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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신평면 주민들이 송전철탑 강행 건설에 반대하며 집회를 개최했다.
▲ 신평면 철탑반대 주민들의 집회 지난 26일 신평면 주민들이 송전철탑 강행 건설에 반대하며 집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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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주민들이 주민 동의 없는 한전의 송전선로 공사강행에 반발하고 나섰다. 공사 과정에서 농작물 역시 훼손하면서 지역 농민들의 감정까지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북당진-탕정간 345kv 신평 구간에 대해 지역 주민들이 지중화를 요구하며 지난 26일 집회를 열었다. 신평 매산리 공사현장 인근과 신평면사무소까지 이어진 이번 집회에는 매산리 지역 주민들은 물론 신평면 지역 주민들까지 참여했다. 또한 최연숙 시의원과 '당진시송전선로발전소범시민대책위'(이하 송전선로범대위) 관계자들도 자리에 함께 해 향후 '매산리 송전탑 대책위'의 송전선로범대위 참여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건설현장 집회에서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박종환 매산1리 이장은 "주민들이 농사에 전념하며 인심 좋은 마을이었던 매산리가 철탑문제로 반목과 불신이 시작됐다"면서 "괴물같은 철탑을 이 땅에서 몰아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전선로범대위 황성열 집행위원장은 "화력발전소의 집중이 송전철탑 문제까지 연결됐다. 당진화력-신송산 구간(석문송전선로)에 이어 북당진-신탕정 구간까지 주민들을 무시하며 사업이 강행되고 있다"면서 "당진시민 역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본다면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라며 분개했다.

최연숙 시의원은 "이미 당진에는 약 530개의 송전철탑이 건설된 상태다. 지중화를 요구하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있는 한전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정부차원의 관심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임을 분명히 했다. 
 
매산리에서 송전철탑 반대 집회를 위해 모인 농민들이 트랙터들를 끌고 신평면장을 만나기 위해 면사무소로 이동하고 있다.
▲ 송전철탑 반대 집회에 모인 트랙터 매산리에서 송전철탑 반대 집회를 위해 모인 농민들이 트랙터들를 끌고 신평면장을 만나기 위해 면사무소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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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산리 현장 집회를 마친 주민들은 트랙터 30여 대와 1톤 트럭 20여 대를 이끌고 신평면사무소 앞으로 이동해 2차 집회를 열고 '345kv 송전선로 반대 성명서'를 신평면장에게 전달하며 주민들의 뜻을 한전과 당진시 등 관계기관에 전달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매산리와 인접한 송악읍 복운리 구간의 공사 이후 매산리 구간의 송전철탑 4개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한전 중부건설처는 당시 "더 이상 지연하기는 힘들다. 합의된 구간만이라도 공사를 시작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관련기사: "더 이상 못 기다린다"... 한전 송전선로 건설 강행하나

하지만 송악읍 복운리 구간과는 다르게 신평면 매산리 구간의 경우 합의서를 작성한 적이 없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복운리 구간의 공사 이후 신평 매산리까지 공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은 한전 측과 합의서를 작성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주민 동의 없는 송전철탑 공사 강행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전원개발 촉진법의 즉각 폐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이번 사태에서 주민들의 감정을 폭발시킨 것은 송전철탑 건설 강행 중에 추수를 앞 둔 벼까지 짓밟은 사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집회 현장에 모인 주민들은 7월부터 8월경 철탑 승인 부지에 펜스를 설치한 이후 펜스 안은 물론 밖에 있는 벼까지 무단으로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한전, "합의서 반드시 필요한 것 아냐... 농작물 훼손 아는 바 없다" 
 
주민들이 제공한 벼 훼손 사진. 지난 8월 공사 인원들이 공사 현장에 벽을 치면서 그 외 지역 논까지 짓밟았다고 주장하고 있다.(사진제공 신평 송전철탑 매산리 반대대책위)
▲ 지난 8월 훼손된 벼 사진 모습 주민들이 제공한 벼 훼손 사진. 지난 8월 공사 인원들이 공사 현장에 벽을 치면서 그 외 지역 논까지 짓밟았다고 주장하고 있다.(사진제공 신평 송전철탑 매산리 반대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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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호 철탑(매산리 송전철탑 번호) 자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최아무개씨는 "한전 측이 논 한가운데에 공사를 강행하면서 지난 7~8월 경 자라던 벼를 짓밟았다. 심지어는 자기들이 허가 받은 구역도 아닌 곳의 벼를 짓밟고는 '보상해 주면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라면서 "자식 키우듯 벼를 키운 농민들의 심정은 조금도 헤아리지 않았다"라고 분개했다.

송전철탑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한전 중부건설처 담당자는 "2015년도부터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결국 합의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것이 공사를 진행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담당자는 벼 훼손 부분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답했다.

신평면 매산1리 송전탑 대책위원회 박종세 위원장은 "매산리와 신당리는 합의서를 작성한 적이 없다. 주민과의 합의서 작성 이전에 송전철탑 건설사업을 진행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이는 주민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농작물 훼손 당시 은사님이신 토지주를 대신해 현장에서 1인 시위까지 했다. 한전 측이 이를 몰랐다는 것은 직무태만에 해당한다. 이해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주민과의 합의 없이 강행하는 이례적인 송전선로 건설강행으로 인해 신평 지역 주민들의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합의 없는 송전철탑 공사 강행과 농작물 훼손에 대해 반발하며 매산1리 송전철탑 대책위원장이 현장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사진제공 신평면 송전철탑 대책위)
▲ 송전철탑 공사 현장에서 박종세 대책위원장의 1인시위 모습 지난 8월 합의 없는 송전철탑 공사 강행과 농작물 훼손에 대해 반발하며 매산1리 송전철탑 대책위원장이 현장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사진제공 신평면 송전철탑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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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당진신문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태그:#당진 송전철탑, #신평송전철탑, #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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