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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정밀 노조가 사측이 불법 녹음을 했다며 제시한 화이트보드 속 USB형 녹음기 사진.
 전우정밀 노조가 사측이 불법 녹음을 했다며 제시한 화이트보드 속 USB형 녹음기 사진.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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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의 한 자동차부품업체가 노조를 감시하기 위해 '불법도청'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5월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선정된 전우정밀이다.

전국금속노조 대구지부는 29일 오전 대구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우정밀과 대표이사, 기업노조 위원장 등 6명을 부당노동행위, 통신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대구고용노동청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전우정밀 노동조합은 지난해 12월 노조사무실에 도청이 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살펴본 결과, 교육장에 있는 '생산기술팀' 견출지가 붙은 화이트보드 지우개에서 USB(이동식 기억장치) 모양의 녹음기를 발견했다.

녹음기에는 2017년 4월 노조 정기총회 내용과 2018년 1월 조합원 총회, 금속노조와 기업노조 간부 등의 대화 내용이 녹음돼 있었다. 

금속노조는 "이 과정에 사측 중간관리자가 깊숙이 개입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이 기상천외한 불법행위가 현실에서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쯤 되면 노동조합 활동을 무력화시키고 노조를 말살하기 위해 회사와 어용노조가 공모하고 체계적으로 실행한 집단적 범죄행위"라며 "불법도청을 기획하고 실행한 모든 책임자들을 반드시 구속 수사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북 경산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전우정밀이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불법 녹음을 한 것으로 밝혀져 노조가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북 경산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전우정밀이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불법 녹음을 한 것으로 밝혀져 노조가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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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는 복수노조인 전우정밀 분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사측이 불법도청을 했다고 보고 있다. 전우정밀 분회는 2014년 한국노총을 상급단체로 하는 노조를 설립했고 이후 노사갈등이 일어나자 2017년 1월 사측과 가까운 기업노조가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제1노조인 분회를 무력화시키고 기업노조가 제1노조가 되도록 지원하기 위해 녹음을 했고 녹취내용이 회사 중간간부와 기업노조 위원장에게 전달됐다는 게 금속노조의 주장이다. 전우정밀 분회는 지난해 12월 조직 형태 변경을 통해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박종원 전우정밀 분회 분회장은 "불법 도청이 한 번이 아니라 기업노조가 만들어진 후 계속해서 이루어졌다는 게 정말 충격적"이라며 "검찰 조사를 통해 사측의 불법 행위가 모두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우정밀은 노조의 불법도청 의혹 제기에 대해 "회사 방침상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는 짧은 답변만 내놓았다.

태그:#불법 녹음, #전우정밀, #노조 와해, #자동차부품,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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