피 신청 의사를 밝히지 않자 차 부장판사는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재판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 변호인인 홍기태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재판장이 서두에 말한 부분에 대해 저희 변호인들도 적극 공감하고 유념하겠다"라며 "특히 피고인도 이 재판에서 여러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고 적극 당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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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이희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