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탈퇴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관련사진보기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이행을 중단하고 6개월 후 탈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종결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위반에 대응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

INF는 탈퇴를 선언하면 6개월 후 발효되며, 미국의 조약 이행 중단은 2일부터 시작된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러시아가 조약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60일 후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는 지난 수년간 조약을 위반했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라며 "러시아의 위반은 수백만 명의 유럽인과 미국인을 더 큰 위협(greater risk)에 빠뜨렸다"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오랫동안 아무런 처벌 없이 은밀한 방식으로 우리 동맹국들과 해외 기지를 위협하는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하고 배치하면서 조약을 위반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그동안 조약을 철저히 준수했지만 러시아가 준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구속받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하는 모든 미사일과 발사대, 관련 장치를 파괴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조약 이행을 중단하고 6개월 후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체결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사거리 500~1천km의 단거리와 1천~5천500km의 중거리 지상발사 탄도·순항 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실전 배치를 전면 금지하고 폐기한다는 내용이다.

이 조약은 미국과 러시아의 군비 경쟁을 억제하고 냉전 종식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미국은 수년 전부터 러시아가 신형 미사일을 개발하며 조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러시아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전날까지도 조약 유지를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결렬됐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불행하게도 협상이 진전되지 못했다"라며 "미국이 러시아를 협박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대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는 INF가 폐기될 경우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등 국제사회의 군비 경쟁이 다시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의 INF 탈퇴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라면서도 "러시아가 다시 조약을 준수해 조약이 폐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한 것은 명백하다"라면서 "그러나 미국의 탈퇴가 발효될 때까지 6개월 동안 대화를 진행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태그:#미국, #러시아, #INF 조약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