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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춘추전국시대에 제나라의 영공이란 남장 여인들을 좋아하는 왕이 있었다. 왕이 남장여자를 좋아한다는 것이 백성들에게 알려지자 온 나라 안에 여자들이 남장하는 것이 유행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영공은 여자들이 남장하는 것은 금지했으나 전작 궁중에 여자들을 여전히 남장하게 했다. 영공의 이런 이중적인 모습을 양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파는 것(양두구육, 羊頭狗肉)과 같다고 비판하였다.

장애인계에서는 올 7월에 시행하는 장애인등급제폐지가 양두구육 같은 정책이라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당시 약속했던 장애인등급제폐지를 실행하지 않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는 서울 광화문광장 지하도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에 들어갔었다.

장애인계를 달래기 위해 박근혜 정부에는 급히 장애인등급제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장애인계의 반발은 불붙듯 더욱 거세게 일어났다. 당시 정부에서는 대체로 6등급으로 나누어진 장애인등급을 2등급으로 단순화시켜 모든 장애인들에게, 맞춤식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서 장애인복지를 상향평준화를 시키지 위한 정책이라고 홍보하였다.

하지만 장애인계에서는 장애인등급제 개편안이 시행되면 오히려 복지서비스가 하향평준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6등급으로 나누어 있던 장애인등급이 2등급으로 축소되면서 더 장애인들이 필요한 복지서비스들을 받을 못하는 경우들이 더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에게 복지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장애정도를 검사하고 판정을 내려야 한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장애인등급제를 2등급으로 축소하면서 장애정도를 판정하는 기준도 2등급으로 축소하려고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이번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장애인등급제를 2등급으로 축소하면서 장애정도를 판정하는 기준도 2등급으로 축소하려고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이번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장애인등급제를 2등급으로 축소하면서 장애정도를 판정하는 기준도 2등급으로 축소하려고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이번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 unsplash

장애인등급제가 2등급으로 축소가 되어도 장애정도를 판정하는 기준은 특수교육에서 활용하는 개별화교육개획처럼, 장애정도와 장애유형별 특성에 맞은 판정기준들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야만 장애인들이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지금보다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장애인등급을 폐지되면 장애인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복지서비스들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정부의 말대로 장애인들이 복지서비스들을 선택할 수 있게 하려면 현재보다 전국에 복지인프라가 잘 갖추어야 한다. 장애인들이 전국 어디에서 살든지 필요한 복지서비스에 접근성을 보장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때 복지플래너를 장애인 가정마다 파견하여 복지요구들을 파약하고 지원개계를 수립해서 맞춤 복지서비스들을 지원하려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복지상담사들을 장애인 가정에 파견하여 복지요구 조사와 맞춤 복지서비스들을 지원 할 개획이다.

이와 더불어서 민관기관과 연계해서 장애인들에게 질 높은 복지서비스들을 제공 할 개획이라고 정부에서는 밝혔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읍면동 주민센터에 4~5명으로 구성된 장애인복지지원팀이 있어야 하고 그 팀에는 1명 이상에 장애인이 있어야 한다.

조금 늦더라도 이러한 방안들이 보완된 후에 장애인등급제가 폐지되어야, 정부의 의도대로 많은 장애인들이 환영할 수 있는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태그:#장애인등급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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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6월 20생 우석대 특수교육과 졸업 서울디지털사이버대 사회복지과 졸업 장애인활동가. 시인. 시집: 시간상실 및 다수 공저. 에이블뉴스에 글을 기고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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