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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위안부 출신 이용수 할머니의 구순잔치가 9일 오후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일본군 위안부 출신 이용수 할머니의 구순잔치가 9일 오후 대구의 한 호텔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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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위안부입니까? 나는 이용수입니다.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라고 불립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저는 세계 여성들의 평화를 위해 끝까지 뛰겠습니다. 내 나이 이제 90입니다. 안 많습니다. 일하기 딱 좋은 나이입니다."

이용수 할머니가 활짝 웃었다. 구순을 맞아 시민들이 잔치를 마련해준 자리에서 "아직 일 하기 좋은 나이"라며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와 배상을 받고 세계 여성들의 평화를 위해 살아있는 날까지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구순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과 함께 '대전부르스'를 부르기도 했다.

(사)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나눔의집,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마창진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9일 오후 대구프린스호텔에서 일본군 '위안부' 출신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구순잔치를 마련했다.

잔치에는 전국에서 2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할머니의 건강을 기원했다.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부부와 양기대 전 광명시장도 찾아 할머니의 구순을 축하했다.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과 이태훈 달서구청장, 일본군 위안부 영화 <귀향>을 제작한 조정래 감독도 참석했다. 일본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현지 시민단체 관계자 8명도 참석해 이용수 할머니를 축하했다.

이 할머니는 "지금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왔는데 여러분들이 함께 해줘서 기쁘다"라며 "여러분들이 힘을 주셔서 앞으로도 변함없이 열심히 뛰겠다"고 감사인사를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구순잔치를 맞은 이용수 할머니가 김면환 트리오와 함께 가요 <대전부르스>를 부르고 있다.
 구순잔치를 맞은 이용수 할머니가 김면환 트리오와 함께 가요 <대전부르스>를 부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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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는 또 일본 아베 총리를 향해 "아베 총리가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잘못을 아직까지 뉘우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때가 되면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배상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죄는 미워하더라도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며 "아베가 진심으로 사죄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도와 달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축하하러 온 손님들에 대해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에도 양심적인 사람들이 참 많다. 그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그런 양심적인 분들과 함께 세계 평화와 여성들의 권리를 찾는 일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최근 한국인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해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대한 질문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그들이 원망스러웠지만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져 잘된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기대 전 광명시장이 이용수 할머니의 구순잔치에서 프랑스 의회에서의 증언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전달했다.
 양기대 전 광명시장이 이용수 할머니의 구순잔치에서 프랑스 의회에서의 증언사진을 액자로 만들어 전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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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대 전 광명시장은 "광명시장으로 재직할 시 광명동굴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면서 할머니와 인연을 맺었다"면서 "올해 3월에는 이용수 어머니와 함께 프랑스 하원에서 첫 증언을 하고 유네스코 사무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고 말했다.

양 전 시장은 이어 "지금 스물일곱 분의 할머니들이 살아계신데 아베 정권의 공식 사과와 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우리 어머니가 오래 건강하게 사셔서 꼭 그런 날이 오길 바란다. 어머니께서는 120살까지 사실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나고야에서 온 오노 마사미(71)씨는 "이용수 할머니가 1992년 8월 일본에서 증언할 때 만나서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마사미씨는 "당시 이 할머니는 손을 부들부들 떨고 얼굴은 파랗게 질려 있었지만 일본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확실하게 요구하셨다"며 "할머니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오카하라 미치코(70)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히로시마 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제가 처음 이용수 할머니를 만난 건 영화 <허스토리>에 나오는 관부재판에서 히로시마 고법으로 넘어갈 때"라고 말했다.

미치코씨는 "지난해 5월에 이용수 할머니를 모셔 일본에서 증언대회를 했다"며 "일본정부가 사과를 한 적이 있지만 마음을 담은 진심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다. 한 분이라도 살아계실 때 진심어린 사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나카 히로미(66)씨는 할머니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일부러 한국말을 배웠다고 했다. 히로미씨는 "1977년 일본의 <조선신보>에서 배봉기 할머니의 이야기가 실렸을 때 처음 위안부 문제를 알게 됐다"며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위안부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시의회 의결을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단체 관게자들이 9일 오후 열린 이용수 할머니의 구순잔치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짝었다.
 일본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단체 관게자들이 9일 오후 열린 이용수 할머니의 구순잔치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짝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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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즈키 수미애(66) '관부재판을 지원하는 후쿠시마 연락회' 대표도 "위안부 할머니들과 한국말로 이야기하고 싶어서 한국말을 배웠다"며 "이용수 할머니와 나는 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나이를 먹어 옛날만큼 열심히 활동하기는 어렵지만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일본어로 출판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순잔치가 열린 행사장 앞에는 '그녀, 용수' 사진전이 열렸고 평화운동가로서 수상한 각종 사진과 트로피도 전시됐다. 일본 시민단체가 만든 이 할머니의 잔치를 축하하는 사진첩과 응원의 글도 전시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 홍의락 국회의원, 정세균 전 국회의장 등은 화환을 보내 이 할머니를 축하했다.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도 축하하는 화환을 보냈다.
  
 일본군 위안부 출신 이용수 할머니의 구순잔치에 전시된 할머니 사진들.
 일본군 위안부 출신 이용수 할머니의 구순잔치에 전시된 할머니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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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위안부'출신 이용수 할머니의 구순잔치를 축하하는 일본시민들이 축하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일본군 "위안부"출신 이용수 할머니의 구순잔치를 축하하는 일본시민들이 축하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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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마련한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오늘 잔치가 할머니의 굳센 의지와 용기에 경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힘찬 응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마련했다"며 "지난 30여년 간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진실과 정의를 위해 싸워 오신 모든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에게 보내는 사회적 지지와 연대의 모습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1928년 12월 13일 대구 고성동에서 태어났다. 1944년 대만 가미카제 부대에 위안부로 끌려가 해방되던 해 귀국했다. 1993년 일본군 위안부로 등록하고 25년이 넘는 세월동안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열리는 수요집회에 참석하며 일본 정부에 맞서 전 세계 평화와 여성 인권의 중요성을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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